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길에서 골목으로 접어드는 순간, 우산 끝에서 흘러내린 작은 빗방울이 손등을 적셨고, 빗방울 촉감이 오래된 기억을 불러냈다. 몇 해 전, 회의실 창가에 앉아 멍하니 노트북을 바라보던 동료 얼굴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밝고 성실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침묵 속에 가라앉..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 설 때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 때리기’ 강공으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율을 올릴 호재가 당에서 정쟁으로 초점을 흐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
이제는 세상을 떠난 인물이 살아 돌아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처럼 표정까지 보여주고 음성을 들려주는 게 가능해졌다. 보존된 자료 그대로가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형태로 말이다. 독립기념관은 올해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5인의 생전 목소리와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했..
한문하면 떠오르는게 천자문이요 천자문하면 한석봉이다. 천자문은 천지현황으로 시작해 언재호야로 끝나는 4언절구 250구절로 된 책으로 천자를 중복글자 없이 절묘하게 짜맞추어 놓은 대서사시다. 우리에게 한석봉과 천자문은 1869년 이원명의 동야휘집이라는 야담집에 실린 ..
2025년 10월, 경주는 세계무대에 우뚝 섰다. APEC 정상회의를 맞아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일대 주요 호텔은 각국 정상들의 숙소로 지정되었고, 수개월에 걸친 리모델링과 환경 개선이 이어졌다. 이 변화는 단순히 숙박시설의 개보수를 넘어, 한 도시가 세계에 자신을 ..
필자가 사는 아파트 정원엔 갖가지 정원수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이곳엔 매화나무를 비롯, 벚나무, 감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아파트 거실에 앉아서 하릴없이 이 나무들을 바라보노라면 삶의 무게로부터 잠시 해방되는 기분이다. 특히 가을철만 돌아오면 눈이 ..
AI 시대에 필수 요건은 글로벌 인재확보다. 우리 과학자들이 해외로 봇짐을 싼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급해진 건 정부다. 과학자들이 복수의 기관에서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5년간 국가과학자 100명을 선발해 매년 1억 원을 지원한다는 정부안이 나왔다. 매년 ..
리더십이 무너질 때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은 권력자들의 습성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남'은 대개 지도자의 명령을 묵묵히 따랐던 아랫사람들이었다. 12·3 계엄 재판 양상도 그렇게 흘러간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완전히 뭘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종전안 합의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에 휴전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관측도 있어 종전 가능성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가..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로서, 그리고 오랫동안 아동과 가족을 위한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100인의 아빠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은 큰 기쁨이다.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아빠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빠의 육아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은 자주국방에 필수적이다. 원잠 개발에는 해저 전투 상황이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특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이 필요하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용도별로 다양한 상업용 SMR을 민관 합작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장사나 조상의 묘소 이장 그리고 개사초(改莎草)와 석물을 할 때 택일을 매우 중요시 하였다. 이것은 그날의 일진에 따라 가운(家運)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고 이것이 지상에 비추어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
2025년 가을,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 외교 무대를 넘어섰다. 천년고도 경주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상징적 순간이자, 대한민국 문화유산 관리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경주시는 속았다. 정부는 원전 운영 경험이 풍부한 데다 중저준위 방폐장이 유치된 연구 인프라가 차고 넘치는 지역을 배제 시킨 데 대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 애초부터 경주를 들러리로 세운 것인지 석연찮은 판정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평가의 핵심인 입지..
잠은 마법입니다. 눈을 감으면 하루가 조용히 저물어갑니다. 몸은 느슨해지고 머릿속은 고요해집니다. 그런데 이 마법이 매일 흐릿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하루도 버거운데, 뇌가 천천히 무너진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낮에 걷던 길이 낯설고, 늘 쓰던 말이 떠오르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것은 우리 외환시장에 들어온 달러보다 나간 달러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여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투자와 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가 늘면서 해외로 나가는 자금 규모가 커지..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막바지를 앞두고 있다. 제법 추워진 날씨에 겨울옷을 찾을 시기가 되면 산림사업도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로 분주해진다. 각 사업을 맡은 감독공무원들은 사업이 당초 계획공정률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지형지물 등의 변수로 인해사업에 차질이 있지는..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에 경주시와 유치 경쟁을 벌였던 전남 나주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다. 핵융합 발전은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 1833~1896)은 어린 시절부터 폭약에 관심이 많아서, 깡통에 흑색화약을 채워 넣고 터트려서 대폭발을 일으키고 온 동네를 난리 나게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집을 날려버릴 정도로 큰 폭발을 일으켰으며, 노벨도 크게 다쳐서 몸이 ..
서리 맞아 시들고 색이 거멓게 바랜 화단의 한해살이 화초를 정리했습니다. 꽃집 앞에 내놓은 하얀색, 노란색, 붉은 빛의 꽃에 홀리어 사다 화단에 심은 것이 그저께 같은데, 곱던 색을 잃고 그저 시커멓게 색이 바랜 풀 더미가 돼 버린 것들을 잘라냅니다. 마른 페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