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은 신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휘한다. 김 대표는 초반 여론조사에서 한 자리 숫자에 머물렀으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과반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다. 윤심 논란과 네거티브 경쟁을 극복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은 친윤 후보들에 대한 지지가 결집한 결과였다. 김 대표는 국정 운영에 소신 있는 목소리 내고 정치 개혁도 주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김 대표의 득표율은 과반인 52.93%이다. 뒤쫓아온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1차 투표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윤 심'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정가의 분석이다.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투표에서도 당선인이 몽땅 친윤계다. 김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번 승리가 있기까지 당원 100%로의 룰 변경, 경선을 포기한 나경원 전 의원이 김 대표의 손을 들어 주기 전까지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의 파상 공격이 있었고 대통령실의 안철수 후보 비난에 휘말리면서 윤심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 개혁을 위한 비전은 없고 김 대표의 울산 땅 문제에 이어 막판 대통령실 행정관의 단톡방 경선 개입 시비만 있었다. 비윤의 득표율이 47%인 점을 감안 하면 김 대표의 과반이 넘는 53%가 만족한 득표는 아니다. 이제 경선 과정의 갈등을 최소화하는데 팔을 걷어야 한다.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국민의 힘을 여당다운 여당으로 바로 세우는 일이다. 당 대표 선출과정에 '윤핵관이냐', '비윤핵관이냐'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에 등을 돌린 가진 국민이 적지 않다. 국정 운영에 제 목소리를 낼 때 모두가 당 대표를 신뢰한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해야 한다. 정국 현안은 야당과 대화로 풀어야 한다. 경제위기 해결과 민생안전에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여소야대를 총선에서 이겨 여대야소의 국회를 탄생시켜 안정적인 윤 정부 운영을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 대표는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진두지휘하는 대표로서 책임이 막중하다. 내년 총선은 집권 2년 차 되는 해로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까지 띠고 있어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내년 총선의 승리는 여당엔 사활이 걸린 선거다. 정치 개혁, 선거 개혁 논의에 기득권을 과감히 내던진 정당에 국민들은 표를 몰아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