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R(리세션·경기침체가) 공포가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민들은 얇아진 지갑이 언제 바닥을 보일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으려는 반면 상위 1%에 속하는 상류층은 두터워진 지갑을 더욱 활짝 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증하듯 지식경제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0.3% 감소한 반면 백화점 내 명품은 매출은 24.7%이상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서민소비 중심 ‘대형마트’ 등 매출 감소= 추석대목을 톡톡히 누려왔던 대형마트가 서민경제의 불황으로 10%가까이 매출이 줄은 반면 백화점은 명품으로 0.3%밖에 빠지지 않아 평균을 간신히 유지했다. 이는 다름 아닌 명품의 매출이 20%를 훌쩍 넘어 30%가까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군별로 대형마트는 의류와 잡화, 가전문화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상품군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1일 이른 추석으로 명절효과가 미리 반영됐으며 명절선물세트는 고가의 신선식품 보다 중저가 가공식품·생활용품 선물세트 등을 선호해 구매단가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백화점에서는 지난해 동월 대비 명품과 잡화 부문의 매출만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명품과 잡화류 등의 고가 상품 위주의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구매건수의 경우 대형마트나 백화점 모두 감소세를 보였으며 구매 1건당 구매단가는 백화점이 7만8065원으로 대형마트 4만9512원에 비해 57.7%가량 높게 나타나 중·상류층들의 씀씀이가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백화점 세일기간의 매출도 예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요백화점들의 지난 가을정기 세일 기간의 일일 매출 평균이 한자리 수를 면치 못했으며 여름 정기세일에 비해서도 훨씬 적은 수치의 신장률을 보였다. 백화점 세일은 중산층들이 그동안 갖고 싶어 했던 고가의 브랜드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자리매김하면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왔다. 그러나 올 가을, 환율급등과 주가하락 등의 경기침체로 중산층과 서민층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백화점들이 세일기간에도 매출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환율급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직수입을 위주로 하는 명품들의 가격이 환율급등으로 면세가격 보다 백화점 가격이 저렴해지는 이른바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백화점 세일기간 활용, 중고가 상품의 매출 상승 등의 중산층의 소비패턴이 점차 사라지고 서민층과 상류층의 양분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중산층들이 얇아진 지갑으로 인해 서민층들의 소비패턴으로 변화하면서 더욱 굳게 지갑을 닫고 있는 반면 상위 1%로 할 수 있는 상류층은 더욱 두터워져 지갑을 더 활짝 더 자주 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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