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추진한 ‘경산역전마을 르네상스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마침표를 찍으며 낙후된 주거지가 ‘살고 싶은 동네’,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이 사업은 2017년 12월 14일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주거지 지원형으로 선정된 이후 2018년 4월 선도지역 지정, 8월 활성화계획 승인을 거쳐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20년 지역내 도로 개설, 2022년 공영주차장 및 르네상스 광장 준공, 2023년 주민커뮤니티센터 준공, 지난해 복합커뮤니티센터 준공, 그리고 올해 4월 쪽방촌 정비사업 준공 예정에 이르기까지 총 6년간 167억 원의 마중물 사업비가 투입된 장기 프로젝트였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일상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경산시는 ▲물리적 정비 ▲생활편의 확충 ▲공동체 회복’이라는 3대 전략을 수립하고, 주거환경 개선에 방점을 둔 도시재생을 실현해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주거 취약지였던 쪽방촌 정비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있다. 이를 통해 거주민의 재정착이 가능해졌으며 비위생적이고 위험했던 주거 환경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임대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영위할수 있게 됐다. 지역의 생활거점인 복합커뮤니티센터는 공간 효율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해 다층적 구조로 조성됐다. 1층에는 역전카페와 빨래방, 2층에는 신한은행과 협업한 공동육아나눔터, 3층에는 청소년 진로상담실 및 동아리실, 4층에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사무실 및 회의실이 운영 중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주민의 삶을 돌보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역전카페와 빨래방, 그리고 조성된 공영주차장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운영 수익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마을관리협동조합이 직접 관리·운영하며 수익은 취약계층 고용, 시설 유지, 공동체 프로그램 재투자 등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되고 있다. 역전아트센터는 지역 예술생태계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꾸준한 지역 작가 전시뿐 아니라, 최근에는 영남대학교 회화과 학생들의 릴레이 전시가 이어지며 젊은 창작자들의 자발적 공간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청소년과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바로 옆에 역전아트센터도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체험 기회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지역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에 접하고 창작 활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오는 8월과 11월에는 이미 전시 일정이 예약되어 있을 만큼, 예술공간으로서의 활용도와 지역 내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민커뮤니티센터는 지역 엄마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직접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으로 아이들과 어르신까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세대 통합형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자발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마을 행사는 공동체 기반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다. 테라공방은 주민들이 취미로 시작했던 ‘마당정원 꾸미기’를 테마로 한 테라리움 제작 공간으로, 전시·체험·판매까지 이루어지는 소규모 창작경제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주거지의 물리적 환경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도로 1개소 신규 개설, 노후 골목길 정비, 역전광장 조성, 3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확보, 기찻길 도담공원 조성 등으로 교통과 보행, 휴식이 가능한 정주 환경이 갖춰졌다. 기찻길 도담공원은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 조성된 테마공원으로, 주민들의 대표적인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공공임대주택(르네상스 빌리지)은 2024년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며, 안정적인 주거를 원하는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5년 4월에는 공실에 대한 신규 입주자 모집 공고가 예정되어 있으며, 저렴한 임대료, 정비된 주거환경, 대경선 개통으로 인한 교통 접근성 개선 등이 맞물리며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역전마을의 이러한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역전마을에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 A씨는 “예전엔 이 동네가 낡고 어두워서 살기 참 힘들었다"며 "쪽방촌도 그렇고, 골목도 지저분하고 위험했지만 요즘은 길도 반듯해지고, 공원도 생기고, 쉼터도 있어서 사람들 얼굴 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보다는 동네가 많이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이런 변화된 일상이야말로 도시재생의 궁극적 목적이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경산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민관이 협력하는 유지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주민주도 마을운영과 지역기반 사회적경제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경산역전마을은 이제 과거의 낡은 주거지가 아닌, ‘사람이 다시 모이는 따뜻한 생활공간’으로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비록 최근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가 정체된 상황이지만, 정비된 기반시설과 안정된 주거환경을 바탕으로 향후 소규모 빌라, 임대주택, 생활형 주거사업 등 새로운 민간 투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도시재생이 공공 중심의 물리적 개선을 넘어, 지역 내 자생적 활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아직 완성된 마을은 아니지만, 주민의 삶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자 좋은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성과는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쌓이고 더 많은 삶이 움직일 앞으로의 역전마을이 오히려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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