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정유사들이 고유가 덕택에 올해 상반기에만 3조43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영업이익과 맞먹는 것이다. 나라 전체가 고유가로 인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안 정유사들만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이강래 의원(민주당, 전북 남원·순창)이 6일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고유가가 지속된 상반기에 4대 정유사가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체별 올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SK가 9300억원(지난해 1조4700억원), GS 9900억원(지난해 1조80억원), S-OIL 1조200억원(지난해 1조700억원), 현대 4900억원(지난해 4200억원) 등 모두 3조4300억원에 달했다.
이 의원은 정유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이유로 지난 1997년 유가자유화 이후 유가를 거대 정유사 자율에 맡겨 사실상의 담합을 할 수 있는데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불공정계약으로 정유사의 폭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유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환차손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정유사는 환차손을 기름 값에 반영해 가격조절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국제원유가가 내려가도 소비자가격이 함께 내려가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유가자유화 이후 4대 정유사가 독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며 “국내 주유소의 34.8%를 점유하고 있는 SK정유사가 먼저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 정유사가 뒤따라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정유사가 횡포와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됐던 원인과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유사의 독과점을 허물기 위해서 주유소가 값싼 정유사를 선택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사전에 공개, 중소규모 수입사들을 적극 육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