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지난 10~16일까지 실시한 2008행정사무감사 본청감사를 하는 동안 준비소홀과 열의 없는 느슨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감사 준비를 위한 합숙에서부터 참여 저조로 의원들 간에 사전 조율에 실패, 형식적인 질문과 내용조차 옳게 파악하지 못한 채 오히려 집행부에 끌려가는 일이 허다했다. 같은 감사반 동료의원들도 모르는 참고인 출석 요구와 일방적인 질문 등 운영미숙과 준비소홀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었다. 이번 감사가 이렇게 김빠진 데에는 지역 케이블방송의 생중계가 무산된데 따른 의원들의 실망감과 반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본청 감사를 생중계 한 것은 작년 한 번에 불과하고 그 이전에 생중계를 하지 않았을 때에도 의원들은 현장조사와 불법사례제시 등 충실한 행정사무감사를 수행해 왔었다. 지난해의 경우 생중계를 의식해서인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의원들의 준비도 열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작년에는 생중계를 의식한 감사,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감사를 했다는 듯이...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가 지역현안이나 각종 사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살피는 의회의 중요한 책무의 하나다. 이유야 어떻든 이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의원들 스스로가 주민의 대표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의원들이 생방송 여부에 따라 감사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원들은 언제 어떠한 여건에서도 주민들이 맡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책무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다시 찾고 싶은 감동을 주자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경주지역 해수욕장들이 개장하고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경주는 동해안 32㎞ 해안선을 따라 옥빛처럼 푸르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적지를 갖추고 있다.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해수욕과 역사문화탐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또 각종 문화체험과 전시가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과 신라밀레니엄파크, 안압지 상설공연, 보문관광단지 야외상설공연 등이 있다. 안압지주변과 서출지의 연꽃과 동부사적지 일대의 야생화도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다. 경주는 동해의 청정해역과 역사문화유적과 각종 문화공연, 수려한 자연경관, 잘 가꾸어진 꽃 단지 등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조건을 잘 갖추었다. 그러나 전국 각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된 마당에 이러한 경주의 여건은 단지 장점일 뿐 결코 경주를 다시 찾고 싶은 이유는 될 수 없다. 경주가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도 해마다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은 오히려 이에 자만한 나머지 관광객을 소홀히 대하고 불친절하지나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관광객의 만족도는 좋은 시설과 공연도 중요하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민들의 자세에 있지 않을까 싶다. 손님을 맞는 시민들의 반가움과 고마움, 배려가 마음으로 전달된다면 그래서 편안하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관광을 즐기고 돌아간다면 아마 경주는 꼭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곳’으로 가슴에 남을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