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직원들에 대한 잘못된 성과급 산정방식으로 인해 경영평가 점수가 떨어지고도 1인당 성과급은 오히려 110만원이 늘었으며 전체적으론 약 815억원이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업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 점수에 따라, 月期 본급의 500%~200%의 성과 상여금을 받는데, 11개 공기업에 종사하는 7만4153명이 올해 받게 될 성과급은 1인당 평균 1319만원으로 지난해 1209만원보다 110만원이 증가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의원이 2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경영평가 대상 11개 공기업의 평가점수와 성과급 현황'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2007년도 경영평가 점수는 평균 75.39점으로 전년도인 2006년(78.37점)보다 2.98점 하락했지만 2007년도 평균성과급률은 430%로 2006년(392%)보다 37.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평가 점수가 하락했음에도 성과급을 더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성과급률을 정하는 계산방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계산방식은 기본적으로 점수가 가장 높은 기관이 최고 성과률인 500%를 받고, 가장 점수가 낮은 기관이 최하 성과급률인 200%를 받도록 돼 있지만, 나머지 기관들은 평가 등위나 개별점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1등과의 점수 편차가 적을수록 높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전년보다 경영평가 점수가 떨어져도 1등과의 점수 차이만 적게 난다면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지난 달 발표된 07년도 공기업 경영평가에 따르면, 1위는 한국전력공사(80.0점)였고, 2위가 79.8점을 받은 대한광업진흥공사로 1위와 0.2점차, 3위가 79.6점의 한국철도공사로 1위와 0.4점차 밖에 나지 않았다.
한전은 전년도보다 경평점수가 1.09점 밖에 상승하지 않았지만 성과급률은 96%가 상승해 1인당 343만원의 성과급을 더 받으며, 광업진흥공사과 철도공사는 각각 3.19점과 5.83점의 상승만으로 성과급률이 142%와 198% 올라 광진공은 직원1인당 440만원의 성과급을, 철도공사는 412만원의 성과급을 더 받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석유공사와 수자원공사, 주택공사 등은 전년도보다 경영평가 점수가 각각 1.02점, 1.86점, 1.57점 하락했지만, 성과급률은 오히려 55%, 56%, 66% 올라 경영평점수가 떨어지고도 1인당 약 200만원의 성과급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공기업은 경영을 잘못해도 성과급이 더 지급되고 있는데, 이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기업 경영 실적의 하향평준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며 "성과급 지급률 산정방식을 개선해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