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성(巨星)은 떠나지만 신성(新星)이 합류한다. 애니카 소렌스탐(38, 스웨덴)과 신지애(20, 하이마트). 굳이 골프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어디에선가는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이들에게 훗날 2009년은 서로 다른 의미로 기억될 한해다. 한 명은 십 수년간 정들었던 무대를 떠나 허전함을 느낄 것이고 또 다른 한 명에게는 정식으로 첫 발을 내딛는 감격을 맛볼 것이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한 `원조여제` 애니카 소렌스탐(38, 스웨덴)의 공식적인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정이 24일(한국시간)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아직까지 렉서스컵이 남아있지만 모든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가 아닌 특별한 성격의 대회라는 점에서 사실상 소렌스탐은 공식 투어일정을 마친 셈이다. LPGA에 너무나 큰 족적을 남긴 소렌스탐은 1992년 프로로 전향,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를 거쳐 1994년 LPGA투어에 공식 합류했다. 데뷔 첫 해에는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소렌스탐은 이후 메이저대회 10회 우승을 포함해 통산 LPGA투어 72승을 거두며 `여제`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경기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캐리 웹(34, 호주)과 박세리(31) 등과 경쟁하면서도 최강의 자리를 지켰던 소렌스탐은 2007년 허리에 이상이 생겨 잠시 필드를 떠난 사이 `新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27, 멕시코)에게 `여제`의 칭호를 내주고 만다. 2007년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소렌스탐은 1994년 이후 13년 만에 단 하나의 우승도 거두지 못하는 수모를 겪으며 정상에서 내려올 시기를 준비했다. 2008년 첫 대회인 SB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지만 결국 소렌스탐은 지난 5월 올 시즌을 끝으로 필드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그녀의 성적은 21개 대회 출전에 3회 우승, 총 10번의 `톱 10` 진입으로 총 상금은 172만7379달러를 획득했다.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갖고 있는 소렌스탐이지만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신념은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떠나는 소렌스탐의 빈자리는 이제 작지만 힘이 넘치는 티샷과 정교한 퍼트를 가진 신지애가 메울 것이다. 이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평정한 신지애는 올 시즌 비회원 자격으로 참여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비롯해 3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LPGA의 살아있는 전설` 줄리 잉스터(48, 미국)로부터 이미 극찬을 받은 신지애의 합류는 소렌스탐에 이어 `여제`의 칭호를 받은 오초아는 물론, 2009년 LPGA투어에서 활약할 모든 선수들에게 경계대상 1호의 선수다. 팬들에게도 신지애의 합류에 소렌스탐의 빈자리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KLPGA의 지존`이 `LPGA의 지존`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재미가 더욱 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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