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경주는, 땅속에 수많은 역사의 미스터리가 숨쉬고 있는 비밀 창고 도시다. 얼마 전 나는 1500년 전에 묻힌 '신라의 젊은 남녀의 비밀'이란 무덤보도를 보고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 황남동 단독 주택 신축 허가지에서 발굴되고 있는 그 '돌무지 덧널무덤'을 찾았다. 귀족 여성과 성인 남성의 일부 인골이 겹쳐져 있는 묘한 그 무덤을. 무덤은 반월성과 대릉원과도 가깝고, 첨성대가 멀지않은 곳에 있었다. 그날 현장에서 만난 '신라문화재연구소' 장유미 학예사의 친절한 고고학적 해설도 나의 궁금증을 더하게 했다. 경주에서 발굴되는 신라의 문화재는 숨어있는 우리 조상들의 소중한 정신의 흔적이다.
나는 보훈의 달 6월이 되면 특별히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한분은 '비목'을 작사한 한명희 선생이고, 다른 한 사람은 6.25가 발발 하던 그해 7월13일 초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에 부임한 월튼 워커(Harris Walton Walker) 중장이다. 금성천 갈대밭에 노을이 타면/ 강물도 그리움에 목이 메인 듯/ 휴전선 아픈 사연 피멍이 되어/ 천리길 굽이마다 흐느껴 예누나/ 백암산 별빛 속에 풀벌레 울면/ 산화한 님과 엮던 덧없는 세월/ 소박한 산 목련은 차마 못잊어/ 은하수 쪽배 타고 노저어 예누나/ 이 시는 '비목'을 작사한 한명희 선생의 시다. 그는 백암산 계곡 비무장 지대에 배속된 청년 장교가 잡초에 우거진 곳에서 6.25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하고 돌무덤의 주인이 자기와 같은 젊은이였을 거라는 생각에 비목을 세우고, 시를 쓴 그것이 특히 보훈의 달에 많은 사람들이 애창하는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로 시작되는 가곡 '비목'이다.
경주와 울산에 걸쳐있는 관문성 정비에 양도시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적 제48호 관문성은 통일신라시대 때 경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했으며 현재 북구 동대산에서 경주 외동읍까지 길이 12km로 이어져 있다. 돌로 쌓은 유적인 관문성은 지난 1963년 사적지로 지정됐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구간이 훼손돼 산성의 형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관문성에 대해 부자도시 울산이 최근 들어 '울산중추도시생활권' 개발 사업과 연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관문성이 걸쳐있는 울산시 북구는 최근 관문성에 대한 실태조사 용역을 위해 울산시에 추경예산을 요구한 상태며 내년 관문성 정비계획수립을 위한 용역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관문성 정비는 경주시로 봐서도 환영할 만 일이다. 울산시와 같이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자체가 나선다면 경주로서는 백만 원군을 얻는 일이다. 행정구역이야 다르다고 하지만 역시 신라문화유적을 정비하는 일이요 신라와 경주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 포항 지역사회에는 포항제철소의 청정 화력발전소 건설 문제가 지역 현안이 되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사람들은 찬성하는데 반해 환경단체 등 일부 시민들은 반대하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 등 일부 지역단체들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포항제철소 청정화력 발전 설비 건설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포항환경운동 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는 포항시가 환경부가 정한 청정도시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보건소입니다. 정부에서 메르스 격리자에게 3인 가구당 9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원금을 받으시려면 선생님의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빠져있는 이때, 관내 보건소라며 한통의 맟선 전화가 왔다. "정부가 메르스 격리자 또는 그 가족 등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등을 알려 달라고 요구하고 전화를 끊었다. 5분 후에 다시 전화를 하여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해당 지원금을 받으려면 일정한 금액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면서 금전을 송금할 것을 요구하거나, 현금지급기 조작을 지시해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이는 최근 경찰 및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메르스 관련 보이스피싱 사례이다. 정부 및 상당수의 자치단체에서 메르스 확진자나 격리대상자들에게 생계지원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언론 등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사기범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면서 선제적으로 주민들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기기 위해 최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용서는 남의 죄나 잘못에 대해서 꾸짖거나, 벌을 주지 아니하고 너그럽게 잊어주는 것이다. '용서하다-forgive'는 말은 영어 단어에 잘 나타나 있다. 잊는다는 forget과 준다는 give의 합성어이다. 중국의 명언집에 보면, 사람은 흔히 타인을 용서하는 데에는 속이 좁고, 자기를 용서하는 데에는 관대하다고 한다. 우리는 아무리 관대한 선의로 자기의 모든 것을 용서한다 할지라도 무슨 일을 하든지 시종 여의치 못하다는 것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성서에 기록된 내용을 소개하면 사람이 슬기로우면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면 영광이 돌아온다고 했고,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라 했다. 용서는 하는 것이 좋고, 잊는 것은 더욱 좋은 것이라 한다.
신장장애인들의 혈액 및 복막투석비 일부를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지원조례가 경남도의 경우 이미 지난 2011년 제정돼 시행하고 있고 제주도의 경우에도 지난 16일 지원조례가 제주시의회를 통과했다. 이들 지자체 모두 2급 이상 신장장애인으로 등록된 주민이 혈액 및 복막투석을 받을 경우 지자체로부터 투석비용 중 50%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투석환자에 대한 비용 일부지원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을 발굴,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신장장애는 투석치료 중인 만성신부전증 환자를 말하며, 지난 2000년부터 심장 장애와 함께 '내부 장애자'로 규정돼 오고 있다. 하지만 법정장애인으로 규정된 지 15년이 넘었음에도, 이들에 대한 치료비 지원 등 지원책은 전무하다. 현재까지 신장 장애인의 경우 법정 장애인으로 등록만 될 뿐 국가나 일선 자치단체의 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눈에 띄게 한산해졌던 시장이나 백화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던 곳은 조금씩 회복세를 찾아가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까지 바뀐 메르스 충격은 그 후유증이 오래갈 것 같다. 메르스 환자가 지나간 동국대 경주병원이나 김천의료원은 수익이 반 토막이 났다. 동국대 병원은 30억원 손실을 입어 정부의 지원책이 없으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지역경제도 그만큼 타격을 입었다. 메르스가 진행형이라고 하지만 확진 환자가 줄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성급한 판단인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요즘 농촌에서는 모심기, 양파수확, 과일나무 가지치기 등 농가마다 일손 부족으로 빈집이 대부분이다. 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일손 부족현상은 더 심해저 가고 있는 상황에 특히 농촌에는 대부분 고령(高齡)의 어르신들이 많아 새벽과 늦은 저녁에 더위를 피해 집을 비우고 농토나 과수원등지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틈을 타 농촌지역과 외딴 오지 마을중심으로 빈집털이가 성행하고 있으나 관활 면적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경찰의 손길은 충족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에서는 빈집털이 도난예방을 위해 마을순찰과 반상회, 각 가정 문안순찰 등을 통해 수상한 낯선 외부차량 발견 시 차량번호를 기록해 두거나 농산물 구입을 가장한 낯선 외부인들이 마을에 들어와 배회하는 거동 불심자를 발견 시 관할 파출소에 신고를 유도하고 또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인 감시를 당부하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로 인해 메르스 관련 각종 유언비어, 허위사실 유포 등이 난무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과도한 신상털기가 대두되어 문제되고 있다. 자가격리 해제자로 분류되었음에도 여전히 회사 등 지인들에 의해 '메르스 낙인자' 로 찍혀 대화조차 거부하는 등 사실상 '인간관계 격리'로 까지 이어지고 있어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영업자의 거래처 단절로 영업상 피해를 받는가 하면, 학교친구들 사이에 '왕따' 분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잠복기가 있고 확진결과도 뒤바뀌고 있어 진짜 격리해제가 맞냐는 지인의 의심스런 눈치로 인해 메르스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메르스 확산으로 혈액 수급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가 지난 1일 발생하자 지난 3,4일을 기점으로, 대구경북지역 헌혈 지원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단체 헌혈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기 때문인데 실제로 지난 11일 단체 헌혈이 예정된 대구의 A고 210명은 행사를 취소했다. A고교 외에도 이달 예정돼 있던 헌혈 행사를 취소한 단체만 모두 6곳이며 대상자는 1천220명에 달한다. 헌혈의 집을 찾는 시민의 발걸음도 줄어들고 있다. 대구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는 헌혈의 집 동성로센터의 경우 지난 3,4일을 기점으로 하루 평균 헌혈자가 90명 수준이던 것이 60명대로 급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헌혈 참가가 저조한 방학이 시작되는 7,8월이 되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경북도내 일부에서는 지난 14일 헌혈의 날을 맞아 이같은 혈액 부족의 심각성을 깨달고 단체 헌혈에 나서기도 했다. 구미시는 19일 시청을 방문한 대한적십자 대구경북혈액원 헌혈버스에서 남유진 시장을 필두로 시 산하 공무원, 구미시의회, 경찰서, 교육지원청, 소방서 직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봉사를 가진바 있다.
메르스로 온 국가가 혼란에 빠지고 경제까지 휘청이고 있다. 유통, 관광 등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계조차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 심하다고 하소연한다. 메르스 자체보다도 메르스에 대처하는 정부와 사회, 개인들간의 불신이 증폭되는 더 무서운 현실이 온 나라를, 지역 사회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메르스로 정부의 무능, 개인의 무책임, 사회 일부의 지나친 반응 등 우리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우리들에게 깊은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바레인만 간 게 아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도 갔다는 사실을 숨긴 1번 환자에서부터, 메르스에 대한 정확한 대처방법을 몰라 우왕좌왕하고 확진자가 다녔던 병원공개마저 시기를 놓쳐 더 많은 감염자를 낳게 했던 당국, "병균 다 퍼뜨리겠다"며 마스크를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고 검사 결과도 기다리지 않은 채 걸쇠를 부수고 진료소를 벗어나 택시를 타고 집에 간 환자, 서울삼성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신고 않고 메르스 증세가 있는데도 다중시설을 돌아다닌 대구의 공무원,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 그리고 메르스와 싸우는 의료진과 그 가족들의 신상까지도 인터넷에 공개하며 '주의하라'고 퍼나르는 네티즌들... 참담하지만 모두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이다. 이와 반대로 메르스로 격리된 친구에게 손편지를 쓰는 학생들, 메르스로 헌혈이 줄자 헌혈에 나선 사람들, 메르스 방역봉사, 메르스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일손돕기 봉사에 나선 사람들도 모두 우리의 모습이다. 이처럼 메르스는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메르스는 해로동혈의 부부맹세를 화장 산골 해야 하는 슬프고 안타까운 애화를 남기고 있다. 세균성 폐렴과 천식으로 평소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82세)이 메르스에 감염되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종명한 후 간병하던 부인(81세)이 메르스에 감명되어 2주전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따라 운명하였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망구의 질년에 본인도 거동이 불편했을 터인데 투병중인 남편의 곁에서 불안과 고통을 참고 견디며 극진한 간병으로 위부지도를 다한 그 소박한 애정에 하늘도 감동하여 여생의 행복을 보장해 주어야 마땅할 터인데, 무심하게 임을 따라 떠나게 하였으니 어찌 통절치 않으리오.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자는 해로동혈의 맹세를 따랐던가. 장수의 시대에 아직은 더 많은 세로를 걸어갈 수 있는 연치인데 메르스는 세인까지 안타깝게 하고 말았다. 메르스로 사망한 경우는 화장을 한다고 하니 해로동혈은 이상적인 단어로 남는 것 같다. 해로동혈은'시경'에 나오는 말로서 패풍의 격고편(擊鼓篇)과 위풍(衛風)의 맹편(氓篇) 등에 전해오고 있다.
포항지역 투석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같은 대란은 포항선린병원이 인공신장실(투석실) 운영을 축소하는 등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곳에서 투석을 받던 100여명의 환자들이 타 병원으로 전원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부터다. 포항지역에는 800여명으로 추산되는 투석환자들이 선리병원과 성모병원, 세명기독병원 등 3곳의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3,4곳에서 투석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선린병원 투석실이 의료진난 등으로 운영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타병원으로의 전원을 통보하자 환자들과 가족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투석실의 특성상 각 신장실 마다 이미 투석장비 갯수와 운영인력이 한정돼 있고 그에 맞춘 환자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타 병원 으로부터 전원자를 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환자들과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대구시 모 간부 공무원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 10여 명에게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부터 수천만 원까지 돈을 빌려 놓고 이를 갚지 않아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7일 대구시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간부 공무원은 대구시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업무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면에는 권위적인 직위를 이용해 부하직원들에게 돈과 금품을 갈취해 왔다. 공무원행동강령에 있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다른 공무원에게 금전을 빌리거나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하 관계가 분명한 공직사회에서 내부 자정기능이 가동되지 않을 경우, 직장상사가 실제 금전이나 물품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갑질'하기 쉽다는 말이다. 이 '갑질'이란 단어는 씁슬하지만 올해 각광 받은 최고의 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키워드를 모아 놓은 트렌드 지식사전에는 갑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현충일이 포함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에서 ‘호국(護國)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킴‘을 뜻하고, ’보훈(報勳)은 ‘국가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어 나라에서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한 보답을 하는 일’을 뜻한다고 한다. 이날을 되새겨 보자는 취지에서 현충일이 제정됐다. 지난 6월6일에는 제60회 현충일이였다. 이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가보훈처 주관 또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기념식을 가졌었다. 과거 6월 한달을 추모의 기간으로 정해 지방자치단체·언론·종교계·학생 등 온 국민이 참여하는 통일글짓기와 나라사랑 글짓기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많았지만 요즘 행사축소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안타깝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이달2 4일쯤 역사적인 지하처분이 시작된다. 첫날 32드럼이 지하에 최종 처분되고 매일 32드럼씩 연말까지 3천 드럼이 처분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당초 24일 준공과 함께 지하에 처분키로 했지만 메르스 파장으로 인하여 준공시기를 무기연기, 방사성 폐기물 지하처분 행사만 치르기로 했다. 주최 측은 거리에 나붙은 현수막을 철수시키고 이미 초청장이 발송된 전국의 1천여 명의 귀빈들에게 취소통보를 해야 할 딱한 처지에 있다. 방폐장 준공은 원전 도입 38년 만에 원전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국민적 숙제를 해결한 역사적인 날이다. 정부는 중·저준위 처분장(방폐 장)건설에 필요한 용지를 선정하는데 19년이 걸렸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원자력 밖에 대안이 없다는 정책결정으로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원전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원전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방사성폐기물이 쏟아졌고 사용 후 핵연료 처리에 앞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리의 절박성을 이유로 국민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추진하다 부안사태를 맞기도 했다.
에너지 정책에서 안타까운 점은 중요 이슈마다 의견이 찬반으로 갈려 결정 유예상태가 오래간다는 사실이다. 원자력발전소 건설, 고준위 방폐장, 배출권 거래제, 재생에너지, 전력산업 구조개편 등이 그렇다. 해외자원개발에도 당위론과 실천의 간극은 크고 지속한다. 결정이 시급한 에너지 정책들이 미뤄지면 소요 재원과 혼란이 추가되며, 심지어 정책이 실기해 무산되기까지 한다. 양측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소신을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메커니즘이 있는 것 같다. 전문가는 좁은 분야에 장기간 종사해 그 분야의 지식, 경험, 인맥 등이 축적된 사람이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성격이 비타협적이거나 고집불통인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정책 결정에 대한 공식 논의에 들어가면 대부분이 '의심을 본분으로 하는' 과학자의 태도가 아닌, 병사(soldier)의 태도를 보인다. 정치 분야에 만연한 진영논리가 에너지 정책 논의에도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이들은 정치인이 국가적 대의가 아닌 개인의 이해를 우선하기 때문에 진영논리가 기승을 부린다고 말한다. 이 말은 개인의 정치적 생존환경이 대의를 고려할 만큼 호흡이 길지 않다는 뜻일 수도 있다. 에너지정책도 그런가. 원자력발전 문제를 예로 보자.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자력 관련 기업과 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소속 전문가는 원전에 긍정적일 것이다. 개인 의견과 무관하다. 반면, 환경단체에 속한 전문가는 대부분 반대 입장이다. "원전이 석탄발전을 대체해 친환경적이다"는 주장은 외면된다. 이것도 구성원의 개인 의견과 무관하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든, 지구온난화든, 수소에너지든, 전기차든 진정한 과학자라면 두 가지 입장을 저울질해야 한다. 진실은 그 중간 영역인지도 모른다. 과학에 확신은 없다. 명색이 전문가라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논의 현장에서 그런 모습은 드물다. 어떤 연유로 젊은 시절 어느 곳에 취업하느냐가 원전에 관한 평생의 주장을 결정한다. 대학의 어떤 학과에 입학했느냐가 전력산업구조에 대한 입장을 결정한다. 관료들은 현재의 보직에 따라 주장이 갈린다. 아니다 싶으면 이탈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백지(白紙)로 출발했으나 경력이 쌓이면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형성되고, 인맥도 굳어지다 결국 자신이 변한다. 전문가가 될 정도가 되면 사고도 묶인다. 확신하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예외는 드물다. 어떤 깨달음이 있어도 주장을 바꾸기 어렵다. 외톨이가 될 용기가 있었다면 조직에서 성장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인간 세상이 비슷하다. 이탈리아 무솔리니는 본래 사회주의자인데 우연히 극우 파시스트가 됐고, 가난한 신학생이었던 스탈린은 공산주의자가 됐다. 이들이 특별한 경우일까. 환경은 사람을 바꾼다. 사람들이 진실로 원하는 것은 이념이나 주장보다, 자신의 지위와 그것이 주는 작은 이익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렇게 이기적으로 진화해 왔을 것이다. 덜 이기적인 개체들은 자연과 사회에서 꾸준히 도태됐고, 현재도 도태되고 있다. 이를 부인하면 과학적 태도가 아닐 것이다. 현재의 에너지 분야 정책 결정 제도는 인간의 이런 속성을 간과하고 있다. 인간이 공공선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임을 전제하는데 이런 단편적 사고가 전문가를 집단에 속한 병사로 만들고, 정책의 대치상태가 지속하게 한다. 로마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 방식은 시사점을 준다. 투표에 참가한 추기경단의 이기심과 양심을 함께 보는 것이다. 그 특징은 투표 내용에 관한 비밀유지다. 선거인단의 외부접촉은 엄격히 금지된다. 투표용지는 그 자리에서 소각되고, 최종결과만 공표된다.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몇 표를 얻었는지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교황 선출 후에도 영원히 비밀로 묻힌다. 지금처럼 에너지정책의 근본을 결정하는 논의들이 이런저런 경로로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외부로 유출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인간의 양심은 보호받을 때 발현된다.
경주지역에서 메르스 숙주병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메르스 환자 동국대병원 이송에 이은 또 하나의 사건이어서 경주시민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폐기물이 처리되고 있는 곳은 안강읍 두류공단의 폐기물중간처리업체인 원-에코로 여기에서 2014년 1월부터 연간 3,713t이 소각처리 되고 있다. 이 업체는 내년 12월까지 삼성서울병원과 계약돼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말까지는 서울대병원에서 발생하는 병원폐기물 연간 2,828t도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전염성이 강한 메르스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이 300㎞가 넘는 원거리를 이동 경주에까지 오게 된 경위와 관련규정의 불합리성에 있다.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간접적인 접촉에 의한 2,3차 전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폐기물은 취급을 소홀히 할 경우 치명적인 메르스 확산을 초래해 자칫 재난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인식한 환경부가 '이동거리 최소화' 지침까지 내린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환경부가 메르스가 발생한 뒤인 지난 4일 내린 처리지침에 따르면 평소의'이동 최소화, 밀폐 후 소독, 그리고 운반 시 영상4도 이하 유지' 이외에도 추가로 발생 당일 배출된 폐기물을 소각업체로 바로 운송해 입고 즉시 소각토록 하고 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 처리업체 직원은 "최대한 빨리 소각하려 해도 30ℓ 용량 합성수지 밀봉박스를 한번에 태우면 대기오염 농도 기준을 넘어서게 되고 또 밤늦게 들어온 폐기물은 당일 소각이 어렵다"고 하고 있다. 경주시민들이 두려워하고 분노를 느끼는 이유가 있다. 경주지역에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있는데다 경주는 국제 관광도시라는 점에서 '경주가 나쁜 폐기물의 집합소냐' 라는 반감과 함께 이번 사태가 가져다 줄 파장이 커지지나 않을 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정부나 지장자치단체가 메르스가 발생한 뒤 조치과정에서 환자의 동선과 격리에만 신경을 섰지 전염성이 사람에 못지않은 이러한 폐기물의 이동 동선이나 처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정부와 정치권은 이번기회에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원거리 이동을 금지하고 '권역별 폐기'를 의무화하는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또한 이를 강제하는 긴급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전염병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 처리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볼일을 보고 뒤를 딱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처리 매뉴얼과 관련 규정 정비가 시급하다. 경주시도 관리권이 없다고 넋을 놓고 있을 일이 아니라 두눈 부릅뜨고 감시 감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북지역의 가뭄 상황이 심상치 않다. 비다운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현상은 영덕, 울진 등 경북동해안과 안동등 경북 북부지역은 물론 경북도내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경북지역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77%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기다 6월에는 큰 비가 올 것 같지 않고 7월부터 시작되는 장마의 영향으로 가뭄이 완화될 것 같다고 하니 그때까지 가뭄피해가 걱정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시·군은 메르스 사태 속에서도 가뭄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구미와 상주시 등은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농작물 가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구미시는 읍·면·동에 양수기 대여, 간이용수원 개발 등 가뭄지역 밭작물 급수 대책을 추진중이다.상주시도 5월 강수량이 24.3㎜로 평년대비 26.3% 수준에 불과하고 관내 평균저수율도 47.6%로 평년보다 낮은 상태인데다 당분간 큰 비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자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상주시는 굴삭기와 양수장비를 동원해 30여지구에 대한 하천굴착과 양수작업을 실시하고 앞 로 비가 오지 않을 것을 대비해 예비비 1억 700만원을 긴급히 투입해 하천굴착 및 가물막이, 저수지준설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시에서 보유한 양수장비를 총동원해 농업용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와의 공조를 통해 저수지 용수를 방류해 물 부족지역에 대한 농업용수를 공급과 가뭄해소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울진군의 가뭄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농업 용수 부족뿐이 아니라 당장 식수가 고갈나 울진군에서 급수차로 식수를 공급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울진군에 내린 비의 양은 지난해의 41%수준인 70mm에 불과해 상수도 취수원인 울진 남대천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수돗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가뭄이 계속되면 제한급수에 들어가야할 정도로 울진군의 가뭄사정은 심각하다. 경북도는 도내 가뭄상황을 두고 볼수 없게 되자 지난 16일 김관용 경북도지사 주재로 가뭄확산에 대비한 관계기관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가뭄대책 예산 추가지원 등 가뭄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가뭄에 따른 농작물피해를 최소화하고 도민들이 식수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가뭄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정해 가용자원을 총 동원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