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바람과 정치권이 지향하는 바가 겉돌고 있는듯 하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식`을 주제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4.6%가 경제발전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여야 정치권 모두가 자세를 가다듬고 경청해야 할 국민의 소리일 것이다. 수년째 계속되는 경제불황에 시달리면서 민생이 얼마나 고달퍼졌으면 국민 10명중 8.5명이 경제발전을 갈망할 지경이 되었는가. 이 나라에 민주를 앞세운 정권이 등장한지 13년째다. 김영삼 정권은 문민정부, 김대중 정권은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권은 참여정부를 표방하며 모두가 민주를 강조해 왔다. 이들 최고집권자들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에 몸 담으며 정치적 기반을 쌓아 왔고 상당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후에는 한결같이 정치적논리가 강한 성향을 보이며 경제를 소홀히 해왔음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에 정치논리가 덧씌워지기도 하다보니 문민정부는 외환위기를 불러 왔고, 국민의 정부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참여정부는 분배우선을 내세우고 그 어느때보다도 개혁을 부르짖으서나 별 성과가 없었다. 경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성장은 정체에 빠져 들었다. 우리경제가 `잃어 버린 10년`을 겪고 있는데 이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역대정권들이 민주화를 마치 그들의 전가의 보도인양 휘두르는데 대해 국민들은 식상했고 이제 거부감까지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개혁에 대해서도 피로증후군을 보이게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결과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60%에 달하고 `잘한다`는 것은 고작 4.2%에 불과하다.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다 마찬가지`라는 의견도 68%나 되는 것을 보면 여야당 가릴것 없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정부에 대해서도 `세금집행이 비효율적`이라는 응답이 82.7%나 나왔고 `정부가 하는 일들이 올바르지 않다`는 응답도 78.8에 달했다. 국민들은 경제발전을 열망하고 있는데 정부는 올바르지 못한 일에 세금을 낭비하고 정치권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이다. 모두가 겉돌고 있으니 무엇하나 제대로 될리가 있겠는가. 왜 국민들은 경제발전을 최우선과제로 꼽고 있는가. 한마디로 먹고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경제에 관한한 이념적 색채를 걷어치우고 경제본연의 시장경제를 추구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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