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확정되자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고물가에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모두 오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되면 사업장 운영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등 자영업자 단체 14곳으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코자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도탄에 빠진 자영업자들의 처지를 무시한 최저임금위원회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코자총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을 또다시 벼랑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코자총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또 최저임금법 통과에 따른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최저임금을 업종에 따라 구분 적용하는 개편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비용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부담으로 폐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코자총 민상헌 대표는 이날 "최저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렇게 계속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자영업자들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수 년 전만 해도 자영업자들에게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임대료보다 직원들 급여 비중이 더 높아졌다"며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40% 정도가 직원 없이 부부가 운영하거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쓸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이 오르다 보니 요즘은 매장에 키오스크(무인 결제기)를 설치하고 혼자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자영업자 중에서 최저임금도 못 버는 사람들이 30%에 달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외식업종에서 인건비 비중은 20%를 넘는다. 최저임금 인상이 주는 부담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은행 대출로 겨우 버텼다"며 "거리두기가 풀리고 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식자재 가격 인상에 인건비 우려까지 겹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최저임금은 동결하거나 더 낮춰야 했다"며 "외식업 75만개 업소 중 80% 이상이 영세한 사업장인데 영세업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최저임금이 상당히 버거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올해(5.1%)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에서 올해 9160원으로 최근 5년 간 21.64% 상승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