은행나무 벌목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전국적인 은행나무 단풍 명소 경주시 서면 ‘도리은행나무숲(경주시 서면 도리길 35-102 일원)’이 경주시가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기사회생했다.이로써 수년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소유자 김 모 씨와 주민들과의 갈등 등이 경주시의 엄정한 숙고 끝 결단으로 주민과의 갈등 봉합은 물론, 숲을 보존하면서 전국적인 단풍 명소로서의 유명세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경북신문은 지난 1월 18일자에 `전국명소 도리은행나무숲 안타까운 벌목에도 뒷짐행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 숲이 처한 현상황을 알리고 경주시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24일 경주시는 명소의 소멸 위기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통큰 결단을 내렸다. 은행나무숲의 ‘관광지 지정’을 통해 다양한 관리 방안 등을 강구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경주시가 수년 전부터 위탁 임대 관리나 매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관광지 내지는 민간관광시설에 대해 경주시가 위탁 운영해 관리하는 방식은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시가 과도한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타 기관들의 위탁 운영 건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도리 은행나무 숲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종합 지원 대책’ 등을 직접 구상하고 검토한 김성학 부시장은 “지금까지 이 숲에 대한 적극적 보존과 진척이 되지 못한 것은 오랜 기간 지속된 과도한 민원 등으로 지친 소유자와 더 이상의 접점이 강구되지 않았고 설령 임대관리를 한다고 해도 임대료를 계속 지출하면 매몰 비용이 발생해 결론적으로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미 도리마을은 농산어촌 개발 사업에 포함돼 여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은행나무숲과 연계한 서면 심곡지 둘레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으로, 총사업비 55억 원을 들여 길이 2.5km의 저수지 둘레길과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조성하는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던 차제다.경주시 관계자는 "여기에 기존 은행나무숲 일원을 관광지로 지정해 매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다음 달부터 감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한꺼번에 매입하기 어려울 경우엔, 연차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한편 도리 은행나무숲 주변 주민들은 은행나무로 인해 인근 밭작물의 성장에 피해를 입는다며 토지 매입과 피해 보상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 숲의 소유자 김 모씨는 주민들의 이 같은 피해 보상 등 민원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경주시의 지원 약속이 여러 차례 번복돼, 도저히 개인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고 ‘벌목’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2022년 3월 1000여 그루를 한 차례 벌목한 것에 이어, 지난 17일 주차장 바로 뒤편의 은행나무 벌목을 시작으로 전체 숲의 나무들을 벌목할 계획이었다.이번 도리 은행나무숲과 유사한 대표적 사례를 전북 담양 죽녹원에서 찾을 수 있다. 죽녹원은 2003년 담양군이 개인과 향교 소유 대나무밭을 사들이거나 임대해 총 16만㎡에 죽림욕을 위한 오솔길과 편의시설 등을 조성해 놓은 곳으로, 아프리카 가나의 문화관광부 차관 일행이 견학하는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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