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촌에서는 도시 전체가 관광지로 변해 정작 주민들이 떠나는 일을 막으면서도 여행지로서의 특별함은 살린다는 취지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마을 호텔’은 주민들이 떠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민대식 행복황촌현장지원센터장은 “65세 이상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빈방들을 숙소로 만들되, 예약과 운영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신해 마을기업 전문팀이 관리하고 그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으로 마을 주민 전체가 호텔리어가 되는 구상을 하고 있다”면서 지역재생회사를 통해 마을 호텔이 운영되면 수익이 마을에 환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숙객의 모든 조식은 행복황촌 마을주방 ‘황촌정지간’에서 지역주민이 직접 마련한 음식을 제공한다. 민 센터장은 “객실끼리는 공동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2025년부터는 식당, 카페, 청소 등의 전문 업체들이 입점해 우리 마을에서 머물고 마을에서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종 간 협업 비즈니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재생으로 만들어진 거점 시설들은 관광객들의 부대 시설로 활용하고 올해 안에 로컬 스테이는 10개 숙소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마을(로컬) 브랜딩 마을 특성화 전략으로 일상이 여행이 되는 마을, 행복황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을 탐방 중 한 가지 간과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을 발견했다. 낡은 도로와 보행 환경을 개선해 주는 ‘황촌 나들이길 조성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이 지역의 구 경주역 관련 철도 자산은 굳게 닫힌 채 격리돼 마을의 자산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원팀은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로 우거진 철도 주변 숲길과 구 역무원 숙소, 급수탑 등을 지역 자산화 사업으로 활용하기 위해 코레일 등에 수 차례 제안했으나 아직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철도 자산을 마을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지역 자산으로 조성해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숲길 산책로만이라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민 센터장은 “우리는 이 마을과 친화적인 구성물로서 ‘활용’을 원하고 있다”면서 “어떤 자산보다 훌륭한 이 지역의 특색있는 자원이 철책으로 가려지고 역무원 숙소 등이 방치돼 주민들과는 또 다른 경계로 나눠져 도시재생에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100여 년 전의 풍경을 지닌 이 마을의 핵심 콘텐츠인 근대문화자산을 마을로 끌어들여 활용하고 재생하자는 본래적 설계의 취지에 닿지 못하고 바로 지척에 두고도 바라만 보아야 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한편, ‘황오동 뉴트로’로서 MZ세대가 이끄는 활약상이 마을에 생동감을 더하고 있었다. 구 경주역 급수탑을 마주한 옛날 ‘슈퍼’가 카페로 재탄생한 곳 등 이미 핫 플레이스가 된 곳들이 적지 않다. 이들 새 가게들은 구도심에서의 젊은 감성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장소들로, 일본인 경주역장 관사를 활용한 ‘Café BOWHASA’도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 중 하나다. 황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프로그램 중 하나로 ‘경주 황촌 체류 여행’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 관광지에서 벗어나 황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감성과 어릴적 추억을 소환해 담아갈 수 있는 매력적인 체류의 경험을 선사한다. 도시재생 거점시설의 위탁관리 운영을 예산 없이 지속시키기 위해선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공동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마을공동체 비즈니스 운영의 시작인 행복황촌 협동조합은 행복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행보황촌 협동 조합(마을 기업 37인, 이사회 10인), 행복 황촌 도시재생 현장 지원센터를 통해 마을 부엌, 숙소, 지원사업, 사회공헌 분과 등으로 나눠 ‘느슨한 연대’를 이뤄 운영하고 있다. 민대식 센터장은 “전국 560곳 도시재생 사업처 중 황촌은 4년간 한시적 지원 마을로, 원주민의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골목 상권의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2년 연장시켜 사업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황촌은 굉장히 속도를 내며 마무리 단계로 90% 이상 사업이 진행 완료돼 올 연말경 사업이 종료된다”고 말했다. 현재, 문체부에서 공모 중인 관광벤처사업 국비 지원 사업 공모에 1차 서류 합격해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선정되면 관련 자원들을 활성화시키는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게 된다.그는 “800가구 중 주민협의체 회원으로 가입한 주민은 120여 명으로 향후 팀의 해체와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 이후, 도시재생으로 마을에 생긴 마을활력소, 상권 등 위탁 운영을 통해 주민들한테 어떻게 적절하게 배당할 것인가 등이 과제로 남는다. 또 조합원과 사 업체들과 협동조합, 주민들이 운영하는 일반 식당들,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식당들과의 협력 방식, 다양한 콘텐츠 부족 등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제에 대한 방안으로는 마을의 역사 자원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마을 해설사 양성, 마을 여행 코스도 설계하고 있다고 한다. 민 센터장은 “앞으로도 중간 지원조직 없이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주민 역량 갖추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마을 활력소, 상권 활력소, 마을 부엌 및 게스트하우스, 문화마당 등의 조성으로 마을을 경영하는 주민조직이 답”이라고 했다. 또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이 끝난 후 여전히 마을 주민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가, 공동체 수익을 만들고 배분하는 방식은 공정한가, 참여 주민들에게 정보는 제대로 공개되고 있는가, 마을을 경영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역량은 갖추고 있는지 등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도시재생 사업은 건물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사업이다. 도시재생 사업의 주인공은 참여하는 주민들이며 참여하는 주민들의 공동체가 사회적 경제 조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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