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런닝족’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모여서 뛰는 운동이 트렌드라고 하더군요. 트렌드를 따라가지는 못해도 작년 11월부터 서너달, 아침 일찍 나가서 한 시간 가량 걷는 부지런을 떨어봤습니다. 해 뜨기 전에 나가서 걷기 시작해서 이윽고 해가 떠오르면 늘 봐오던 심상..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나는 오래된 울림을 만나러 경주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빗물에 젖은 돌길을 밟으며 걸어가는 동안, 이미 내 마음은 신라 천년의 세월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성덕왕의 명복을 빌기위해 제작한 성덕대왕신종, 우리가 흔히 에밀레종이라..
2025년, 경주는 천년고도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서게 된다. 신라 왕경 도시가 APEC 정상회의를 맞는 일은 경주의 자부심이자, 값진 국가적 기회이다. 그 가운데 만찬장은 APEC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한자리에서 식사를 나누며 ..
하늘의 뜻은 옳은 것인가 그런 것인가. 하늘의 뜻이 과연 있는 것인가. 하늘의 뜻이 있다면 왜 도척과 같은 악한 자는 잘먹고 잘살아 천수를 누리며 백이 숙제와 같은 고절한 선비는 수양산에서 굶어 죽어야 하는가. 나는 나쁜짓을 하지않고 평생을 성실 근면하게 살았는데 삶..
한국은 거대한 하나의 정원이다. 아름다운 정원 속에는 산허리까지 데크를 깔아놓은 트레킹코스가 있고,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피운 ‘한국제품관’이 있다. 2030세계엑스포 실패는 국민오기를 자극 ‘자연, 산업, 인간’을 주제로 지구촌축제를 연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남자들의 몸짓을 통하여 거짓말 여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인, “ 나는 거짓말을 못해” 가 사실이자 진실일 수 있나보다. 남자가 거짓말을 행할 때 사인(sign)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아 이 말은 신빙성이 있긴 하다. 하긴 동화 『..
지난봄 여러 곳에 번진 대형산불 때문에 당국의 입산 통제에 의하여 왕릉(王陵) 향(享)대제(大祭)를 봉행하지 못한 능은 9월 초부터 시작되었다. 따뜻한 봄꽃이 피는 화춘(花春) 가절에 향 대제를 봉행할 때는 전국에서 참예한 성손과 제관이 많아서 봄 피크닉(picnic..
장사(葬事)란 사람이 사망했을 때 시체를 처리하는 절차 및 방법에 관련된 모든 일을 말한다. 풍수고서 『靑烏經』에 이르기를 “사람이 백 년을 살면 죽게 되니 영혼은 형체를 떠나 참(宇宙)으로 돌아가고 유골(遺骨)은 땅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바, 장지의 길흉에 따라 좋은 ..
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도, 아침에 눈을 뜨면 혈당이 거의 정상이라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잠자는 동안 배가 고픈데 왜 저혈당으로 쓰러지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답은 간단히 말하면 ‘몸이 알아서 준비하기 때문’인데, 그 준비 과정이 꽤 흥미롭습니다.최근 ..
최근 우리나라는 극한호우와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등 전례 없는 이상기후를 체감하고 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기후 위기 시대에 시민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폐기물 분리배출이다.환경부의 ‘2023년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단순한 가상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문화 기호학 층위가 겹겹이 쌓인 애니메이션과 노래가 보여준 거대한 실험이다. 현실 속 케이팝을 재현하지 않으면서도 실제보다 더 케이팝답게 느껴지는 이 역설은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 세계를 잘 보여 준다. ..
영덕군이 추진 중인 웰니스 치유센터는 군민의 건강과 치유, 그리고 ‘웰니스 중심도시’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상징적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김성호 군의장의 특혜 논란은 이 공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며 군민들의 신뢰를 산산조각 냈다. 대기줄을 무시하고 규정을 어..
'충신 불사이군 열녀 불갱이부'는 선비의 지조와 여인의 정조를 강조하는 시대의 표상이다. 전국시대 제나라 왕촉은 연나라 악의 장군의 투항 권유에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고 말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말은 길재 야은이..
나그네는 맑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왜가리, 쇠백로는 먹이를 찾아 유유자적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곳이 청계천이다. 여행객들은 세계 어느 나라 도심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서울에 매료되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관광의 대표 볼거리는 고궁이다. 우리민족의 ..
포항시 맑은물사업본부가 최근 ‘행정 사이클링 히트’라는 보기 드문 성과를 거뒀다. 재정 절감·적극 행정·신속 집행,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다. 단일 기관이 세 분야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사례는 흔치 않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678억 원 예산 절감’이다..
실종자 옷차림을 AI에게 알렸더니 금세 찾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 소식에 날로 발전하는 현대문명의 혜택이련만 엉뚱한 상상이 날개를 폈다. 나중엔 이 AI가 사람 얼굴만 보고도 심중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출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AI의 심리 인식 능..
지난 8월 하순에는 백제(百濟, BC 18~663)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1991년 9월 공군 상병이던 나는 휴가를 맞아 그곳에 갔는데, 청춘에 찾은 곳을 중년에 다시 가본 것이다. 그때는 국사책에서 보던 무령왕릉과 낙화암을 보고자 홀로 갔었다. 무령왕릉은 입..
이장을 하려고 봉분을 열어보니 유골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거나 관(棺)의 위치가 봉분과 어긋나 있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풍수에서는 이러한 혈 자리를 ‘시체가 도망가는 자리’라는 뜻으로 도시혈(逃屍穴)이라고 한다. 이런 곳에서는 유골이 없어져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
일찍이 중국의 시인 유종원(柳宗元)은 가을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며 기운은 맑고 시원하다. 낙엽 한 잎 지는 데도 만 가지 그리움이 깃든다.”(天高馬肥氣淸凉 一葉落時萬事傷)고 노래했다. 가을날이 봄날보다도 아름답다고 예찬한 유우석(劉禹錫)은 “맑은 하늘 위 학 한 ..
무릎이 아파서 정형외과에 갔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검사가 X-ray입니다. 뼈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당연히 찍어야 할 것 같지요. 그런데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X-ray를 찍고 보는 것만으로 환자의 생각이 크게 바뀐다는 사실입니다.호주 연구팀의 실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