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보다 크게 떨어진 3.3%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4.8%에 비해 크게 낮은 성장률이다. 또 정부지원을 받게 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벌칙을 부과하는 등 경기 부양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같은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DI는 12일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제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가 수출 둔화와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경기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비교해 내수 증가세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수출 증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상반기에는 2%대, 하반기에는 4% 중반을 기록하며 연간 3.3%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제시한 3% 중후반대보다 더욱 하락한 것으로, 최근 급변하는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 조정이 잇따를 전망이다. KDI는 올해 경제 성장률도 당초 5%로 전망했다 4.8%로 낮춘 뒤 이번에 4.2%로 재수정했다. 현정택 KDI 원장은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효과가 나타나거나 오바마 행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든지 하는 국면 전환이 없고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경기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소비는 연간 2% 안팎,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도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 하강의 여파로 각각 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경상수지는 원유와 원자재 값 하락에 따른 상품수입 증가세의 둔화에 힘입어 당분간 흑자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올해(90~100억 달러)보다 대폭 확대된 240억 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서비스 및 소득·경상이전수지는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180억 달러 안팎)보다 적자 규모가 축소된 150억 달러 정도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둔화로 구조조정이 늘어나고 신규채용이 줄어들면서 고용 상황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실업률은 3.6% 안팎으로 확대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는 유가 영향이 줄어들면서 점차 안정돼 올해 4% 후반대에 비해 크게 떨어진 3%대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근원 물가상승률은 시중 유동성 증가 등의 영향으로 4% 안팎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 도입단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연평균 배럴당 70 달러 안팎에 머물고 원.달러의 실질실효 환율은 연평균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KDI는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통화·재정정책 등의 거시경제 수단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제 시스템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제도적 장치나 미시경제 정책들을 급격히 바꾸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또 이미 계획된 감세정책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항구적인 추가 감세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내년 재정지출은 상반기 하방 위험성을 감안해 가급적 조기에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ID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되는 정부 대책들이 경제시스템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위험 관리 실패를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벌칙을 부과해 도덕적 해이 확산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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