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자 존 칼훈 박사는 1968년에 기발한 실험을 했다. 쥐에게 먹이를 충분히 공급하고 천적을 제거한 상태에서 공간만 제한하는 실험이다. 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개체수를 늘려나가다가 밀도가 일정 이상 되자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쥐들은 빽빽하게 조여오는 공간 속에서 더 이상의 번식을 중단하고 양육포기, 새끼학대, 은둔형 외톨이로의 변화, 관계 단절 등의 행동을 보였다. 칼훈 박사는 쥐 실험을 통해 그때 이미 인구소멸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예견한 셈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8일과 19일 서울에서 2회의 특강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국가적 위기는 수도권 집중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이 도지사는 칼훈의 쥐실험을 언급했다. 수도권 집중이 가치의 획일화를 부르고 저출산을 비롯한 부동산 문제, 청년실업, 사회갈등, 지방소멸 등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도지사는 먼저 1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7차 한·중 고위지도자 아카데미에서 `지방시대 대전환과 기회의 땅 경상북도`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에서 이 도지사는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류에 대해 언급하며 이와 대비된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사회적 갈등 등의 현 국가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화를 지적했다. 결국 이 사회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시대로 축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국의 지방시대 대전환 패러다임 추진을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 경북도가 앞장서 그 기회를 열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도지사의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 하기 위헤서는 자치조직권과 재정분권,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 경찰·소방 등 현장행정의 지방 이관을 통한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  19일에는 한술 더 떴다. 이철우 도지사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시대 대전환`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서울대가 현재의 캠퍼스를 매각하고 지방으로 가면 최첨단 캠퍼스와 혁신적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세계적 석학을 영입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대표 대학교가 지방시대에 동참하라는 제안이다.  이 도지사는 이 제안의 근거로 "균형발전은 기회의 균등과 공정성의 문제고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성장엔진을 마련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의 원인은 지나친 집중으로 극심한 경쟁을 부르는 수도권 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로 간다면 2050년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은 OECD 회원국 중 꼴찌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그러면서 칼훈의 쥐실험을 예로 든 것이다.  이철우 도지사의 생각은 지방에도 서울에 버금가는 교통,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와 주거환경을 갖춘 `작은 서울`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내건 슬로건인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의 핵심 가치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지방시대와도 부합한다. 이 도지사가 이틀간 서울에서 던진 화두에 적극 공감하며 이 메시지가 전국의 지방도시에 번져나가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가 겪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온 국민이 동등한 자격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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