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외환위기 직후, 불황으로 굳게 닫힌 소비심리를 흔들기 위해 '김밥 2000원'의 마지노선을 깨고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인 분식점이 전국을 휩쓸었다.
이후 천냥마켓을 비롯한 저가화장품 샵, 저가음식점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경기악화가 계속되자 '천원 마케팅'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쇼핑, 공연비 등에 제일 먼저 지출을 줄여나가는 것은 물론 외식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외식, 공연, 쇼핑몰 업계에서 앞 다퉈 1000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다이닝 레스토랑 베니건스는 내달 1일부터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천원의 행복’ 이벤트를 벌인다.
이 지역에 위치한 해운대점, 동성로점, 서면점, 창원점, 울산점등 총 5개 매장에서 실시하며 베니건스의 인기 메뉴인 컨츄리 치킨 샐러드(판매가 1만7900원)를 ‘천원 식사권’으로 먹을 수 있다.
동 식사권은 매장 인근 지역의 극장, 대형마트 등에서 배포 또는 구비되어 있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유효기간은 12월 19일까지.
베니건스 관계자는 “최근 경기사정이 어렵다 보니 특히 외식분야가 점차 줄고 있는 점을 감안,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고자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베니건스의 ‘천원의 행복’은 영남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지난 9월부터 진행한 ‘1000원의 혜택’ 프로모션을 통해1000만 페이지뷰(PV,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 홈페이지를 보는 수치를 계량화한 것)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천원의 혜택’은 1000원으로 메가박스 평일영화표와 아웃백, 엔제리너스 인기메뉴 등 5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다.
옥션은 이번 행사를 통해 10월 셋째 주 방문자가 전월동기 대비 6.3%가량 늘어 965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황과 맞물려 ‘공짜’를 찾는 1020세대가 대거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옥션 관계자는 “1000원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활용해 이벤트 효과가 증폭됐다”며 “외식 및 문화비용이 가장 먼저 줄어드는 불경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향후 온오프라인 짝짓기 마케팅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인터넷 쇼핑몰 GS이숍도 최근 ‘GS이숍 알뜰 살림 장만 단돈 천원 폭탄샵’을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