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서민들의 생활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무직 가구주의 비율이 16%를 넘어섰고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도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에서 가구주가 직업이 없는 가구의 비율은 16.13%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7%) 보다 0.5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3·4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것으로 7가구 중 한 곳은 가구주가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전국 가구 수가 1667만3000가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3·4분기 기준 무직 가구 수는 약 268만9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3000가구나 늘었다. 무직가구 비율은 3·4분기 기준 2003년 13.61%, 2004년 13.74%, 2005년 14.16%, 2006년 14.69%, 2007년 15.57%로 꾸준히 상승해오다 올해 16%를 넘어섰다. 이처럼 무직 가구주의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신규취업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데다 고령화나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과 같은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4분기 고용률은 올해 61.8%로 지난해 62.1%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28만9000명이나 증가했다.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도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3·4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의 비중(엥겔계수)은 26.7%로 지난해 같은 기간(26.11%)에 비해 0.59%포인트 높아졌다. 식료품은 필수품으로서 소득에 따른 소비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엥겔계수는 하락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엥겔계수는 2004년 28.81%에서 2005년 27.27%, 2006년 26.27%, 2007년 26.11%로 3년 연속 하락한 뒤 올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출 금리와 공공요금 상승도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있다. 10월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7.79%를 기록, 2001년 6월의 7.89% 이후 가장 높았다. 이달 들어 전기요금이 평균 4.5%, 가스요금이 7.3% 상승했고 택시요금을 비롯한 다른 공공요금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 겨울 서민들의 생활에는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나라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쟁을 끝내는 지혜가 필요할때다. 죽이기 살기식의 벼랑끝 대치는 모두가 망하는 길이다. 이렇게 가다간 다 죽는 길밖에 없다. 가계부채가 감당 못할 지경으로 늘어나는 원인을 찿고 서민의 가계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 선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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