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회는 지난 2일 오후 경북체육중고 체육관에서 아시아 최초로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의 쾌거를 이루고 개선한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의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컬벤저스의 신화는 계속된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김민정 감독을 비롯한 5명의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통해 올림픽 이후 계획 및 각오 등을 밝혔다. 김민정 감독은 "컬링에 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저희가 한국 컬링에 새역사를 쓴다는 사명감으로 임했는데 완벽히 부합한 결과는 아니지만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신 데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들은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5명의 자랑스러운 '팀킴' 을 대상으로 궁금한 점을 물었고, 선수들은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재치있는 답변으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다음은 미디어데이 질의 응답 요지다. ▲세계선수권대회와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각오는? 김민정 감독: "당장 이달 세계선수권은 사실 올림픽 직후여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경기력을 다듬어서 경기를 치르자고 얘기했다. 베이징올림픽은 4년이 남았지만 평창올림픽에서 저희가 소망했던 가장 높은 자리에 서지 못했기 때문에 도전자의 자세로 어떤 대회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 프로야구 삼성 팬이라고 들었는데 시구 제의가 들어오면 어떤 시구를 보여 줄 생각인가. 김은정:"시구는 우리끼리 한번 해보면 좋겠다고 꿈같은 일이었는데 이렇게까지 얘기가 나와서 감사하다. 저희가 팀 전체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시구도 각자 포지션을 잡아서 야구를 하는 거처럼 모션을 취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 각종 프로그램 출연 요청이 쇄도하는 있는데. 김민정 감독:"우리는 본업이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예능이나 TV 출연이 주 목적이 아니다. 김경두 교수님에게게 받은 만큼 남에게 베풀 수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사회적으로 공익성을 띤 광고, 프로그램에 출연해 컬링을 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여자컬링 대표팀의 활약을 계기로 각 시·도에서 팀 창단 얘기도 많이 나온다. 김은정:"우리가 컬링을 알리면서 창단 계획이 생긴다는 것은 선수로서 한국 컬링에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가 컬링에 집중하고,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컬링은 즐기는 스포츠인데 즐기면서 하는 스포츠 문화가 생겨나면 선수에게도 좋을 것이고 앞으로 한국 컬링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베이징올림픽을 위한 대표팀의 훈련법은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김민정 감독:" 한국 내에서 컬링 훈련하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많았다. 재정적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면 선수들이 가진 기술을 가지고 실전에서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 전지훈련도 많이 나가야 한다. 투어 대회를 많이 만들어서 한국에 있는 컬링 팀이 다수 참여하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컬링의 매력은 무엇인지. 김민정 감독: 컬링은 선수 4명이 누구 하나라도 실수하면 좋은 샷이 만들어질 수 없는 팀 스포츠다. 은정이 머리라고 한다면 스위핑 하는 선수가 팔, 다리 역할을 한다. 대회 중에 주고받는 대화와 눈빛들 여러 가지가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 컬링의 매력이다. 컬링에 정답은 없다.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학연·지연·혈연의 끝판왕'으로 불리는데. 김은정:"학연, 지연, 혈연이 다른 일에서는 나쁜 예가 많은 편인데 우리에게는 좋게 작용한다. 학교를 같이 나왔다고 해서 같이 다니거나, 영미와 경애가 자매라고 둘이만 뭉친다거나 하지 않고 서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이해할 것은 이해한다. 이런 과정으로 여러 문제를 잘 헤쳐 나가다보니 세월이 흘러서 좋은 말을 듣는 것 같다" ▲ 스킵 김은정이 "영미"라고 외치는 것이 호통인가, 격려인가. 김은정:"당시 좋은 샷을 만들고 싶다는 급박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종의 신호같은 것이다. 그냥 "영미~"라고 하면 준비하라는 뜻이고, "영미, 영미"를 외치면 좀 더 힘을 내서 스위핑을 하라는 것이다. 복합적인 의미다. 결국 힘내서 잘해달라는 뜻이다"▲ 반짝 인기로 사라질 수도 있는데, 컬링의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김민정 감독:"컬링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이 제일 중요하다. 선수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대회가 있어야 한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회수가 많아지고, 국제투어를 많이 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 내에도 팀 창단이 많이 된다고 하는데 경쟁할 수 있는 팀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그래야 우리도 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높아진 인기를 언제 실감하는지. 김선영:"제일 처음 인기를 실감한 것은 선수촌 안이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휴대전화를 켠 뒤에 깜짝 놀랐다. 메시지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SNS를 통해 친구 추가 요청이 계속 오고, 기사도 온라인에 떠 있고. 감사하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동네 마트에 가거나 하면 많이 알아보시고 사인요청도 오는지. 김경애:"운동할 때랑 밖에 나올 때 얼굴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화장을 더 열심히 하고 다니는데도 알아보시고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제가 음식점에서 밥 먹을 때 보시면 음식을 사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인기를 실감한다" 김선영:"부모님, 고모를 모시고 음식점에 갔는데 손님들이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종업원이 외국인인데도 알아봤다. 목욕탕을 갔는데 안경 벗고 있으니 아무도 못 알아볼 줄 알았다. 머리를 말리는데 한 분이 옆에서 계속 쳐다보시다가 밑에 내려놓은 안경을 보고 '맞네'하며 엄청 반가워하셨다."  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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