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경제는 내수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기가 전반적으로 급락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중 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은 -2.4%를 기록하며 전월(6.2%)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조업일수 조정지수는 -1.8로 전월(-0.8)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3.3%) 대비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세가 둔화돼 1.0% 증가에 그쳤으며, 경기종합지수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모두 9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소비재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주가 급락 등 금융시장 불안 및 소득 감소로 인해 신용카드 버블이 붕괴됐던 지난 2003년 8월(-5.9%) 이후 가장 낮은 -3.7%를 기록했으며,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1.4% 감소했다. 또한 소비재출하지수 증가율은 -1.5%를 기록해 전월(0.9%)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KDI는 “10월 중 산업 및 서비스생산은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경기하강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10월 중 소비관련지표들도 소비부진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투자부진' 심화...수출입도 큰 폭으로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중 설비투자추계 증가율은 기계류 투자(-10.6%)를 중심으로 전월(7.1%) 대비 급락한 -7.7%를 기록했으며,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8.0%로 전월(14.8%)대비 하락했다. 수출의 경우도 주력 품목(선박 제외)들이 대부분 급격히 감소세로 전환돼 지난 2001년 12월(-20.4%)에 IT 버블붕괴로 세계경제가 둔화된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세(-18.3%)를 나타냈다. 수입은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둔화된 가운데 국내 경기둔화 및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자본재·소비재 수입도 줄어 14.6%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제수지의 경우 경상수지는 상품 및 소득수지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흑자(49억1000만 달러)로 전환됐으며, 자본수지는 금융기관 외화차입 위축 및 외채 상환(약 230억 달러) 등으로 큰 폭의 순유출(255억3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KDI는 “10월 중 투자관련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투자부진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11월 중 수출입도 단가 하락 및 세계경제의 침체 등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는 전월에 이어 3억 달러 흑자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 불구, "신용경색 심화" 9월 중 통화지표는 M1(협의통화)과 M2(광의통화)가 각각 2.7%, 14.5% 증가했으나 M2의 경우 증가율이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KDI는 "최근 신용경색이 진행되고 있음을 반영했다"며 "M2 증가율은 10월중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14%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행이 연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 심화로 인해 시중 장기금리는 11월중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신용스프레드도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말 현재 국고채 수익률은 경기부양 종합대책에 따른 국고채 공급확대 전망,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순매도 등으로 전월보다 40bp 상승한 4.87%를 기록했으며 회사채 수익률(AA-)은 전월말 대비 78bp 상승한 8.91%를 기록했다. 또한 장단기 금리차는 전월보다 57bp 확대된 89bp, 국고채와 회사채(AA-) 간의 신용스프레드는 전월말 대비 38bp 확대된 404bp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 '소비·고용' 위축..."선진국은 경기침체 본격화, 개도국은 경기둔화 진행" 이 밖에도 10월 중 취업자 증가폭은 9만7000명(0.4%)을 기록해 지난 2005년 2월(8만 명)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하회했으며, 3분기 실질임금이 2.7%하락하는 등 고용부진의 심화와 근로소득의 감소가 뚜렷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11월 중 소비자물가는 석유류를 중심으로 한 공업제품가격의 상승세 둔화로 전월(4.8%)보다 낮은 4.5%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곡물 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제외된 근원물가지수는 환율상승의 영향으로 전월(5.2%)에 이어 상승(5.3%)을 기록했다. 한편 세계경제 동향에 대해 KDI는 "소비와 고용이 크게 위축되는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미국 및 유로지역 등의 선진국은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개도국의 경우에도 수출과 생산이 줄어들고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서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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