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80대 초반인 필자의 외사촌 매형이 집 안에 있는 목욕탕에서 넘어져 며칠 후 이 세상을 떴다. 또 그 이전에는 80대 초반인 아내의 외할머니가 방에서 엉덩방아를 찍고 곧장 돌아가시는 것을 목격했다.  필자도 80대의 노인이 되었다. 노인 사회에는 죽음이 유별나게 찾아오는 것같다.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죽음은 모두 비슷한 패턴이다. 무언가에 걸려 넘어져서, 거기서부터 죽음이 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낙상(落傷)은 미국 노인(65세이상)의 7번째 사인(死因)이며, 발생수는 최근 30%이상 증가했다.  심하게 다치지 않고 살아도 낙상은 노인들에게 종말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부리검 앤드 위맨스 병원(보스턴)에서 낙상 예방을 연구하고 있는 다이크스 박사는 설명하고 있다. "움직이는 것이 두렵고, 과도하게 걷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몸이 더 쇠약해지고 균형이 더 나빠진다. 이 악순환으로 쉽게 넘어지게 되고, 부상도 늘고 건강이 악화된다.  전도의 불안이 전도의 방지로 이어지는 활동을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낙상 관련 사망사례가 증가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심장병, 암, 뇌졸중에서 살아남아, 장해와 만성질환을 안고 불안정한 80대와 90대의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8년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CDC의 역학자 엘리자베스 번 박사는 "미국 사람은 이전보다도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4종류 이상을 복용하는 디재복용(多劑服用)은 전도의 기회를 증가시킨다"고 했다.  오피오이드(마약성진통약)과 항우울약 등,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약도 똑같다. 시력과 인지력, 근력, 평형감각이 약해질 리스크를 높인다. 허지만 전도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정곡을 찌른 운동이나 복약법의 변경, 시력 문제의 해결을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신기술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보행을 해석하는 스마트폰 앱이나, 간호자에게 넘어질 위험을 경고하는 인공지능 도구 등이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것은 하체 근력을 키워 균형과 보행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일 것이다. 매일의 식사가 필요하듯이 매일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다이크스 박사는 말한다. 뉴질랜드에서 개발된 `오타고 운동프로그램(Otago Home Exercise Programme OEP)`을 물리치료사의 감독하에 낙상 위험이 높은 고령자에 시도한 연구에서는, 낙상 사례를 35%나 줄일 수 있었다.  모종의 약 복용을 줄이고, 자택 내에서 장해물을 제거하는 등의 대책을 운동과 조합했을 때의 효과가 많은 연구에서 조사되었다.  62편의 연구를 총괄한 2018년 논평에 따르면, 이러한 다면적인 대처에 의해 전도의 발생률은 23% 저하되었다. 하지만 실험과 달리 혼란스러운 실제 환경에서 이 효과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전국 86개 진료소에서 70세 이상 노인 5451명을 추적한 `STRIDE연구`는 전문가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대상자는 모두 낙상 위험이 있는 사람으로 절반은 특정 위험요인 하나 없이 과녁을 맞춘 개선책을 시도했고, 나머지 절반은 낙상 예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2020년 발표된 그 결과에 따르면 두 그룹에 별다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논문을 공저한 다이크스 박사는 피험자들이 가장 영향이 큰 위험자의 신고를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작은 깔개(걸릴위험이 있음)를 제거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사워기나 화장실에 난간을 설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집에서는 그랬으면 좋겠다. 복약(服藥)에 관해서는 오랜기간 의지해온 약의 복용을 중단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낙상의 기회를 늘리는 약 중에는 방치하면 낙상으로 이어지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도 있다.  "의사에게는 복잡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라고 번즈 박사는 말한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최근 몇 가지 노력은 노인을 돌보는 의료인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CDC의 `STEADI 프로그램`은 의사에게 일련의 도구를 제공해 환자의 전도 위험을 특정하고 전도를 줄이자는 것이다. 뉴욕주에서 진행된 대규모실험에서 낙상 관련 입원율을 40%나 줄였다고 한다. 어제까지 멀쩡하든 사람이 겨우 `넘어져서` 세상을 뜨고 있다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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