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즐비한 ‘신의 직장’은 우리나라의 자랑 아닌 자랑거리다. 보통 월급쟁이들의 10배를 받는 사람도 있으니 저네들이 도대체 무슨 중요한 일을 하길래 이제 4년 중임의 임기를 끝내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월급을 받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직업이 여러 가지 있지만 지구상에서 미국 대통령 만큼 중노동을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치 환경에 따라 세계에 안 가볼 곳이 없으니 회의와 만나는 사람들은 오죽이나 많을까. 지구인의 눈길도 온통 쏠려 있으니 생각만 해도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은행장들은 왜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많은 월급으로 돈을 펑펑 쓰면서 형편이 어려워지자 국가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의 보증을 하게 하는가. 거액 봉급 줄 때엔 국회의 동의를 받았나? 언젠가 외화예금을 문의했더니 외화를 살 때와 팔 때 모두 수수료를 내며 이자는 거의 없다시피 적다고 했다. 요즘은 어느 은행의 외화정기예금은 통화에 따라 거의 최고의 예금 금리로 유혹한다. 손 안 벌리도록 평소에 좀 잘 하시지.
10월분 건강보험 고지서를 보니 새로운 보험료 산정 평가 항목에 알량한 국민연금 수입이 9월부터 적용되어 있었다. “이 사람들 월급 값은 하는군” 하면서도 쓴 웃음이 나왔다. 그럼 그 동안은 왜 안 물렸는데? 낙하산 이사장이 오더니 신규 평가항목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근본 대책은 푼돈을 노릴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미심쩍어 이곳 저곳 찾아 다니는 소위 ‘의료 쇼핑’ 풍조를 없애도록 병원들이 보다 심도 있게 환자를 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건강보험 재정은 한 시름 놓을 것이다.
요즘 환율이 급등하면서 유학길에서 되돌아오는 기러기 가족이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해외유학은 대부분의 경우 아등바등 절약하여 자식들을 내보내지만 개중에는 별다른 직업 없이 결혼하자마자 부부동반으로 수억 원이 들어갈 호화 유학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사위가 국내에서 타던 BMW 승용차는 장모 타라고 주었다던가? 이런 사람 찾아내어 교육사치에 대한 증여세를 물리기 바란다. 국회의원과 국세청만 뛰면 쉬운 일 아닌가. 이들이야말로 거액의 교육비를 마다 않고 귀한 외화를 축 내면서 부를 대물림 하려는 자들이다. 국내의 고액과외야 국내에서 소비되니 문제가 덜 하지만 이들은 국부를 유출하니 더 무서운 것이다. 하기야 국회의원 자식들도 상당수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을 터이어서, 그런 교육사치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쉬울까 하는 생각은 든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짜증이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가 침체하여 창업자의 85%가 2년 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평일에 산에 가도 혼자 온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정치인들이 좀 뭉쳐서 경제 난국을 타개하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웃는 얼굴이라고는 찾기 어렵다. 항상 전쟁하는 것 같이 얼굴이 경직돼서 으르렁대며 배알이 뒤틀려 있는 듯한 모습이니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줘도 한참 준다.
한 포탈사이트의 인터넷에 이런 글이 있었다. “경제도 어려운데 국회의원 월급 좀 깎자. 아, 짜증난다. 완전 조선판 썩은 당쟁 정치를 보는 것 같다. 그런 인간들에게 월급 주는 것도 아깝다. 저것들도 굶어 봐야지 정신차리지. 삼각 김밥에 물 한잔 한 끼 어때~”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무엇보다 사사건건 대결하는 데 신물이 났다. “너희는 동(東)이냐 우리는 서(西)다 "하는 식이다. 뭐든지 서로 반대다. 중도 통합 같은 것은 좀 안 되나. 국민은 '신(新) 당쟁'에 분노하고 있다. 나이 먹은 장관들 앞에서 거만 떨며 호령하면서 예의 없이 구는 것도 못마땅하다.
그러니 텔레비전 뉴스에 그들이 나오면 많은 국민들은 채널을 돌려버린다. 과거엔 대통령이 나오면 ‘땡전뉴스’라고 채널을 바꿨다는데 이젠 국회의원들이 나오면 리모컨을 작동, 채널을 돌려버린다. 국회의원들이 나오는 '땡국뉴스' 혐오증인 것이다. 그나마 손으로 채널을 돌려야 하는 수동식 텔레비전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김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