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 증권맨 출신 해외 경험’으로 알려진 논객 미네르바 신드롬이 사이버세계를 온통 달구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정보당국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다음 아고라에서 활약한 경제분야 대표 논객‘미네르바’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네르바는 산업은행이 인수하려던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예견한 것은 물론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 예측과 처방 환율 부동산 주식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들에 대해 정확하게 문제의 본질을 파악.비판했을 뿐만아니라 미국 금융위기의 문제점과 현재 GM의 문제까지 꿰뚫어 사이버상에서‘경제대통령'‘오라클'(영화 에 나오는 예언자)‘현자' ‘선지자'로 불리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와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사가 타진되었다는 등 미네르바를 둘러싸고 색출론과 처벌론이 대두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절필선언을 했던 그가 지난 13일 다음아고라에‘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이 글의 조회수는 18만8097건을 기록하고, 댓글도 3387개가 달렸다. 답변글도 100여건에 이르는 등 폭팔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 속에서 그는“(경제에 대해서)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정 눈에 꼴싸나우면 고소장 쳐 보내지 말고 병원에 아예 킬러를 보내라”라고 말해 누군가로부터 고소를 당했거나, 자신에게 국가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MBC 등 방송을 통해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미네르바는 14일 작성한 글에서“호기심이라는 궁금증의 판도라 상자를 열고자 언덕 너머의 태풍을 구경하겠다고 도와주신다는 말로 자꾸만 들추어 내신다면 문제만 더 심각해지고 전 곤란에 빠질 수 있다”며“문제가 더 확산되면 사회적 혼란이 올 수 있고… '대중 선동죄'와 같은 유사 범죄 사실만 추가가 될 뿐”이라고 경계를 나타냈다. 미네르바는 지난 10월2일부터 지금까지 80개의 글을 아고라에 남겼다. 누적 조회수 730만여건, 댓글 3만3000여개, 답변글 2000여개, 찬성 9만여개, 반대 2000여개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한 개인의 역할도 컸지만‘아고리안',‘네티즌'이라 불리는 인터넷 사용자들간의 인터렉티브(쌍방향 소통)에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이는 메이저언론과 정부와 정당 그리고 대기업 위주의 시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기존 미디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수용자들은 기존의 주류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와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의미를 해석하는 시각과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실천하고 있다. 미네르바는 자신이 제시한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경제에 대한 인식과 전망을 통해 같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 놓았다. 그는 현 정부의 일련의 정책과 세계관에 사자후 같은 비판을 날렸다. 경제, 정치, 철학, 역사, 미디어, 문화 등 지식인들이 전유해왔던 광범위한 주제를 '천민'들도 공부하고 현실에 적용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얘기해왔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는 단순히 명령하거나 혼잣말로 되뇌이는 게 아니라 몇 달에 걸쳐 대중과 '소통'했다. 소통의 과정은 한 편의 영화 시나리오처럼 드라마틱했고 참여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곤 했다. 사이버세계에서 미네르바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신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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