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방문을 통해 지역민심 공략에 나선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지역사회 원로 및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쓴 소리를 들었다.
당의 정체성 문제에서 참신한 인물 부재, 잦은 당명 변경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류연창 목사는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류 목사는 "중간에 있으면 좌도 우도 다 지지를 받는 게 어렵고, 좌우 다 떨어져 나간다"며 "확실하게 진보에 서있으면 진보는 지지하고 중간에 있는 사람도 눈치를 보면서 넘어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정권에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왜 보안법을 없애지 못했냐는 것과 비정규직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며 "앞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내 길을 간다고 하는 확실한 신념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지도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정학 참길회 회장은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인기 없는 여당인데 왜 야당도 인기가 없을까"라며 "야당을 인정하지 않는 국민의 정치적 미래가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몇 차례 배신 같은 변신을 해 미운 당으로 찍혔다"며 "한나라당이 그 난리를 쳐놓고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우리 시민 정서는 밉더라도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주는 것인데 잘못했다는 말을 하기 싫어서 이름 바꾸고 모양을 바꾸는 것에 신물이 난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다음 정권에서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그렇게 해서 찍히면 20년 간다"며 "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할 때 한나라당 욕만 하지 말고 대안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 국민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멘트를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류상기 전 경북도의원은 "50년 동안 정당생활하면서 이렇게 사기가 저하된 적이 없다"며 "왜 이명박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우리당이 올라가지 않는가"라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는 "노선을 밝혀야 된다"며 "왔다가갔다가 하니까 다 떠난다. 당이 정체성이 없어서다"고 지적했다.
정종숙 대구여성단체연합 대표는 "2년 전 대구시 열린우리당 지자체후보 공천심사위원이었는데, 이런 후보들로 어떻게 한나라당을 이길 것인지 답답했다"며 "당이 2010년에 표를 받으려면 한나라당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인재를 발굴,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려면 대구에 '올인'해야 한다"며 "너무 진보정당의 이론보다는 몸으로 싸워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