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 '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상 사업'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이번 정책을 추진한 공무원들은 웃었으나 동성로에서 하루벌이를 하며 살았던 노점상들은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고 울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 8월5일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을 위한 행정절차에 따라 동성로에서 생활터전을 마련하고 영업을 하던 노점상들의 자진 철거를 유도하고 일부는 강제철거를 했다.
중구는 노점상 철거에 따른 대책으로 대체용지 확보와 자립할 수 있는 융자알선, 구직알선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일부 노점상들은 중구가 자진철거와 함께 약속했던 공약들을 지키지 않는다며 매일 중구청 앞에서 생존권보장 집회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3개월째 집회를 하고 있는 노점상 A씨는 “추워지는 날씨에 앞으로 생활이 걱정이다”며 중구청은 넓은 길이 아닌 골목길이라도 장사를 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노점상 B씨는 “대체용지에 갔던 상인들도 장사가 안 되고 생활이 힘들어 다시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중구에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 1일에는 동성로 한일극장 옆에 시에서 주관하는 e-fun 2008 뉴미디어콘텐츠세상 홍보부스 설치 문제로 동성로 노점상인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노점상을 몇 십년째 하며 생활대책을 마련해 왔다는 S씨는 “우리한테는 생활터전을 빼앗아 가더니 시에서는 영리단체가 홍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날 용역업체 직원 15명이 투입돼 상인들과 몸싸움을 해 상인 1명이 부상을 당하고 리어카가 부서지는 등 중구가 과잉 진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문화행사 홍보를 위해 홍보부스를 설치한 것이며 예년에도 대구백화점 앞 등에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생계형 노점상인들의 민감한 부분까지 살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문화행사 홍보 부스 설치는 시가 사전 협의 없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용역업체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과한 대응을 한 것 같다”며 “물품대금 변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4일 부구청장과 노점상대표와 면담을 갖고 현실적인 절충점을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대체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집회 중인 노점상들을 상대로 생계형 노점상 신청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응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 생계형 노점상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해결까지는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의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 공간 창출도 중요하지만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과 관련한 공감받을 수 있는 근본적인 행정지원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대구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은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 도심인 동성로가 상업적으로 무분별하게 난개발돼, 문화적 콘셉트와 주제를 가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시민들이 걷기 편하고 문화적인 창작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선한다는 사업이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