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의 경주 마우나리조트 지붕 붕괴,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은 많이 높아졌지만 이번에 제방이 붕괴된 영천 괴연지를 보면 과연 안전을 관리할 경북도와 영천시 등의 안전관리 능력도 함께 높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선뜻 신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주민들이 사전에 이 제방의 위험성을 알고 수차례 보강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데다 지난 7~8일 도내 재해취약 저수지 428개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에서도 이 저수지가 제외되는 등 지자체의 안전관리 능력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허점은 경북도의 홈페이지에서도 나타난다. 세월호 사고 이후 경북도는 그만큼 안전관리를 강조해왔으면서도 홈페이지에는 재난대책본부 사이트가 어느 새 사라지고 없다. 안전관리에 대한 경북도의 인식이 후퇴했다는 증거다.  경북도의 안전의식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면 재난대책본부 사이트는 홈페이지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돼야 할 것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 사이트만큼 유용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를 SNS와 연계할 경우 재난 발생 시 현장 상황이 바로 전해지면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특히 큰 재난이 동시다발적일 경우 가장 가까운 곳에 구조대를 파견하거나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기에도 손쉽다. 재난발생 때는 전화의 경우 통화가 폭주해 대책본부 관계자가 통화하는 데 진을 빼게 마련이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당했을 때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지역을 다녀갔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어느 지역을 가야할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등을 알기 위해 해당지역 지자체의 홈페이지를 뒤졌지만 이를 안내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어 무작정 왔다가 제대로 된 봉사활동도 못하고 돌아가야 했던 일도 많았던 경험이 있다.  경북도의 홈페이지가 바로 이 같은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 그런데 재난 대책의 가장 초보적인 자료인 도내 각 지역별 강수량 파악조차도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후진성이 보인다. 강수량을 파악해 그것을 도민들에게 제공하는 일도 안전총괄과는 치수방재과에 있다 하고 치수방재과는 안전총괄과 소관이라며 서로 떠민다고 한다. 재난이 닥쳤을 때 이같은 기본적인 업무분장조차 돼 있지 않다면 초기대응 부실, 혼란으로 인한 사태 확산 등이 뻔하다. 경북도의 꼼꼼한 행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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