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세월을 두고 본래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는 작품의 가치상 중요한 문제이다.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변함없는 색채와 글미에 사용된 재료가 온전하게 보존되어야 나중에라도 그림이 가치있는 자산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술작품을 선택해야 할 경우에 우선 자신의 선호도에 맞는 것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일어날 수 잇는 물질적(재료의) 변화는 생각하질 않는다. 처음에는 무조건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의 가벼운 그림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소지가 변하고 색채가 퇴색되어 본래의 신선도는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수채화나 동양의 수묵 담채화와 같은 수용성 채색재료를 사용한 그림은 처음에는 맑고 투명한 느낌이 좋아 보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유화(oil painting)나 진한 채색의 그림에 비해 훨씬 빨리 탈색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넓은 창의 현대식 건물이나 고도의 밝은 조명아래에서는 채색의 변화가 더욱 쉽게 진행된다. 옛날에는 채색재료가 천연 광물에서 주로 만들어져 세월이 지나도 본래의 빛깔이 오래 유지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채색재료가 합성안료로 제작되기 때문에 광선과 공기에 의해 쉬이 변화되기 마련이다. 르네상스 이후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해 온 회화재료 가운데서 가장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재료는 유화물감이다. 유화는 일반적으로 두꺼운 천에 그리게 되며 아마인유 같은 내구성이 뛰어난 기름이 용해제라서 마른후에 채색 표면이 기름으로 피막이 형성되기 때문에 습기나 광선에 잘 보호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 세계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는 고가의 그림들은 거의가 유화임을 보아도 유화재료의 표현성이나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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