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금과옥조 같은 절대 가치로 여겨진다. 그런데 근대화 기간 유입된 전문 용어가 대부분 그랬듯 외국어를 번역해 들여온 이 단어는 사실 사상이나 주의가 아닌 정치 체제를 뜻한다. 민주주의는 모두 알듯 영어로 democracy인데, 제도 발상지인 그..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당시 그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신분으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특별수사팀장을 맡고 있었다. 사람보다 원칙에 충성한다는 이 말 한마디..
2010년 6월 성남시청에 들어선 이재명 시장이 시 공무원들을 불러모았다. \"지금까지의 허물은 다 덮어두겠다. 앞으로 뒷돈 받고 위에 갖다 바치면 절대 가만 안 두겠다. 실력만 보겠다.\" 새 시장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던 공무원들은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처음에 ..
\'부동산 공화국\'이자 \'서울 아파트 만사형통\'인 대한민국에서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저축하고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부터 사는 게 우선이었다. 그 결과 가계가 가진 평균자산 5억4022만원(2024년 3월말 현재·가계금융복지조사)중 75.2%(4억644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주5일(주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것은 21년 전이다. 처음부터 전면 시행하지도 않았다. 시행 범위와 속도를 두고 논쟁이 많아 결국 2004년 7월 공기업과 금융보험업,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에 우선 적용됐다. 오랜 격론 끝에 법..
커피 한잔하려고 카페를 찾을 때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매장 안에 젊은 손님들이 대부분인 경우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들어갔다가 다른 사람들한테 괜한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지레짐작에서다. 아예 업소 출입문에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이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53) 씨가 최근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서 귀가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김씨는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대통령 남편이 구속되고 파면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졌을 것이고 특검 소환을 앞둔 중대사건 피의자로 전락한 터라 ..
"진짜 성장을 위한 경제 대혁신을 추진하겠다. 기본방향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처럼 경영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이다. 진짜 주주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공무원은 주주의 뜻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해 국가 경제를 경영해야 하는 대리인, 핵심 사원이다. 이..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유럽에 이어 아시아 동맹국에 '더 많은 기여'를 주문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에 청구서 두 장을 동시에 내밀었다. 하나는 관세, 다른 하나는 방위비 분담금이다. 12·3 계엄 사..
한국은행은 정기적으로 총재가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금융협의회를 연다. 안건은 주로 통화 정책 및 금융 상황이지만, 그와 연관되는 가계부채부터 물가·수출 등 실물 경기나 기업 경영, 채용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경제 관련 사안이 화두에 오른다...
1997년 12월 26일, 김대중(DJ)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5공 인사인 김중권을 임명하자 여권이 발칵 뒤집혔다. 김중권이 누구였던가. 전두환이 집권하자 판사 법복을 벗고 민주정의당에 입당해 3선 국회의원을 하고 노태우 휘하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데 육아와 관련된 서비스 요금은 오히려 빠르게 오른다고 한다. 상품 수요가 줄면 상품 가격이 하락하는 게 당연한데 가격이 되레 상승하는 기현상이다. 대표적인 게 산후조리원 가격이다. 업체들이 수요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려 ..
변호사는 과거 출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변호사 자격을 얻는 사법시험 합격이 개천에서 용 나는 것에 비유될 만큼 극도로 어려웠던 영향이 컸다. 1970년대까지 사시 합격률은 최저 0.2%에서 평균 1%대 중반을 기록했는데, 60명을 선발한 1975년 사시(17회)에서 ..
중동의 작은 해협에서 전쟁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곳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해협은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을 잇는 좁은 수로다. 하루 평균 1700만∼2000만 배럴의 원유와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가 오가는 에너지 수송로이다. 가장 좁은 곳은 33㎞에 불과..
서울 강남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테헤란로(강남역~삼성역)의 원래 이름은 삼릉(三陵)로였다. 삼릉은 조선 성종과 정현왕후가 합장된 선릉과 아들 중종 묘의 봉분인 정릉을 합친 말인데, 1972년 서울시가 이 길을 낼 때 인근에 삼릉공원이 있다 해서 삼릉로라 이름 지었다. ..
198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는 인공지능(AI)이 자의식을 형성하고 인간을 적(敵)으로 간주하는 미래를 그렸다. '스카이넷'이란 AI가 스스로 판단해 핵무기를 발사하고, 인간 저항군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터미네이터'라는 사이보그를 과거로 보낸다. 기계..
북한에 납북자 생사 확인을 요구하는 전단을 보내온 납북자단체가 이재명 대통령이 납북자 가족을 위로한다면 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중단을 요청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 얘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온갖 대내외 악재에 억눌려 추락을 거듭하더니 이젠 언제 그랬냐 싶게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며 코스피 3,000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증시를 둘러..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유럽의 재무장을 완성하겠다는 국방백서 `대비 태세 2030'을 최근 공개했다. 향후 5년간 유럽의 국방비 지출을 현재보다 최대 8천억 유로(약 1270조 원) 늘리고, 국방 지출의 65%를 유럽산 부품 사용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일..
'패가망신'(敗家亡身)은 우리나라에서 정치 지도자가 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할 때 단골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 말로 국민에게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이는 노무현일 것이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노무현은 "인사와 이권 청탁을 하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