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올 시즌 K리그1(클래식) 대구FC와의 홈 개막전을 1주일 앞두고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포항은 지난 시즌 대구에 고비마다 발목이 잡히며 상위 스플릿 진출이 좌절된 아픔이 있다. 포항은 지난해 대구와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3패를 당해 '전통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상위 스플릿 진출을 엿보던 22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29라운드에서도 1-2로 패해 결정타를 맞았다. 하위 스플릿 5경기에서 유일하게 패배의 쓴맛을 본 것도 대구전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는 3월 3일 오후 2시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의 홈 개막전 상대도 대구다. 대구는 에반드로, 주니오의 이적 공백을 지안, 카이온을 영입해 기존의 세징야와 함께 새로운 '삼바 트리오' 공격라인을 구축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에 강점을 보여온 대구인 만큼 지안, 카이온의 기량이 어느 수준일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포항 역시 지난해 활약했던 브라질 출신 룰리냐, 무랄랴, 완델손을 모두 내보내고 레오가말류, 알레망, 제테르손으로 새로운 '삼바 군단'을 구성했다. 여기다 호주 출신의 채프만까지 아시아쿼터로 영입해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채웠다. 포항과 대구의 개막전은 삼바 뉴 페이스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포항은 지난 23일 홈 개막전에 대비해 스틸야드에서 연습경기를 갖고 주전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날 포항은 전반 김승대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레오가말류의 추가골로 경기 막판에 1골을 따라붙은 K리그2(챌린지) 부천FC를 2-1로 따돌렸다. 이날 연습경기로는 이례적으로 200여 명의 팬들이 몰려 올 시즌 면모를 일신한 포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새로 영입한 레오가말류, 알레망, 채프만, 제테르손 등 외국인 선수 4인방을 풀 가동하며 조직력과 경기 감각을 체크했다. 최순호 감독은 이날 베스트 멤버 가운데 김승대, 김광석, 권완규를 제외하고 모두 새 얼굴을 베스트로 내세워 공수 밸런스를 점검하는데 주력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레오가말류는 전반 21분 절묘한 백힐 패스로 김승대의 선제골을 돕는 등 볼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양동현이 빠져 나간 포항 공격의 선봉장으로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장신의 중앙수비수 알레망(190cm)도 침착한 플레이로 김광석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라인에 높이와 안정감을 보탰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채프만과 측면 공격수 제테르손은 적응이 더 필요해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채프만은 이날 허리에서 무난하게 움직였지만 공격을 전개하는 킬 패스가 부족했다. 제테르손은 다소 둔탁해보였지만 몇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여 얼마나 빨리 K리그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최 감독은 후반 막판 실점 상황이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 감독은 "공격보다는 수비가 더 안 좋았다"고 짧게 코멘트했다. 또한 팀의 키플레이어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송승민이 이날 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소한 11라운드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성급한 평가에 선을 그었다. 최만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