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나무는 묵묵히 서있다. 동장군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세상을 호령한다. 동장군의 추상같은 위력에 나무는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겨우내 묵언(默言) 수행을 하는 성자(聖者)가 된다. ..
대학교 재학시절에 학도군사훈련단(ROTC)에 지원하여 소정의 장교후보생 과정을 수료하고 졸업과 동시에 포병소위로 임관하였다. 1966년 3월 19일에 육군포병학교에 입교하여 소정의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고 동부전선 최전방인 포병부대에 배치되었다. 오른쪽에는 백암산이..
설 연휴 동안 포항시가 관광지로서 큰 인기를 끌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 모습은 눈에 띄었다. 총 16만 명의 관광객이 포항을 찾았고, 이는 단순한 방문객 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포항이, 이제는 그 자..
빼어난 미모에 사교적이던 여인을 안다. 이런 그녀가 스스로 외톨이 되어가는 것은 주변으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아서가 아닌가 싶다. 이건 다소 미안한 얘기지만, 어쩌면 그녀에게도 적잖이 잘못은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소 주위 ..
옛날 중국에 어질기로 소문이 자자한 용봉(龍峯), 비간(比干), 자사(子史)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어질었으나 어짊으로는 목숨을 구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었다. 어진 사람이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해 자극을 받은 도둑의 무리가 그들의 우두머리인 도척(盜..
누구나 자신과 공통분모를 지닌 사람에게 호감을 지니기 마련이다. 필자 경우 극히 인간적 면모를 지닌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여기에 강한 소신과 주관을 갖고 있다면 더욱 매력적이다. 하지만 때론 인간만큼 사특한 동물이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산 18-1번지에 가면 신라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제56대 경순왕의 묘소가 있다. 경순왕이 즉위할 당시 한반도는 후백제, 고려, 신라로 분열되어있는 후삼국 시대였다. 신라는 후백제 견훤의 침략으로 영토는 점차 줄어들었고 국가의 기능이 거의 ..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 편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그녀가 피렌체에 살고 있을 때 하루는 지인이던 경찰서 수사과장이 와서, 카이사르에 대한 책을 빌려 달라고 했다. 한 달쯤 후 책을 돌려 주러 왔을 때 독후감을 물으니, 그는 '같은 시대..
한자로 원(圓)이란 동그라미를 의미한다. 동그라미는 둥글게 그린 모형이나 둥근 모양이다. 한때는 돈(화폐)의 변말(은어)이기도 했지만, 한자를 모아 부수와 획수에 따라 배열하고, 정리한 옥편이라는 책이 있었다. 음과 뜻, 자원 등을 적은 한자 사전에 '원'에..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오래 있을 거야,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잘 모르겠어,(…)아니, 말은 필요하..
이야기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면서부터 인간과 함께해 왔다.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부족의 연장자들은 신과 신화와 전설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상 모든 일은 이야기에 의해 소통되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해 ..
서로 충돌하는 두 의견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말하는 양비론(兩非論)을 중도(中道)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도둑을 잡았는데, 만일 도둑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나는 의적(義賊)이라 주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면, 그 도둑을 응징하라는 사람들의 주장 역시 양비..
행복한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설파한 뒤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견해를 펴왔..
친구들이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갖거나 혹은 수시로 점심을 함께 먹자고 폰(phone) 연락이 오면 대단히 반갑다. 기로(耆老)의 나이가 되니 성급한 친구들은 더러는 구원(九原) 정토로 떠나가서 해마다 재행무상(諸行無常)을 느끼며 고독을 다해가고 있다. 그래서 만남은 더..
제멋에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자신을 너무나 잘 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감동을 잘하는 단순함이 있다. 또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한번 신뢰로 인연을 맺으면 상대방이 등 돌리기 전엔 먼저 정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진실을 짓밟고 자..
영하권의 강추위가 지속되며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국 1만531건(27.41%) 화재가 겨울철(12월~익년2월)에 발생했다. 겨울철 인명피해는 725명(30.07%..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 산 14-3번지에 가면 조선조 16대 인조 임금의 동생 능원대군 이 보(1598~1656)의 묘가 있다. 이 보는 선조의 아들인 정원군과 인헌왕후 구씨의 둘째 아들이자 바로 인조의 친동생이 된다. 11세에 선조의 왕자인 의안군이 ..
역사에 수록된 세계사의 한 편에, 우리 민족은 수없이 많은 가난과 당쟁, 그리고 전란(전쟁)을 겪은 불운의 나라라 한다. 사랑에 굶주린 경험도 당해보았고, 인정에 메마른 체험도 느껴보았다. 고향 땅을 떠나 피란살이도 해 보았고, 일거리를 찾아 객지로 이산하며 살았..
눈이 몹시 귀한 이곳에도 그저께 눈이 내리더군요. 눈발에 섞여서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환호하고 뛰어다니는 웃음소리가 허공으로 솟구쳐서 눈송이에 섞여 내립니다. 짧게 내리던 눈이 그치고 밤중에는 구름 걷히고 별이 총총한 하늘에 상현달이 말갛게 떠 있습니다. 겉옷을 찾..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물론 시도민에게 고하나이다. 지금 제2의 구국 정신이 절실하다. 수도권 중심주의의 블랙홀이 국가를 위협하고 있는 만큼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구국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대구·경북은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고, 구국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