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 촉발된 수입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감미료 '사이클라메이트'의 위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복지위)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해부터 올해 6월까지 수입산 위해식품 스낵류 864.5톤이 유통됐지만 회수율은 9.9%에 그쳤다고 밝혀 파문을 예고했다. 손 의원실은 "위해식품 회수 품목 중에는 설탕의 단맛보다 40~50배 강하나 인체 유해성(암유발) 논란 때문에 국내에는 사용 금지된 사이클라메이트 검출이 총 6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지적하며 "올해 6월까지 81.3톤이 유통돼, 1톤이 회수돼 회수율은 1%에 그쳤다"고 전했다. 손 의원실은 특히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문의해 본 결과 "'전체 수입식품 물량의 반 이상이 중국산이며 특히, 사이클라메이트와 같이 특정 위해물질은 거의 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실의 보도자료 배포 직후 각 언론사 등에서는 이를 근거로 발암물질 논란이 있는 사이클라메이트의 저조한 회수율을 지적했다. 이렇게 되자 '멜라민 파동'으로 인해 가뜩이나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사이클라메이트를 곧 발암물질로 받아들이며 보건 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식약청은 27일 설명자료를 내 사이클라메이트에 대한 안전성을 옹호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사이클라메이트는 현재 호주, 뉴질랜드, 중국 등 50여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사이클라메이트를 카페인, 콜레스테롤 등과 같은 인체에 대해 발암성이 없는 물질(Group 3)로 분류하고 있다. 식약청은 "사이클라메이트는 위해발생 우려는 없으나, 현행 우리나라 규정상 허용되지 아니한 인공감미료이므로 검출될 경우 부적합 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청의 이 같은 발표는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식약청이 손 의원실에 제출한 '과자, 캔디류 위해식품 회수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6건의 사이클라메이트가 캔디 등에서 검출됐다. 예컨대 식약청은 사이클라메이트를 '위해식품으로 지정해 놓고, 위해성이 없다'고 한 셈이다. 식약청 수입식품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이클라메이트는 현재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 3개국가에서만 못쓰게 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 자국이 개발한 인공감미료가 있어 (자국산업보호차원에서)유럽서 개발한 사이클라메이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사이클라메이트를 위해품목으로 규정해 놓은 것은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인공이라면 예민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클라메이트 위해성 논란은 이미 70년대 끝난 것"이라며 사이클라메이트가 곧 발암물질로 동일시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손 의원실 측이 전날 내놓은 보도자료 중 '인체 유해성(암유발) 논란'이란 대목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낳게 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손 의원실 측은 식약청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말이 안된다. 논란이 있다는 것이지, 암유발 물질이라고 (보도자료에)쓴 것은 아니다"면서도 "위해식품 회수 현황에 나와 있지 않은가. 왜 위해물질이 검출됐는데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또 "(사이클라메이트로 인해)동물에서 암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이는 인체에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 사이클라메이트가 위해성이 없다는 식약청의 이날 해명을 일축했다. 양 측의 이같은 엇갈린 상황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은 "위해여부를 떠나 본질적인 것은 위해식품에 대한 회수가 제대로 안됐다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암유발 가능성이 제기된 동물실험이 인체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섬세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멜라민 파동처럼 과도한 공포심이 나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부탁했다. ◇사이클라메이트란(cyclamate)? 1937년 미국 일리노이대의 대학원생 마이클 스베더는 사이클로헥실설파민산 나트륨이 단맛을 내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상품명 사이클라메이트로 불리면서 1950년대 초부터 사용됐다. 설탕의 단맛보다 40~50배 강해 1960년대 세계 감미료 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1969년부터 발암 논란이 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이래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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