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동해의 ‘해뜨는 감포감자’땅 속에서 자라고 있는 웰빙 감자 ‘아피오스’
머지않아 고운 자주빛 꽃잎 가진 아피오스 감자꽃이 동해의 푸른 바다를 유혹할 것이다. 그 꽃 따다 말려서 허브향 은은한 차 마시며 겨울을 나면 기능성감자 아피오스의 수확이 시작될 것이다. 아직 땅 속에서 농부들의 꿈과 희망을 받아먹으며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새로운 봄을 맞이할 희망이 있으니 지루하다할 일만은 아니다.
모두가 아는 감자, 효능이 있나?
따뜻한 지방에서 널리 재배되는 감자는 주성분이 탄수화물로 열량 급원 식품이다. 고구마에 비해 수용성 당분이 적어 맛이 담백한 편이며 칼슘, 인,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해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한데, 특히 비타민 C는 전분에 둘러싸여 있어서 열에 파괴되지 않으며, 밀가루보다 더 많은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고 날감자 100g은 열량 80cal에 해당한다(피자 100g 당 열량 250cal). 고혈압, 신장병, 구내염, 피부병 예방 및 주름·기미·여드름 방지, 변비, 빈혈, 다이어트, 위궤양, 영양부족, 설사, 기관지천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가지, 싹이 나거나 푸르게 변한 감자는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자 싹에 있는 솔라닌은 식중독과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또 껍질 바로 아래쪽에 영양소가 많으니 껍질은 숟가락으로 긁어내서 먹으면 좋다.
청정 동해의 ‘해뜨는 감포감자’
올해 처음 단지를 조성하고 5개년 사업을 시작한 기능성 감자 재배단지는 동해가 눈앞인 감포에 있다. 해양성 기후라 바람이 많이 부는 지형적인 단점이 있지만 서리 피해가 적고 온화한 기온은 감자가 자라기에 더없는 조건이다.
감포의 팔조, 대본, 오류 일대 4.7ha에서 150여톤의 감자가 생산되지만 농가당 재배규모가 0.1ha 내외로 영세하고 농촌 노동력의 고령화와 새로운 작목에 대한 재배기술 부족으로 소득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 건강식품으로 인식된 감자의 소비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최대 생산국인 중국 감자의 품질 저하로 국내 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재배규모 확대 및 우량 품종 재배단지 조성, 기능성 감자 아피오스 보급 등 지역 소득작물 발굴 등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는 작년부터 감포 기능성감자 소득원개발사업을 계획, 시행하고 올해는 피복기 5대, 수확기 5대 등 생력 농기계 보급, ‘해뜨는 감포 감자’ 포장브랜드 개발, 감자 17종의 전시포 설치 등 재배 시설, 장비, 자재, 종근 등을 지원했다.
지난달 13일에는 감자 17종의 품종에 대해 수확량, 재배법, 문제점 등을 평가하고 지역 적응 고소득 품종을 선발, 우량 품종 재배 단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기능성감자 소득원 개발사업 평가회’를 열었다. 또 감포감자작목반을 기능성감자 작목으로 전환하고 희망하는 사람들만 영입해 현재 43명의 회원이 공동작업으로 재배기술을 확립하는 등 기능성감자 재배에 마음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기능성감자 ‘아피오스’
기능성감자 '아피오스'의 종구는 대추 크기로 일반감자의 1/2 ~ 1/3 크기이며 포기당 20~30개의 포도송이 같은 괴경이 연결되어 성장한다. 재배 방식도 일반 감자와는 달리 지주를 설치해 재배한다. 일반 감자 대비 칼슘 30배, 철분 20배, 단백질 6배로 아토피 질환, 피부노화 방지, 당뇨, 비만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최근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을 다량 함유한 것으로 밝혀져 일본에서는 건강기능개선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감자농사를 10여년 해 온 감포감자작목반 정병태 회장은 “아피오스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 올 초 농촌진흥청에 성분분석 의뢰를 해 놓은 상태다”며 내년 3~4월경 종서를 수확해 작목반 회원들에게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종서용으로 고가에 판매하는 소농가들이 다수 있지만 아직 대량 보급되지 않은 품종이므로 재배기술 및 유통을 선점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쟁력 있는 감자 만들기
정병태 회장은 “보통의 감자는 100~120일 정도에 수확하는데 ‘조풍’은 90여일이면 수확이 끝난다. 음력 설 지나고 이내 작업에 들어가 내년 5월 이전에 수확이 끝나도록 해서 가격을 높일 예정이다”며 “5월에는 물량이 적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 농가소득에 엄청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6월 현재 20kg 박스에 2만~2만4천원, 10kg 박스에 1만~1만2천원이며, 5월에 수확이 끝나는 조풍의 경우 20kg 박스에 2만4~5천원 선을 유지한다고 한다.
감포감자는 현재 지정된 유통경로 없이 전국의 농산물 공판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기능성감자 아피오스의 수확이 시작되고 향후 2012년까지 40ha로 재배 면적이 확대되면 새로운 판로도 필요할 것이다.
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기능성감자 시범사업에 총 소요사업비 5억원(보조 70%, 자부담 30%)을 들여 5개년(2008~2012) 연속 추진하고, 동해안 지역 특성에 맞는 우량품종 보급, 유기물로 토양개량, 망사피복 재배로 병해충 방제 등 품질 고급화를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자리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아피오스 감자가 반가울 지경이다. 종서가 1kg에 4~7만원이나 하니 말이다.
사랑으로 키우는 식물이 더 싱싱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이 저희에게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아피오스도 알고 있을 터.
길고 가늘게 땅속을 기는 뿌리로 찌는 더위도 엄동설한도 이겨내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고, 드디어는 실하게 영근 희망들을 줄줄이 달고 세상 밖으로 달려 나올 것이다.
황재임 기자
사진=최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