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의병(義兵)의 날 기념식’이 영천시 강변공원 일원에서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강성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최기문 영천시장 및 전국 의병단체 대표와 후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성대히 개최됐다.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영천시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임진왜란 경상도 연합군인 창의정용군과 구한말 산남의진 등의 의병 활약상을 재조명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추모 화환을 보내 ‘의병의 날’을 함께 기념하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 싸운 의병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의병 영령들의 넋을 추모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규모를 축소해 개최됐으나 올해는 많은 의병단체와 후손, 시민 등이 참여해 의병의 희생정신 되새겼다. 이날 ‘잊혀진 역사, 창의정용군’의 주제영상을 시작으로 기념사, 추모사 등에 이어, 영천성 수복전투에 참여한 경상도 연합지역 퍼포먼스, 주제공연, 의병의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초람 박세호 선생의 대붓 퍼포먼스를 필두로 한 주제공연은 그동안 사람들에게 잊혀진 이름 없는 의병의 희생과 화합 정신을 창작무용과 뮤지컬로 구성해 나타냈다. 또한, 기념식이 진행되기 전 11일부터 코로나19 등으로 지친 시민들을 격려하고 의병활동을 알리기 위해 의병의상 체험, 활쏘기, 주먹밥 만들기, 역사학자와 함께하는 이야기 공연(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체험 및 전시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기문 영천시장은 “영천시가 의병도시협의회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의병도시’로서 국가기념행사를 개최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영천시는 오늘 행사를 계기로 임진왜란 육지전 중 최초로 승리한 전투는 영천성수복전투라는 사실을 인정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영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위대한 영천의 혼이 후대에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는 임진왜란 일어난 지 430년이 되는 해다. 전쟁 속에 등불 같이 흔들리던 나라는 셀 수 없이 많은 위기를 겪고 또 이겨내 지금에 이르렀다. 역사의 사실을 증명하는 수많은 자료들은 그 위기가 얼마나 위태로웠고 우리 조상들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삼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수많은 영웅들의 공훈에 보답하기 위해 매년 추모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러한 6월을 처음 여는 날이 바로 6월 1일 의병의 날이다. 이날은 1952년 음력 4월 22일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을 기념해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행정안전부가 2010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해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 공포했으며, 2011년 제1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이 경남 의령에서 개최된 이후로 매년 6월 1일 의병과 관련된 도시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되고 있다.올해 ‘제12회 의병의 날’을 개최하는 ‘영천’은 임진왜란부터 구한말까지 굵직한 의병의 역사를 가진 지역으로서 ‘영천인에게는 국난국복의 DNA가 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지역사회가 의병활동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의 육지전투 중에서 최초로 성을 되찾은 영천성수복대첩이 있었고, 이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이순신의 공로와 맞먹는 최고의 승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천 주변의 10여 개 지역의 의병이 연합한 창의정용군은 당시 파죽지세로 돌진해 오는 일본에게 조직적으로 반격해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일본군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한 전투라는 데에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구한말 영천을 중심으로 영남지역 1000여 명의 의병으로 조직된 ‘산남의진(山南義陣)’은 최초로 ‘서울 진공작전’을 위해 북상을 설계한 의병부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생에서 포수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모습을 보여 계층을 뛰어넘은 헌신적인 애국애족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조직의 규모나 활동반경의 측면 모두에 있어서 영남지역을 대표할 만큼 큰 족적을 남긴 산남의진은 이후 독립군으로 전환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 그동안 향토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영천의병사가 최근 지역의 문화단체의 원로들과 학자들, 그리고 영천에 큰 애정을 가진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그 가치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증명할 여러 유물을 수집하고, 그 가치를 학술적으로 논하는 자리를 가지는 등 민간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올해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영천시가 개최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영천시는 이 기세를 몰아 의병 관련 조사와 연구용역 등을 발주해 지역 의병사 정립에 향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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