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달 카스텔라처럼 뜬 밤 관객들 개미처럼 흩어지는 밤 분칠한 어린 광대가 천막을 나와 밤하늘 바라보며 잎담배 태우는 밤 늙은 광대가 어린 광대에게 잎담배 하나 얻어 불을 붙이고 작고 노란 달을 올려다보는 밤 천막에서 나온 또 ..
올 봄 화사한 꽃물이 가슴에 스며오는 듯하여 마냥 행복했다. 그토록 앞 다퉈 자태를 뽐내던 봄꽃들이 지자 꽃 진 자리에 연초록 이파리들이 날이 갈수록 푸르름을 더하는 5월이다. 눈부신 산하(山河)의 신록에 이끌려 마을 뒷산을 오르노라니 숲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향취에 ..
동양철학의 기본은 음양오행사상에서 출발한다. 음양설과 오행설은 초기에는 각각 따로 발생했으나 두 이론의 특성상 모두 자연의 원리에 대한 기초 이론으로써 우주의 자연현상을 이해하는데 편의상 결합해서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두 이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의..
6월 1일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초선이나 재선이나 다선에 도전하는 기초·광역·단체장 출마자들은 저마다 화려한 학력과 사회활동, 의정활동으로 만들어진 홍보물로 도배하고 있다. 출마자들이 자신의 집착(執着)된 허상(虛像)을 아름답게 포장하여 시민을 현혹시키는 화려한 말장..
사람이 태어나면 먼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인 이름을 짓고, 관청에 가서 문서로 출생신고를 한다. 그러면 국민으로서 자격이 시작된다. 첫 번째로 성명의 기록이다. 성명(姓名)은 성과 이름으로 성함, 씨명이라 부른다. 성은 한 줄기의 혈통끼리 가지는 칭호로 높임말..
시골집에 손바닥만한 뜰을 가꿉니다. 겨울에 죽은 듯 깊은 잠을 자던 식물들이 봄이 오는 것을 어찌 알고 때 맞춰 얼굴을 내밉니다. 그러다가 일이 있어 한참만에 시골집 마당에 오면 경이롭게 자라 있는 풀들을 봅니다. 거기서 나는 잠깐 망설임에 흔들립니다. 저 풀들을 그냥..
봄이 오기도 전에 개나리와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가을 길가를 메웠던 코스모스는 여름이 채 끝나기에 앞서 만개하는가 하면, 가을철에 즐겨 찾던 포도는 여름 과일로 그 자리를 옮겨 버린 지도 오래다. 가까이 지냈던 한 화가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옷을 입는 감각이..
미국 펜실바니아주 체스터 카운티의 호텔, 멘델홀인의 대회의장에 모인 100명 정도의 농가는 유전자 편집에 대한 지식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버섯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이들 지역 재배농가는 매일 평균 500톤의 양송이 버섯을 출하하여 펜실바니아주 연간 12억 달러인 ..
OTT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미디어의 세계라도 해도 될 만큼 영상 매체가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날,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제작자들은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요소들을 방송 시장에 ..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7월 자치경찰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생활안전, 여청, 교통 등 자치경찰사무를 관장하게 될 ‘경상북도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도지사와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고우현 도의회
젊은 날엔 설익은 생각이 대부분이었나 보다. 남성들은 여자와 달리 매사 강하여 마음도 굳건할 것이라고 믿은 게 그것이다. 또한 남자들은 한결같이 마음이 바다와 같아 여자처럼 옹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들을 우러르는 마음까지 있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이 나이에 이..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라 전체가 무당판 같이 시끄럽다.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의 출마자들은 자신이 최고라 한다. 빈항아리에서 요란하게 입 나팔만 불고 있는 모습이 도토리 키 재기다. 경력에는 무슨 단체의 장이나, 사회봉사활..
풍수에서는 바람을 음풍과 양풍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음풍(陰風)은 요풍(凹風)이라고도 하며 오목하게 파이고 꺼진 곳이나 긴 골짜기에서 거세게 몰아닥치는 곡풍(谷風)을 말하는데 산세가 험준하고 골짜기가 깊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찬바람이다. 예를 들어 물이 넓게 퍼져서 흘..
현대인이 생활하다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자연·사회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태풍, 지진, 공사장, 대형병원 화재 사고 등과 같은 자연·사회재난과 씽크홀 사고, 공사장 크레인 전도사고, 승강기 안전사고와 같은 생활 속 안전사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송충은 솔잎만 먹듯이, 근심은 마음만 갉아먹는다는 전래가 있다. 과도한 걱정을 자주하는 사람이 있다. 늘 무엇이든 걱정하는 사람이나 늘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사람을 두고 '걱정꾸러기'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이고 심적인 고민인 걱정·근심이 또 하나의 ..
경쟁 없는 사회는 고인 물로 죽은 사회나 마찬가지다. 한국 정당정치가 그렇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무려 494명이나 된다. 정치지망생이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시·군·구의원, 시장, 군수, 구청장. 여기에 경쟁이 없다면 이건 죽은 정치를 명확히 말해 주..
지금부터 60년 전의 이야기이다. 단풍이 곱게 물든 중추의 캠퍼스는 아름다웠다. 의자에 앉아 만추의 승경(勝景)을 감상하며, 다음 강의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농담을 즐겨하는 한 친구가 '나는 요즈음 중국어를 배운다'고 하면서 자기의 여자 친구에게 중국어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이 두 속담은 요즘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진다. 보기에 좋아 떡을 집었는데 맛까지 좋으니 행운이고 칙칙한 옷 사이에서 때깔 좋은 옷을 골랐는데 같은 값이라니 이 또한 행운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드물게 ..
다음 글은 일본 닛케이사가 발행한 '사이언스'지 2016년 6월호에 게재된 특집 '뇌내 GPS'의 소항목 편두통의 예방약을 발췌 번역했다. 63세의 정부 요인은 일할 수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편두통을 앓았고, 또 다른 발작이 찾아왔다. 친구의 편지에 "..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다. 속표지에 '이문규 교수에게'라는 헌정 문구를 넣은 김광기 교수의 책을 바로 그 이문규 교수에게 받았다. 하얀 종이에 손 글씨를 정성스럽게 쓴 편지와 함께 따끈따끈한 신간을 받았다. 이문규 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