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식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이 5·18 기념식에 총집결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기념식은 민주주의, 항거, 인권으로 상징되는 5·18 정신을 계승해 통합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석자들은 5·18을 상징하는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껏 제창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광주시민"이라는 즉흥적인 문장도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은 명실상부한 통합의 장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5월 18일은 1997년 국가 법정기념일로 지정됐지만, 정권의 색채에 따라 기념식을 둘러싼 논란과 파행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 집무실 수석들, 각 부처 장관 등이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 참석자만 100여 명에 달했다. 대부분 서울에서 출발하는 KTX 특별열차를 타고 도착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5·18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으로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나란히 손을 잡거나 주먹을 쥐고 흔들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기념식을 마쳤다. 보수정권인 윤 정부에서 오랜 진영대결 구도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더는 기념식을 둘러싼 갈등은 없었으면 한다.  당초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기념사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아쉽지만 추후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헌법 전문에는 현재 3·1운동과 4·19혁명 정신이 담겨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5·18 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기 위해 그 문구를 헌법 전문에 추가하는 것을 희망한다. 오늘 기념사에 관련 발언이 포함되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한준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씀했다.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헌법에 담기 위한 노력에 조건 없이 동참해 국민 대통합의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앞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논의하기 위한 헌정특위 구성을 여당에 제안했다. 개헌은 권력구조 개편 등이 맞물려 있어 쉽지 않은 문제다. 윤 대통령이 동서를 가로지르고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의 주춧돌을 깔았으니 이제 그 위에 통합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 연합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