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총잡이 진종오(37·kt)는 올림픽 3연패와 함께 4개의 금메달을 따고도 여전히 우승에 목이 마르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진종오의 올림픽 3연패는 사격 역사를 뒤져봐도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올림픽에서만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김수녕(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과 함께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사격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이뤘지만, 그는 아직 총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경험 많은 선수가 목표를 달성하면 어김없이 나오기 마련인 은퇴시기에 대한 주위의 궁금증도 직접적인 물음이 있기 전에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진종오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다. 주위에서 언제 은퇴하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것은 나에게서 너무 가혹하다. 은퇴를 하라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만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지금도 은퇴를 고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다음 올림픽에 대한 도전이라기 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격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라고 하는데 그런 말만은 자제해줬으면 한다"며 "정정당당히 경쟁해서 선발전을 통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충분히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고, 실력대로 올림픽에 출전해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진종오는 우리 나이로 38살이다. 내후년이면 마흔이 된다. 다른 종목 선수였다면 당연히 은퇴를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을 만한 나이다. 그런 면에서 사격은 축복 받은 종목이다. 기초 체력과 감각을 유지한다면 50대까지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이번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도 진종오보다 다섯 살이나 많다. 이번 쑤안 빈의 경기력만 놓고 봐도 진종오 역시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충분히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 제일 좋아하는 사격을 이제는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진종오는 가히 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어떠한 업적을 남길지 그의 행보를 계속해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