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고 격리 대상자만도 2천 명에 육박한다. 많은 학교가 휴업하고 경주고적지를 비롯한 한국을 찾을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 교통,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조기 종식만이 어려운 우리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때 1등 조선국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세월호 사고를 겪었다. 외국 환자들이 병 고치려 몰려올 정도로 의료수준이 세계적인 나라가 중동지역 다음가는 메르스 환자가 생긴 것은 큰 사건이다. 보건후진국도 아닌데 홍콩과 중국에서 비난과 조롱을 받은 일련의 사태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지식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책임 있게 쓰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그동안 지식과 기술만 강조하고 책임지는 인성은 무시했기에 이런 쓴 열매가 맺어졌을지도 모른다. 메르스 전파의 근본적인 책임은 허술한 초기 대응에 있지만 유난히도 낮은 시민의식에도 책임이 있다. 화근이 된 최초 환자는 중동여행을 숨겼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홍콩과 중국 출장을 강행했다. 격리를 거부하고 골프장으로 나간 의심환자도 있었다. 근거 없고 과장된 유언비어로 불필요한 공포분위기를 만드는 경우도 하다하다. 복잡하고 위험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무책임과 부주의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그뿐인가. 메르스 파동으로 경제도 대형악재를 만났다.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각종 규제를 풀어 되살아나기를 기대했던 우리 경제가 휘청하고 있다. 바닥을 잊은 엔화 약세는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나 줄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이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관광과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한 2분기 1% 성장세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웃나라들의 예를 봐도 짐작이 가는대목이다. 지난 2003년 사스, 중증 호흡기증후군이 발생했던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발생 직후 경제 성장률이 급락세를 기록했다. 아시아 개발 은행은 사스가 그해 아시아 전체의 경제성장률을 0.6% 끌어내렸다고 추정했다.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인 정부의 종합 수출대책에 과연 뾰족한 해법이 담길지도 의문이다. 이대로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메르스로 인해 우리경제가 더 큰 충격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범죄피해자들이 겪는 큰 고통 중 하나가 바로 피해보상금 문제이다. 피해를 당하였음에도 피해보상여부 및 방법을 몰라 합의가 안된경우 민사소송으로 피해보상을 받아야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전전긍긍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상명령제도를 이용하면 굳이 민사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간편한 방법으로 상대방 피고인으로부터 민사적인 손해배상명령을 받아낼 수가 있다. 모든 형사사건에 대하여 배상명령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기, 공갈, 절도, 강도, 횡령, 배임, 손괴, 강간추행 등 성폭력, 가정폭력범죄, 상해,중상해, 상해치사, 폭생치사상, 과실치사상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과 절차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피해자 혹은 그 상속인(배우자, 직계혈족,형제자매)이 신청가능하고, 소송절차에서는 1심, 2심공판의 변론종결될때까지 배상명령신청서를 작성하여 관할법원 민원실에 제출하면 되고 신청시 별도의 소송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배상범위로는 직접적인 물적피해, 치료비, 정신적피해로인한 위자료와 합의된 금액 등을 보상받을 수 있으며 이외 기대수입 상실의 손해등은 제외 하며 확정된 배상명령은 민사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민사집행법 절차에 따라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범죄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런 배상명령제도와 같이 범죄피해를 당했을 때 빠르게 피해 회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6월을 가리켜 흔히들 신록의 계절이라고 한다. 만물이 활기차게 생동하는 6월, 하지만 우리에겐 6.25의 아픈 기억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넋이 가슴속에 서려있는 추모의 달이기도 하다. 나라에서는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겨레와 민족을 위하여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추념식과 보훈가족들에 대한 위안행사를 다채롭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은 수많은 외적의 침입을 물리쳐 왔으며, 일제 강점기 하에서는 조국 광복을 위하여 나라 안팎에서 눈물겨운 투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6.25남침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초개와 같이 바쳐 나라를 수호하였다. 이러한 수많은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오늘날 우리가 자유민주 체제 하에서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음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정보사회로의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해 가치관이 혼란되고 개인주의적인 사고로 도덕성이 붕괴되어 국민정신 문화가 피폐해져 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나라의 소중함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점차 빈약해져 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6월 호국·보훈의 달의 참뜻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평화의 소중함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좀더 가슴 깊이 심어주기 위해서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연의 섭리처럼 무엇보다 오늘을 이끌어 가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들의 애국·애족에 대한 사고부터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호국·보훈'을 밑거름으로 보다 탄탄하고 기름진 토지 위에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더 넓고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길이 빛날 공훈을 남기시고 가신 순국선열과 조국을 소중히 지켜온 국가유공자들의 깊은 뜻을 이어받아 온 국민이 단결하고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선진조국과 통일국가를 실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역량을 발휘하여야 할 때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이자 호국·보훈의 달을 설정하게된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즈음하여 가져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처용무가 민간에서 재현돼 '실크로드경주2015'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곳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으로 김성혜 학술팀 등이 주축이 돼 준비되고 있다. 처용가는 신라의대표적인 향가 중의 하나로 처용무는 조선 후기까지 췄다. 일제 강점기에 일시 중단됐다가 1923년 일본의 요청에 의해 아악부 이왕직이 재현했고 이후 한국전쟁으로 단절됐다가 1963년 국립국악원에 재직 중이던 김용에 의해 부활됐다. 김용은 한국전쟁 때 경주로 피난 와 경주 동도국악원의 사범으로 있던 이말량씨 옆집에 살았고 처용무를 배우게 됐다. 처용무는 1848년 헌종무신진찬의궤'에도 언급이 있다. '전국의 선상(選上)기녀들 중 경상도 기녀는 특히 처용무를 잘춘다'는 기록이 있고 '처용무에는 반드시 경주와 안동에서 3명씩 그 지방 사람을 올려 보내라'는 기록이 있었다. 1962년 신라문화제가 처음 개최될 당시 서제를 올릴 때 처용무를 춘 것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신라문화동인회에서도 김용선생을 초청해 학술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신라문화제 처용무 공연시에도 경주에서 처용무를 추는 이가 없어 부산, 울산 등에서 초빙해 처용무를 추는 것을 보고 김용은 ' 경주 사람이 처용무를 춰야한다'고 개탄한 바 있다. 근자에도 처용무를 재현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2012년 대구시립국악관현악단 무용단에 처용무를 잘추는 제자가 있어 그를 초빙해 경주 시민 5명을 선정해 동경관을 빌려 배우게 했다. 이렇게 경주에서 배운 처용무를 시연을 하자는데 중지를 모으고 공연을 시도했으나 처용가면이 없고 의상도 없을 뿐더러 공연준비비만 2천여만원 이상 소요되는 등 난관에 부딪혀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중단됐다. 이번 처용무의 복원은 '실크로드경주 2015'가 계기가 됐다. 처용무에 관심 있고 국악 관련자를 공고해 모집한 결과 30명의 시민이 모였고 올 3월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처용무는 누가 뭐라고 해도 경주의 귀중한 문화라는 점에서 문화관광자원화 해야 한다. 올해는 실크로드경주 2015 사업비 예산으로 공연되지만 행사가 끝나면 또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 김용 선생과 이수자를 함께 모셔 오는 등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처용무는 신라백성들은 물론 왕가에까지 널리 춰지던 '신라인의 혼' 그 자체라는 점에서 그 어떤 무형의 유산보다 발굴, 전승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경북도가 도청 이전 시기를 두고 갈팡질팡하면서 또 한 번 도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경북도가 도청 이전 시기에 대해 헛발질을 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2013년까지 하겠다', '개도 700주년에 맞춰 2014년말까지 하겠다', '2015년 7월에 하겠다' 등 말바꾸기가 하도 여러 번이라 이제는 도청의 다른 정책도 믿지 못할 지경이다. 과거에는 신도청 조성 공사과정에서 설계변경이 잦아 이전 일정을 정확히 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고 치더라도 올해 같은 경우는 이미 신청사가 완공됐고, 다른 기반 시설 완공시점도 정확히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전 시기를 밝히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김관용 지사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무언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쓸 데 없는 추측'을 낳기만 할 뿐이다. 도청 직원조차 이제는 7월 이전 계획은 물 건너 갔다고 단정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김 지사가 하춘수 새출발위원회 위원장의 입을 빌어 '2015년 7월에 이전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경북도가 도청 이전 시기를 밝히지 않음으로써 피해를 보는 사람이나 업체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김 지사는 인식해야 한다. 이전 시기를 밝혀야 도청 직원을 비롯해 관련기관 직원들, 소상공인들, 안동에서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도 앞으로의 이사 또는 사업계획을 정할 수 있다. 경북도의 말만 믿고 이전 시기를 잘 못 계산해서 이미 곤욕을 치르는 직원들이 많은 이상, 이같은 피해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이전 날짜를 밝히는 게 옳다. 이전 시기와 관련해 도청이나 도교육청 등의 노조는 자녀들의 학교 전학 문제 때문에 겨울 방학 중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시기쯤에 아파트 입주도 시작되니 올해 10월 입주보다는 혼란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의회는 10월에 첫 임시회를 신청사에서 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그 시기에 도청 이전도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이 계획을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도의회는 '10월'이라고 못을 박지 말고 도청 이전 완료 후 첫 임시회를 하는 것이 순리다. 그래야 모양새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전 시기를 '개도700년', '연말' 등 무슨 상징에 맞출 일이 아니다. 어차피 이전 시기가 어긋난 이상, 직원들 및 도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시기를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년 2월로 이전시기를 정했다고 해도 자녀들 전학은 해야 하는데 생활할 집이 없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개교일정과 함께 정주여건 조성도 고려해야 한다. 신도시의 정주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돼 대구에서 안동까지 출퇴근 하는 직원들의 수가 적정 규모 이하가 되는 시점을 고려해 이전 날짜를 정하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안전(수십대의 출퇴근 버스가 줄지어 운행하기 때문에 안전문제는 고려대상 최우선 순위다)도 꾀하는 묘수가 될 것이다.
오늘날은 의술이 발달하고 성장의 적기에 영양실조의 아픈 경험이 없었던 관계로 평균수명이 날로 늘고 있어서 천수를 누리는 시대가 되어가는 듯하다. 고장 난 인체의 기관들을 자동차 부품 교체하듯이 바꾸어 조립해서 고통을 참고 견디며 걸어야 했던 관절통의 걸음걸이도 정상화되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현실이다. 칠순을 맞이하여 자식들이 돈을 모아 여행을 보내주는 유행성 도리도 바뀐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식들이 '칠순 기념으로 노후한 심장을 새로운 인조심장으로 바꿔준다'는 농담 비슷한 고무적인 말이 들리고 있다. 지금 병상에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도 조금만 더 참고 있으면 인체를 깨끗하게 보링(boring)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유한한 수명을 갖는 인간 유기체의 생물적 생명이 무기불사체로 살아가는 세상이야 어찌 올까 만은 사회적 생명은 영원히 장수한다고 하니 불로장생의 길은 오직 이 길이 아니겠는가. 노자에 의하면 성인(聖人)은 하늘과 땅과 마찬가지로 무진장한 도의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구원(久遠)하도다. 하늘이 영원하고 땅이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천지는 영원하고 오래 살 수 있느니라(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이런 까닭으로 성인은 자신을 남보다 뒤에 둠으로써 남보다 앞서게 되고 그 몸을 남을 위해 버림으로써 영원히 살게 되도다. 이는 성인이 사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성인은 결국 이렇게 해서 자신을 이루게 되는 것이니라(是以成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이 구절에서 하늘과 땅이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체의 생명활동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생명을 연장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아마도 공익적 삶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위해 사는 것 보다 생명의 영원성을 기대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을 남보다 뒤에 둔다는 것은 자기 과시적이지 않고 스스로 낮추려는 겸손의 미덕을 나타내는 것이다. 겸손은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대인관계에서 불손하거나 거만한 것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불손하고 거만하면 욕설을 듣기 쉽지만 겸손한 태도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칭송을 들을 수 있는 행동거지이다. 그래서 노자는 장수하는 비결을 자신을 위해 살려고 생명활동을 낭비하지 않는 다는 것과 남의 뒤에 있으려고 하는 겸손한 태도라고 갈파한 것이다. 이와 같이 덕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덕을 돈독하게 간직한 이는 갓난아이에 비할 만하다고 했다. 갓난아이는 독충이 쏘거나 물지를 않고, 맹수도 덤벼들거나 할퀴지 않으며, 사나운 새도 덮치거나 채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사나운 동물도 덕을 갖춘 성인 앞에는 마치 갓난아기를 해치지 않듯이 유순해 진다고 하니, 억지로 오래 살려고 하는 것은 흉이라는 것이다. 만물은 억지와 무리를 쓰면 쇠하는 법이며 이것이 바로 무위자연의 도에 어긋나게 되어 망한다고 하니 노자의 불로장생에 관한 가르침은 수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통기한이 끝난 말이 아닌 것 같다.
한 달여 가까이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어온 '경주경찰서 파출소 개편 논란'이 기존 파출소 체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논란은 경주경찰서가 동천·중앙·역전 파출소 등 3개 파출소를 중심 파출소로 개편하고 기존 황성·용강·황남·충효·성건 등의 파출소 인력을 중심 파출소에 편입시킨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경주경찰의 일방적 방침에 해당 지역민들은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며 기존 체계를 유지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며 크게 반발했다. 특히 주민 수가 많은 황성·성건동 등의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황성동 파출소 폐지로 4대 사회악 없는 안전한 황성동 불가능하다. 황성동 짓는다고 황성동민이 땅 무상 기부케 해놓고 이제 와서 황성파출소 폐지가 웬 말이냐" 등 거리 곳곳마다 현수막을 걸어두고 경주경찰의 체계 개편을 강하게 질책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들 나름대로 기존 파출소 체계를 고수하기에는 경찰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중심파출소 체계가 자리 잡게 되면 효율적인 치안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경찰의 효율적 경찰 인력 관리와 주민들의 치안유지를 놓고 갈등 양상이 빚어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졌고 결국, 황성동 대책위 관계자는 "2일 경주경찰서에서 경찰서장과 8개동 대표단,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경찰서장이 개편 전 기존 파출소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파출소 개편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처럼 파출소 개편 논란은 사그러 들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의 파출소 등 경찰 인력 부족 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파출소의 경우 112신고 출동이 많고 각종 사건·사고 초동대처를 위해서는 현장 인력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경주지역은 원전시설과 관련된 지역갈등과 혐오시설 반대, 노사 관련 집회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현장경찰 인력 증원이 절실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주지역 경찰 공무원은 지난 1월 기준으로 443명. 이 가운데 파출소 등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234명으로 현재 12명이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인력부족은 해마다 발생하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으면서 파출소 개편 등의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국민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기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이 따른다. 하지만 이미 누려온 그 복지를 다시 회수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경주경찰은 효율적 경찰 인력 관리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경북지방경찰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근본적인 경찰 인력 충원을 강력히 요구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경북도의 '新화랑체험벨트' 사업이 한창이다. 경북도가 오는 2018년까지 모두 2천3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신화랑벨트조성사업은 국책사업인 3대문화권사업의 선도사업으로 청도와 영천·경주·경산지역에 분포한 화랑도 유적지를 연계, 세계적인 청소년 체험관광벨트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일먼저 경산시가 지난해 김유신장군이 병사들을 훈련시키던 연병장과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다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마위지 등의 유적지를 정비했다. 영천시도 금호읍 황정리 일원에 총 566억원이 투입 '화랑설화마을'을 조성 중이다. 청도군의 화랑벨트 사업은 그 규모가 더 크다. 청도군은 화랑정신의 발생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운문면 방지리 일원에 29만 7436㎡ 규모로 '신화랑풍류벨트사업지구'를 지정, 2016년까지 총 60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휴양,문화, 운동, 숙박, 공공편익시설 등을 조성 중에 있다. 경주시가 이사업으로 추진중인 '화랑마을'은 288,749m² 규모로 메머드급이다. 경주시는 석장동 일원에 1천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랑교육·체험·휴양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다. 이곳은 전시관, 교육관, 생활관을 비롯해 화랑무예체험관, 자연학습장, 화랑공원, 휴양·치유생태숲길 등 옛 신라 화랑의 정신문화와 연계한 힐링·체험 공간 등으로 만들어 진다. 경북도가 추진 중인 신화랑벨트사업은 규모면에서나 명분면에서 지금까지 펼쳐왔던 유사한사업들과는 차별화 된다. 특히 화랑정신을 '일일일선(一日一善)'을 실천 강령으로 한 영국의 '보이 스카우트'와 심신을 수련을 목적으로 하는 독일의 '반더포겔'과 함께 세계적 청소년 심신수련 운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은 충분히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고 승산이 있는 사업이다. 신화랑벨트사업의 승패는 시설 등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운영되는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경북도와 각 해당지자체는 오는 2018년 이후 운영적인 측면을 미리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지자체별로 산재한 시설과 운영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조정할 기구가 필요하다. 문체부의 관여로 계획 초기 제기된 시설중복투자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없다는 지적은 경주는 글로벌 교육·체험 복합 청소년 단지로, 영천은 야외수련·체험중심 수변 관광지로, 청도는 가족·단체 수양을 위한 휴양단지로 기능을 조정해 일정부분 해소됐으나 효율적인 관리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해당지자체가 공동출자하는 재단법인 형식이나 통합기구를 출범시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완공시점이 되기전에 효율적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가 혈세를 퍼붓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온 세계가 하나인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풍요 속에서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또한 바쁜 일상 속에 파묻혀 나라를 위해 몸바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국민들 특히, 신세대는 과거 우리민족과 국가의 쓰라린 역사를 잊고 지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제 강점기에서 침탈된 국권을 회복하고 국가와 민족의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해 풍찬노숙을 하며 제 몸하나 아끼지 않으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가 있었다. 6.25전쟁으로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치신 전몰군경과 상이군경이 있다. 호국보훈의 달은 이와 같은 국가유공자들의 희생정신과 공헌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달이다. 2015년 6월 호국훈의 달을 맞아 그분들의 숭고한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상기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6.25전쟁이 휴전된 지 6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주변에는 전쟁의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이 있다. 전쟁의 후유증과 상처로 인해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는 수 많은 참전용사들, 호국영령이 되어버린 아들을 가슴에 묻은 한 많은 부모, 전쟁 미망인으로 평생을 홀로 버텨 오신 팔순을 넘기신 할머니 등 전쟁은 아직도 잊혀 질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그리고 그 유가족 등에 대해 그 분들의 공헌과 희생을 정도에 따라 응분의 예우와 보상의 의무를 다하고 있음은 물론 이들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제65주년 6.25 전쟁 기념식을 비롯해 6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호국·보훈기념행사와 호국영웅 선양활동과 나라사랑교육을 중점 추진하여 국민의 호국의식 고취와 애국정신 함양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평화통일 기반구축에 기여하고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어떤 보상으로도 그분들의 유지를 받들진 못한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경제적인 풍요와 자유 그리고 행복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과 피와 땀의 결실임을 우리는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다시는 후세에 전쟁으로 인한 비극의 역사를 물려줘선 안 될 것이다.
경주시가 복합스포츠단지 추진을 의회에 보고했다. 경주시가 후보지로 거론한 곳은 황성공원 예술의 전당 북편과 현곡면 금장리 275번지 서경주역서편 농지, 화랑중학교 북편 오류리 산 22번지 임야 등 3곳이다. 경주시는 복합스포츠 단지 조성 이유로 현재 황성공원에 있는 시민운동장 육상경기 시설의 경우 국제공인 규격에 미달하고, 전반적으로 노후화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국체육대회나 도민체육대회 등 각종 경기대회 개최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스포츠 도시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찬반 논란에도 경주시민운동장을 포함한 스포츠단지의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 운동장의 경우 국제규격에 맞지 않아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고 개최해봤자 경기의 기록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물론 일부 의원들의 지적과 같이 경주시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2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복합스포츠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경주시의 위상과 스포츠 도시를 표방하고 투자하는 예산이나 열정을 감안하면 얼토당토않은 발상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일부 의원들도 지적했다시피 스포츠단지의 위치와 향후 적자를 줄여 운영방안을 찾는데 있다. 우선 위치문제가 가장 먼저 말끔하게 해결돼야 한다. 의원들도 지적한 바와 같이 경주시가 제시한 3곳 모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강하다. 먼저 서경주역 서편은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부지매입비가 과다하고, 화랑중 북편 오류리 임야 후보지는 사업부지가 산이어서 기반조성비는 물론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량신설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주시가 강력 희망하는 예술의 전당 북편도 공원부지를 잠식한다는 점과 가뜩이나 복잡한 지역에 과밀화를 부추겨 추후 추가 체육시설 설치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부적합하다. 경주시의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은 단순히 체육시설 설치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 2천억원 안팎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경주시의 장기발전과 통합에도 기여해야 한다. 특히 위치 선정에 있어 안강, 강동 등 북부권 주민들을 배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스포츠단지 위치를 경주시가지와 안강읍의 중간쯤으로 정해 북부지역 주민들을 끌어안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설면에서도 단순 체육시설보다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가능토록 설계해 운영적자를 줄이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경주시나 의회 모두 지역 이기주의나 이해관계를 떠나 경주의 장기적이고 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경상북도가 지난 2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원자력클러스터포럼을 열었다. 포럼에는 김무환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원자력 산업과 안전의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가진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국민과 지역주민의 수용성 확보를 목적으로 구성된 원자력클러스터 3기 대학생 블로그 기자단 위촉은 기발한 아이디어다. 아직도 반핵단체들과 일부 시민들은 원자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원자력해체연구센터 유치라는 대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원자력클러스터포럼은 지난 2010년부터 동해안원자력클러스터의 연관사업 발굴과 정책 자문을 위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원자력 관련 산·관·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날 포럼 새 위원장에 선출된 박방주(전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씨는 현재 가천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에 재직 중이지만 에너지, 원자력분야 전문기자이다. 김무환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전력수요 증가 양상과 산업 구조, 에너지 해외 수입 의존도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장에 원자력 에너지원을 완전히 배제시킬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원자력 에너지 안전성은 효율성을 전제해야 하는 요소로서 사전 예측과 대응, 종합분석에다 안전 조직·제도·문화 등의 요소를 결합해야 한 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용래 경주시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단장의 '원전해체 산업 전반과 대경권의 비전'이라는 주제의 특강이 눈길을 끌었다. 이 단장이 주장대로 해체기술연구센터가 들어서기 위한 기본요건을 갖춘 곳은 경북 경주밖에 없다. 현재 방폐장이 유치된 경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수로 원전을 보유하고 있어 하루에 배출되는 사용 후 핵연료를 둘 곳이 없어 포화상태에 있다. 이 문제를 덮어두고 원전해체 연구센터를 다른 곳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제2원자력연구원 동해안 유치도 팔을 걷어야 한다. 제2원자력연구원이 유치된 지역에 반드시 원해연이 유치돼야 한다. 제2원자력연구원이 없는 지역에 원해연이 유치된들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원해연 경주유치에 대구 경북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을 수정할 때가 됐다. 세미나는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만 경주유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안방인 경주를 벗어나 판을 벌여야 한다. 부산 기장의 경쟁 자치단체를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최근 전략을 입수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물쭈물하다가 다잡은 토끼를 놓칠 수 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용래 단장이 제안한 해체연구센터 경주 유치를 통해 대경 권 전략산업인 그린에너지, IT융복합산업과 연계해 국가 신 성장 동력 창출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 본다.
박목월의 중기 시는 시집 '난·기타'와 '청담'에 발표된 시가 중심이 되며, 일상사와 주변 이야기, 가정과 생활을 소재로 한 시가 주류를 이룬다. 중기 시에 나오는 인생의 문제는 시대적 상황과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는 6.25전쟁을 거치면서 비근한 일상사가 생의 근원적 문제가 되며, 주변의 이야기가 가장 훌륭한 시적 요소가 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한다. 靑馬는 가고 / 芝薰도 가고 / 그리고 洙暎의 永訣式 / 그날 아침에는 이상한 바람이 불었다 / 그들이 없는 / 서울의 거리 / 靑馬도 芝薰도 洙暎도 / 꿈에서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 깨끗한 潛跡 / 다만 / 鐘路二街 / 버스를 내리는 斗鎭을 만나 / 白路上에서 /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 어느 젊은 詩人 / 出版記念會가 파한 밤거리를 / 南秀와 거닐고 / 宗吉은 어느 날 아침에 / 전화가 걸려왔다. ('日常事'의 전연) 하나씩 둘씩 사라지는 소중한 문단 친구들을 기억하면서, 목월은 인간들이 경험하고 있는 일상사(日常事)를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시적 체험으로 변용한다. 삶의 허망함과 살아있다는 존재 의식을 새로운 의미의 시로 형상화 한다. 청마와 지훈과 수영이 가고 없는 "깨끗한 잠적(潛跡)"의 서울의 거리에는 옛날과 변함없이 출판기념회가 개최되고 아직도 살아 있는 南秀와 宗吉과의 관계는 계속된다. 이것이 바로 현장의 삶이며 시의 현실이다. 박목월은 정부수립 이후 6.25전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에서 일상의 문제와 연계되는 생활과 역사의 현장을 시로 변용하여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목월을 '생활의 시인'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목월의 시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다소 무리가 있는 지적처럼 들린다. 그러나 목월이 생활의 현장에 들어가서 소중한 시적 체험으로 승화한 작업들은 시의 대상이 초기 시와는 상당히 달라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상(地上)에는 / 아홉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 아니 어느 시 인의 가정에는 / 알 電燈이 켜질 무렵을 /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켤레의 신발을. // 내 신발은 十九文半. /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 그들 옆에 벗으면 / 六文三의 코가 납작한 / 귀염둥아 귀염둥아 / 우리 막내둥아. // 미소하는 / 내 얼굴을 보아 라 /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 여기는 地上. 연민(憐憫)한 삶의 길이여. / 내 신발은 十九文半. // 아랫목에 모인 /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 강아지 같은 것들아. / 굴욕과 굶주림의 추운 길을 걸어 / 내가 왔다. / 아버지가 왔다. / 아니 十九文半 의 신발이 왔다. / 아니 地上에는 /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 존재한다. / 미소하 는 / 내 얼굴을 보아라. ('가정' 의 전체) 나이 오십 가까우면 / 기운 내의는 안 입어야지 / 그것이 쉬울세 말이지. / 성한 것 은 / 자식들 주고 / 기운 것만 내 차례구나. / … / 지금은 엄동. 눈이 얼어, 빙판이구나. / 등만 따스면 / 그만이라 /, 겉치레도 벗어버릴까 / … /누더기 걸친 우리 내외 / 보고 빙긋 마주 빙긋 / 겨울 삼동을 지내는구나. ('영탄조' 일부) 박목월은 6.25전쟁을 거치면서 이산가족들이 겪는 시대적 아픔과 가난으로 어려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가정과 생활이 연계되는 현장의 시적 형상화는 초기 시와는 매우 다른 모습의 시로 전개된다. 가정과 생활을 소재로 한 박목월의 중기시 창작은 상당한 문학사적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리대책본부' 총괄을 보건복지부 차관에서 장관으로 격상하기로 하는 한편 고위험군 폐렴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벌이는 등 메르스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감염의심자와 격리대상자가 확대되는 등 숙지기는커녕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치료를 위해 대구경북지역 격리병동으로 이송되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일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메르스 확산방지 강화대책을 논의·발표한 것도 메르스 사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후유증과 파장이 심각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 일 것이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복지부 중앙메르스 관리대책본부 본부장을 '차관'에서 '장관'으로 높인다. 또 메르스 확진환자와 접촉한 대상자 전체를 파악해 우선순위에 따라 평가·분류한 후 밀접접촉자 중 50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원칙적으로 시설격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나머지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를 하되, 매일 2차례에 걸쳐 모니터링하고, 연락 두절이 될 경우 보건소 직원이 직접 방문조사 한다. 고위험 폐렴환자에 대해 병원기반 중증 폐렴 감시체계를 이용해 전수조사 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의료기관 내 응급실·입원·외래를 이용하는 원인 불분명한 폐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폐렴, 50세 이상 기저질환이 있는 폐렴환자 등이다. 문 장관은 "2차 감염에 대한 잠복기는 지났으나, 합당한 증상이 있을 수 있어 병원의 협조를 구해 누락되는 케이스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또 메르스 확진검사를 신속히 수행하기 위해 메르스 자가진단이 가능한 대학병원이 희망하면 진단시약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르스 감염이 발생된 특정 병원에 대해 병원 또는 병동 자체를 격리하는 '코호트' 관리도 할 방침이다. 중소의료기관의 경우 대형임상검사센터를 활용해 확진검사 조기진단 체계를 구축하고, 감염관리책임자를 지정키로 했다. 감염학회 등을 통한 병원 내 감염관리 교육도 지원한다. 다만 메르스 통제 정책은 종전의 '주의' 단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문 장관은 "지역사회로 무분별하게 확산되면 경계로 격상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감염경로는 의료기관 내로 국한돼 있어 관리가 가능한 상태" 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메르스 추가 환자 예방과 확산 차단에 모든 부서가 전방위적으로 나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 의료선진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이 메르스에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듯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포항시가 해수욕장 개장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포항시는 1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지역해수욕장 운영주체인 번영회와 포항해양경비안전서, 남·북부경찰서, 남·북부소방서, 보건소, 구청, 읍면동 등 행정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수욕장 안전대책 합동 연석회의를 가졌다. 포항시는 우선 바다시청 근무자 20명이 개장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안전요원 1명과 번영회 자원봉사자 1명은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 근무하게 된다. 육경 및 해경도 오후 8시 이후 익일 오전 9시까지 순찰을 강화한다. 포항지역 해수욕장은 오는 8일 영일대해수욕장을 시작으로 구룡포, 도구, 칠포, 월포, 화진 등은 오는 27일 일제히 개장해 8월 23일까지 운영한다. 올해부터 전국의 해수욕장 안전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올해부터 해수욕장 안전관리주체가 해경에서 지자체로 이관돼 운영됨에 따라 안전관리에 경험이 없는 지자체들은 우왕좌왕할 우려가 높다. 특히 안전요원의 확보가 관건인데 기존관리 주체인 해경의 협조가 없다면 안전을 장담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올해는 안전관리주체가 바뀐 첫해인데다 여름철 날씨마저 폭염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예년 350만명 수준에서 올해는 KTX 서울-포항 직결선 개통으로 수도권의 피서객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보여 10%이상 늘어난 390만명이 포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항지역 해수욕장들 중 특히 영일대해수욕장의 안전이 우려된다. 올여름 영일대해수욕장에서는 포항국제불빛축제, 국제바다연극제 등 각종 축제와 문화행사가 예정돼 있어 여름철 대규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안전이 우려되기 마련이다. 포항시도 이점에 유의해 지난 5월부터 음수대, 목재데크, 화장실 등 해수욕장 편의시설을 정비했고, 이달부터 백사장에 굴삭기와 비치크리너를 동원해 환경정비를 실시하는 한편, 각종 안내판을 재정비하는 등 손님맞이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수욕장의 각종 안전사고는 대부분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영일대해수욕장의 경우 인근에 주점 등이 많아 순찰을 게을리 할 경우 집단 패싸움이나 음주소란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단속권이 없는 지자체에만 해수욕장 안전을 맡겨 둘 경우 분명 한계가 있다. 관리권이 이양됐다고 해도 해경과 육경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만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다. 해경 수장 출신의 포항시장에게 기대되는 바 크다.
어떤 사물을 빗대어 말하여 그 뜻이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를 수수께끼라 하는데, 우리말에 '서면 낮아지고 앉으면 높아지는 것'이 무엇이냐고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아 본 기억이 있다. 그 답은 '키'이다. 서면 천장까지의 거리가 짧아지고, 앉으면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자세를 낮추자는 의미로 깊은 뜻을 지닌 말이 진지하다. 스포츠에서도 많이 쓰는 용어이지만 특히 레슬링, 유도 그리고 야구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자세를 낮추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낮은 자세에서 높이 뛸 수 있고, 빠르고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는 공격 자세이다. 성서에도 "신은 교만한 자를 업신여기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말씀처럼 저자세는 겸손을 의미하며, 항상 자신을 낮추는 자가 될 것을 권면한다. "겸손은 거만의 해독제"라는 말처럼 많은 성인들이 수 천년을 두고 외치는 말씀이다. 지난 8월 세계적인 정신 지도자인 교황께서도 '겸손과 청빈의 솔선수범,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 그리고 공동체정신과 용서와 관용'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가슴에 신선한 감화를 남기셨던 분이다. 자신의 가방을 들고 방탄차 대신 소형차를 타며 좁은 방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과 시종 겸허하고 소탈한 성품에서 우리는 성직자의 자세를 몸소 체험하였다. 사람의 됨됨을 평가한다는 것은 척도하기가 어렵지만 대개 말과 행동, 그리고 옷차림에서 가늠이 된다. 그리고 인간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것으로써는 '몸가짐'이라한다. 겸손과 청빈, 소통하고 낮추는 자세는 오히려 인간의 인격과 권위를 높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고쳐야 할 타성이 있고 혁신해야 할 버릇이 있다. 그리고 쌓인 폐단을 개선하기란 어렵고 힘들지만, 도덕적 권위만이라도 겸양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교황께서도 청와대를 방문하여 전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가난한 사람과 취약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라고 했다. 대중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까닭도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힘없는 사람을 위로하면서 서로 돕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리드쉽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교황이 떠난 이후에 그는 성직자요 종교적인 지도자를 넘어 영혼의 스승이자, 올바른 삶의 멘토로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수원이 월성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다.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4월 동경주대책위원회, 경주시, 한수원이 가합의한 지역발전 상생협력 방안을 동경주대책위가 29일 최종 수용을 결정함에 따라 월성1호기 가동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월성원전의 이같은 결정은 동경주대책위가 월성1호기 계속운전 관련 지역상생 방안에 대해 3개 읍면의 여론을 수렴하고 기본합의안 수용 여부를 최종결정하기 위해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가합의한 지역상생 방안의 원안 수용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결정이다. 앞서 동경주대책위와 한수원은 월성원전1호기 재가동에 다른 보상금, 1천310억원 중 70%인 786억원은 동경주 3개 지역에, 30%인 524억원은 경주시 전체에 배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한수원의 재가동 결정이 불안하다. 3개 지역 중 양북면과 감포읍 주민들은 재가동을 찬성한 반면 양남면 주민들은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수원의 이번 결정은 주민수용성면에서 확실한 명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양남면 지역은 이번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이해 당사자다. 월성원전 1호기가 양남면에 위치해 있고 원전가동에 따른 위험성과 방사능 오염문제에 있어서도 가장 민감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감포와 양북 지역민들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양남면 주민들의 동의가 없다면 반쪽짜리 찬성으로 치부되는 이유다. 시간이 며칠 더 걸리고 대화노력을 몇 차례 더하는 일이 있더라도 양남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월성1호기 폐쇄 경주운동본부의 주장도 가볍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이들은 "양남면에서 진행된 공청회, 마을별 주민총회, 발전협의회 총회 결과는 존중돼야하며 주민수용성에 관한한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권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수원은 경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양남주민들의 찬성을 고수하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한수원은 지금이라도 양남지역 주민들과 다시한번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동의를 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남주민들의 동의가 까다롭고 어렵다고 피해서는 향후 1호기의 가동은 물론 후속기의 원만한 가동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가동 절차 진행을 며칠 유보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한수원의 최고책임자가 직접 나서 주민들을 한 번 더 설득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원전정책의 승패가 주민들의 수용성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못할 이유가 없다.
국제 관광도시 경주의 한 병원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환자 이송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의심환자 1명이 사망한 가운데 메르스가 확산하느냐 진정되느냐는 이번 한 주간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첫 번째 환자는 아내와 그 환자와 4시간동안 같은 병실을 썼던 70대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일 현재 벌써 확진환자는 18명에 달해 우리나라는 메르스의 발원지, 중동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메르스 환자 발생국이 되었다.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중동에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증상은 고열과 기침을 동반해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폐와 호흡기능과 콩팥 등 신부전 기능을 파괴해 치사율은 40%로 훨씬 높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전세계를 공포로 몰고간 사스의 치사율은 10%였지만, 메르스는 치사율이 4배나 된다. 경주지역에는 분위기에 편승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실체도 없는 거짓말이 민심까지 흔들고 있다. 사실 전국 19개 병원 중 가동되는 거점병원은 17개이며, 이번에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경북 경주 1개 병원 외에도 대구의 1개병원에도 2명의 환자가 입원했다 음성판정을 받고 퇴원하는 등 메르스 공포로부터 자유롭기 못한셈이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경주의 한 병원은 각종 유언비어에 외래 환자가 빠져나가 개점휴업상태이다. 병원 측은 병실이 공기가 빠져나지 못하게 차단돼 완벽한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어 전염 우려가 없는 특수시설인데도 악성루머에 병원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병원 측은 백신개발이 안 돼 확산을 막는데 어려움이 있긴 해도 공기를 통해 전염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메르스는 중동국가의 풍토병으로 비 중동 국가에는 발병 율이 거의 없는데도 유독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병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 과거 사스 파동으로 7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던 중국과 홍콩이 메르스 공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외래 전염병에 대한 방역 당국의 초동대응 실패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이웃 나라에까지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보건복지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로운 병이 나타날 때마다 방역체계가 허술하고 뒷북행정이니 한심한 노릇이다.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안심하라고 했던 보건당국은 환자를 지방으로 이송해 격리 치료에 나서는 등 뒤늦게 안간힘을 쏟고 있다. 메르스 질병이 종식되고 평온을 되찾게 되면 메르스 환자이송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병원에 대해서도 보상책이 있어야 한다.
프랑스 출신의 성인교육학자 랑드랑은 지금부터 50년 전인 1965년 12월 파리 유네스코의 '성인교육발전위원회'에 '평생교육'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을 통해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새로운 교육제도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 파편화되고 분절되어 있는 교육제도들은 인간의 종합적 발달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해체되고 재구성되어야 하며 이것은 가히 교육의 혁명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현상을 통합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교육의 개념이 필요하며, 그러한 개념에 의해서만이 새로운 교육의 체계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성인을 위한 교육이 분절되어 있어서 상호의존관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들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여 교육의 구조를 변화시킬 원리를 구축해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기존 학제에 의한 교육을 마치면 그 뒤의 오랜 기간 동안은 교육을 받지 않고 만족한 생활을 할 수 없는 사회적 변화 때문에 자유스럽게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도록 새로운 교육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이와 같은 아이디어가 평생교육을 제창하게 되었고, 그 후 유네스코도 교육사업의 기본 들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평생교육은 교육과 학습이 어떤 정치·문화적 목적을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하는 외재적 가치를 넘어서서 인간의 한 가지 중요한 앎의 방식으로서의 의사소통적 학습이 제자리를 잡게 하는 삶의 기초과정인 것이다. 학습은 인간이 자기 스스로의 앎을 개척하고 구성해 가는 적극적 과정으로서 궁극적으로 자기를 만들어 가는 총체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효과적이다. 생명체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삶의 한 단편으로서 마치 호흡과 같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곧 학습이다. 주체가 환경을 경험 안에 내면화함으로써 나와 관계 맺게 하는 과정이 학습이므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이 학습이 아니다. 오관을 통해 지각이 학습에 의해 경험으로 축적되는 과정에서 앎이 구축된다. 경험은 주체와 환경이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체득되는 것이다. 경험 안에는 이미 과거의 나-환경이 이미 어떻게 구조접속을 했는가가 담겨져 있으며 그 안에서 형성된 나는 이미 선택된 환경의 구조물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경주시는 현존하는 문화유산을 관광자원으로만 활용하기 하기보다 평생교육차원에서 학습자로 하여금 선택된 환경의 구조물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가꾸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문무대왕이 삼국을 통일하고 봉황대 옆에 건립하였다는 기린각을 복원한다면 평생교육의 위한 좋은 학습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학습자를 우체국 택배를 '전달 받는 자'로 만들어서는 아니 될 것이며, 자기 주도적 경험과정이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기성세대의 사회적·교육적 과업이 아닐까.
경북도가 경북형 한옥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모범을 보여야할 고도 경주의 관공서들마저 이를 외면하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경북형 한옥 포럼' 창립총회를 열고 경북도를 가장 모범적인한옥 지역으로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올해 안에 '경상북도 한옥진흥 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전통한옥 도내 전수조사와 함께 이를 하나로 통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우수 건축 자산들이 밀집돼 있는 곳을 단위구역인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경북도가 경북형 한옥 개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전통한옥을 현대생활에 편리하면서 손쉽게 지을 수 있는'경북형 한옥'모델을 개발해 널리 보급함으로서 관련 산업을 진흥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통의 미를 되찾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도내 전역에 아직도 8만9천800채의 한옥이 남아있다는 점은 타 어느 지역에 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경주시도 고도보존법 개정 이후 고도의 이미지 찾기 작업에 주력해 올해부터 20억원을 들여 황남, 황오동을 중심으로 한옥 제모습 찾기 사업을 벌이는 등 고도 이미지 회복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경주시는 최근 경주 보문단지 인근에 한옥전원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경주시의 한옥 보존 및 보급사업은 구호만 요란할 뿐 겉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주지역에서 최근 건축된 관공서 건물마저 한옥형 건축을 외면한 채 현대식 건축물을 짓거나 기형 내지는 짝퉁 한옥을 짓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경주지역의 한옥형 건물 건축은 지난 70,80년대 까지만 해도 큰 호응을 받았다. 한국전력 경주지점 건물과 지적공사 경주지사 건물 등이 한옥형으로 건축됐고 수년전에는 경주시농업기술센터건물도 한옥형으로 지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전부다. 지난 2012년 신축 된 경주세무서와 경주보훈지청, 현재 건축 중인 대구지검 경주지청 건물 등 관공서 건물은 물론 한국통신, KT&G경주지점 건물 등 공공기관 건물도 한옥형 건물을 외면하고 있다. 더구나 한옥형 건물건축에 앞장서야할 경주시마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시청청사 건물을 현대식 건물로 신축했는가 하면 황성 ,성건동 주민센터 등 관공서 건물을 짝퉁 한옥형으로 신축했다.경주시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한옥시책은 천년고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도의 이미지를 되찾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질 못한다. 우선 경주시가 건축하는 건축물부터 모범을 보여야 하고 타 관공서나 공기업의 사옥에 대해서도 미리 설계 전부터 협조를 구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옥, 경주에서조차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경북도가 도내에서 전승되고 있는 전통 발효식품을 산업화하려는 의지를 지난 주말 '2015 경북 전통발효식품 산업대전'을 통해 과시했다. '우리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세계화하려는 점에서 경북도가 앞서 벌이고 있는 '경북형 한옥' 개발 및 보급 사업과 함께 칭찬 받을 일이다.전통 발효식품을 산업화하려는 시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본격화됐다. 이는 우리의 발효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김치에서부터 젓갈, 장, 식혜, 술, 식초 등 전통 발효식품은 우리 음식의 뿌리다. 이들 발효식품들은 암을 막고, 심혈관 질환과 비만을 줄이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거나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우리의 건강을 지켜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가치를 모르고 우리의 밥상에서 서양 음식 비중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어린들의 간식 시장은 단맛 중독에 빠지게 하는 서양 식품들이 점령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전통 발효식품의 산업화 시도는 참으로 늦은 감이 있다. 경북도가 뒤늦게나마 전통 발표식품의 가치와 그 세계화의 가능성을 알고 이를 산업화하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경북도는 전통발효식품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특화 품목을 육성하는 '전통발효식품 F-1 벨트' 구축하며, 농민사관학교를 통해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가칭)전통발효식품 산업화지원센터'도 설립한다고 한다. 이처럼 경북도가 발효식품 산업화에 의욕을 가지고 있지만 우려되는 것은 타 지역에서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중복적으로 산업화에 뛰어드는 것이다. 경북에 앞서 이미 세계발표식품엑스포를 개최한 지역도 있고 여러 지역에서 이 분야 산업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그 지역의 고유 발효식품을 산업화하려는 것이야 말릴 수 없으나 세계화를 서두르다 보면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도 일어날 것이다. 때문에 산업화 초기단계에서도 경북도는 전국 최고의 전통발효식품의 메카로 자리잡도록 주도권을 확실히 쥐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경북도가 탄소산업을 두고 전북과 경쟁하다 '상생'과 '보완'으로 그 해결책을 찾은 일이 참고가 될 것이다.하여튼 앞으로 한류 바람으로 이 한국의 맛을 세계인이 알고 한국의 음식을 찾는 일은 더 잦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더욱 다양한 한국의 전통 음식들이 등장하고 새로 개발도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서 전통발효 식품을 산업화하려는 시도는 뒤늦었지만 지금에라도 다부진 각오로 착실히 준비하고 성공을 위한 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북도의 성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