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노폐물을 배출한다? 인간의 뇌는 약 1400g로, 성인 평균 체중의 약 2%를 차지하지만, 뇌세포는 신체가 소비하는 에너지 전체의 20~25%를 소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사산물인 해로운 단백질 등의 노폐물인 쓰레기가 대량 생기고 있다. 성인의 뇌는 매일 약 7g의 오래된 단백질을 제거하고, 새로 만들어진 단백질과 교체(交替)하고 있다. 즉 한 달에 약 210g, 1년이면 뇌 무게의 2배에 가까운 단백질이 교환되고 있다. 뇌가 기능을 유지하려면 이런 쓰레기를 어떤 방법으로든지 씻어내야 한다.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교(精巧)하게 만들어진 뇌에 효율적인 노폐물 제거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까지 뇌의 노폐물 제거에는 몇 가지 수수께끼가 있었다. 뇌세포가 어느 정도 자력(自力)으로 처리하고 있는지, 아니면 노폐물이 신경계 밖으로 운반돼 버려지고 있는지 불분명했다.  또한 뇌의 노폐물을 관리에 특화된 기관으로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러한 합당한 시스템이 진화과정에서 왜 구축되지 않았는지? 뭐니 뭐니 해도 노폐물을 처분하고 재사용하는 주력 기관은 간장(肝臟)인데 말이다.  5년 정도 전(前), 우리들은(이 글의 저자 미국 로체스트대학의 Nedergaad와 Goldman) 뇌가 단백질 등 노폐물을 어떻게 제거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또 그 제거 프로세스 저해(沮害)로 신경변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그로 인해 단백질 조각이 뇌세포 안팎에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는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한 단백질 조각이 뇌세포 안팎에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단백질 덩어리, 그 단백질 응집체가 대부분의 경우, 신경변성질환을 수반하여 뇌세포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백질 응집체가 뇌 속에 전기신호나 화학신호 전달을 방해해 회복 불가능한 장해를 초래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실제 실험동물의 뇌에 단백질 응집체를 과다하게 만들어내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노화에 따른 신경변성 질환의 병세를 재현할 수 있다. 우리는 단백질 등 노폐물을 뇌에서 제거하는 시스템을 발견했고, 이것이 수면(睡眠) 중 가장 활성화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이 왜? 잠들고 인생의 1/3을 무의식적으로 보내느냐는 수수께끼는, 뇌에서 유해한 노폐물을 제거할 필요성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함으로써 다양한 신경질환에 대한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필자가 소위 덴마크 여성 신경학자 미국 뉴욕에 있는 로체스대학의 네데르가드(Maiken Nedergaard) 박사의 `그림패틱 시스템(glymphatic ststem)` 연구논문을 읽고,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른다. 필자가 필생을 바쳐 연구해온 `치매예방`에 획기적인 논문이었다. 다음 글은 필자가 논문을 요약한 글이다.  뇌에는 신경세포(뉴런)뿐만 아니라 글리아세포가 있다. 이 글리아세포는 문헌에 따라 다르지만, 뇌 전체 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 글리아세포는 또 나누어 1) 아스트로사이트(성상교세포)와 2) 올리고덴드로사이트(희돌기교세포), 3)미크로글리아 세포로 나눈다.  이 중 `글림패틱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스트로사이트이다. 신경세포를 제외한 글리아세포는 수면(睡眠) 중에 세포 자체의 크기가 작아져 뇌에 `틈`이 생기게 된다. 이 `틈`으로 노폐물이 뇌세포에서 생긴 노폐물이 씻겨져 나간다는 것이 골자다. 다시 말해 여성 신경과학자 네데르가드 박사가 발견한 것은 이 `틈`이다.  필자가 자신의 무릎을 친 것은, 뇌의 노폐물이라면 치매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β도 뇌에 쌓인 노폐물이다. 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축적된 아밀로이드-β도 함께 씻겨 나갈 것이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리사-제노바(Lisa-Genova)는 우리가 85세가 되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자 나이 82세이니까, 이제 겨우 3년 남았나 보다. 수면(睡眠)을 할 때만(논렘수면) 뇌의 노폐물이 씻겨 나간다고 하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 `글림페틱시스템`을 꼭 알아야 두어야 할 것 같다. 필자는 저녁 9시만 되면 눈이 절로 감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치매 보험보다는 논렘수면부터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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