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저전리 유적에서 길이 80m에 이르는 청동기시대의 농경용 관개수로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기원전 10세기 무렵의 청동기 시대 저수지 발견은 선사시대 농경문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도5호선 안동 서후-영주 평은 구간인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광평리 일대 8238㎡의 저전리 유적에 대한 제1차 조사에서 계곡 하류에 위치한 너비 15m 길이 60m 규모의 저수지를 발견했으며 올해 시작한 2차 조사에서 1차 저수지 상류에 같은 시기의 저수시설이 이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청동기 시대의 저수지는 구덩이를 파고 물을 가두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물을 보다 많이 가두고 유속을 늦추기 위해 곡선적인 유로로 저수시설도 몇 군데 연속해 조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구조는 수온을 상승시켜 벼의 냉해를 예방하는데 적합했을 것이며 적은 노동력을 투입해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여 진다.
1차 발굴 조사 후 2차 조사는 평면조사에 주력해 2차 저수지 부속시설인 관개수로가 만들어지기까지 일정기간 동안의 시간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관계수로를 만들기 위해 옛 저수지의 가장자리를 활용했는데 저수지 내부 쪽이 상대적으로 약해 붕괴우려가 있어 주변의 깨끗하고 단단한 생토를 파서 그 상부를 메워 대지를 조성했다.
수로의 단면은 V자 모양이며 전체적으로 확인된 길이는 80m 이상이다.
동양대 박물관 관계자는 “이처럼 저수지 상부를 메워 대지를 조성하고 벽 쪽에 붙여 관개수로를 만든 점에서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노동력을 동원해 저수지를 만들고 관개수로를 관리하면서 논농사를 지은 안동지역의 청동기인들은 우리 역사의 진전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주역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