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대표팀 주장이자 최고 스타인 손흥민(토트넘)이 불의의 부상을 당한 것이다.이달 1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토트넘과 마르세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한 손흥민이 상대 선수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쳐 쓰러진 뒤 2주가량은 숨 가쁘게 흘렀다.통증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손흥민은 결국 더 뛰지 못한 채 교체됐고, 해당 부위가 골절된 것으로 확인되며 4일 수술대까지 올랐다.눈 주위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에 수술까지 받으며 얼마 남지 않은 월드컵 출전이 가능할지마저 우려스러운 상황에 놓였다.하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손흥민은 닷새 뒤인 9일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며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는 말로 `마스크 투혼`을 예고, 팬들의 심금을 울린 그는 12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했다.16일 벤투호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도하에 도착해 대표팀을 완성체로 만든 손흥민은 `쾌걸 조로` 스타일의 검은 카본 마스크를 쓰고 훈련에 돌입했고, "조그마한, 1%보다 낮은 확률만 있더라도 달려갈 것"이라며 재차 출전 의지를 표명했다.골절상이라 빠른 회복을 위해 눈으로 보이는 조치를 더 하기 어려운 만큼 이젠 최대한 조심하며 실전을 치를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드는 것만이 남았다.벤투호의 첫 경기인 24일 우루과이전까지 아직 시간이 다소 있으나 수술 부위 상처가 여전히 선명하고 부기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은 상태라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더라도 치열함의 연속인 월드컵 경기에 바로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손흥민은 도하 입성 이후 몸풀기 운동 정도는 팀과 함께하고 있지만, 아직은 동료들과 같은 수준의 훈련은 소화하지 않고 있다.그래도 볼을 다루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고, 스프린트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대표팀에 희망을 안기는 부분이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4년 간의 과정 전체를 이끌어 온 중심이 결국은 손흥민이기에 1분도 출전하지 않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거라는 게 현재로선 중론이다.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등극하는 등 커리어의 정점에서 맞이하는 월드컵을 놓치고 싶지 않은 손흥민의 의지도 남달라 결국은 그라운드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몇 분을 뛰든 그 선수가 `손흥민`인 것과, 아닌 것은 한국과 맞설 상대에게 주는 무게감에도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손흥민이 출전하게 된다면 몸 상태와 더불어 중요해진 게 마스크 적응인데, 준비해 온 마스크는 가볍고 단단하고 착용감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아직은 마스크를 쓴 채로 운동한 게 얼마 되지 않다 보니 훈련하는 중 여러 차례 고쳐 써가며 조정하며 익숙해지는 단계다.남은 변수는 `땀`이다.손흥민은 도하 입성 뒤 기자회견에서 마스크에 대해 "영국에서 썼을 때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영국에서는 편안한 상태였는데, 날씨가 더워서 땀이 흐르는 것 빼고는 괜찮다"고 설명한 바 있다.최근 도하는 오후 5시께면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진다. 대표팀의 조별리그 3경기는 현지 오후 4시 또는 6시에 시작해 절반 혹은 전체가 `야간 경기`가 된다.하지만 그 시간에도 기온은 20도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땀을 흘리지 않고 경기하기는 불가능하다.결국 남은 시간 손흥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의 어색함을 줄이고, 마스크에 땀이 찼을 때도 원하는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담금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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