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12일 10만원짜리 고액권을 발행하는 대신 화폐의 액면 단위를 조정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금과 같은 화폐 단위로는 국제시장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날 '김민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10위권의 교역국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화폐가 지나치게 국제시장에서 홀대당하고 있다"며 "이제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화폐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금융질서가 상당한 개편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약 1000대1의 화폐 단위로는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1000원을 1원 등으로 단위를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임 정책위의장은 또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과 자금지원을 추진하는 '프리워크아웃제도'의 법제화 문제와 관련, "어떤 기준에 의해 프리워크아웃 대상을 선정할지, 누가 결정할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아주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지금 전문가들이 작업에 착수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프리워크아웃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아주 투명하고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핵심으로 두고 작업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프리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시장 신뢰도가 오히려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더 위험한 것"이라며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오히려 공개되는 것이 시장에서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제도들을 언급하며 지나치게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신속하게 치료하는게 좋다"며 "가래로 막을 일이 없도록 미리 호미로 막고자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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