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이 맘 때가 되면 남극에 난 오존층의 구멍을 걱정한다. 일반적으로 남극에 형성되는 오존층의 구멍이 남극의 겨울철인 9월이나 10월에 가장 커져, 11월에 오존층의 구멍을 관측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11월 11일, 올해 남극 상공에 형성된 오존층의 구멍이 2700만㎢가 되었다고 밝혔다. 괸측 역사상 5번째로 큰 크기의 구멍이다. 관측 이래로 가장 컸던 오존층의 구멍은 2006년으로, 2950만㎢에 달했다. 사실, 지난 9월 세계기상기구(WMO)도 오존층의 구멍을 관측했었다. 그리고 당시 벌써 작년의 크기를 넘어섰다고 밝힌바 있다. 지구 환경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올해의 경우 오존층이 상대적으로 늦게 얇아지기 시작해 오존층의 구멍이 얼마나 더 커질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지구의 대기권에서 지상부터 고도 10km 정도까지를 대류권, 고도 11km부터 50km 정도까지를 성층권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오존은 성층권의 상부에 밀집해 있어 이 층을 오존층(ozone layer)이라고 부른다. 오존층과 오존층의 구멍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존층은 지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대부분과 유해한 우주선을 흡수하는 ‘지구의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성층권 내 오존의 농도가 감소되고, 오존층에 구멍이 생기게 되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유해한 자외선과 우주선으로 인하여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성층권 내 오존 농도의 감소 및 남극 상공의 오존층의 구멍은 염화불화탄소(CFC)와 같은 오염물질의 축적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염화불화탄소는 과거에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나 스프레이의 추진제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매우 안정적이고 무독성인 염화불화탄소는 최고의 화학물질로 여겨진 적도 있다. 그러나 너무 안정적이어서 대류권에서는 소멸되지 않고, 성층권 내의 오존층에서 강한 자외선에 의해 광해리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오존이 줄어들게 된다. 전세계 30여 개국 이상이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통하여 성층권 내 오존 농도를 감소시키는 염화불화탄소의 사용을 점진적으로 금지하였다. 1992년 우리나라도 여기에 서명하고 가입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성층권 내의 오존 농도는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런데 성층권 내의 오존층과 달리, 대류권의 오존은 전형적인 오염물질이다. 오존은 무색에, 산소 원자 3개로 이루어진 반응성이 강한 강산화제이다.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원료 등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된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이 광화학반응을 거쳐 오존을 생성하기 때문에 오존은 광화학스모그의 주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대류권에 있는 높은 농도의 오존은 사람의 호흡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오존의 농도가 높아지면 사람의 눈과 코가 자극을 받아 두통이나 시력장애, 혹은 가슴 통증을 일으킨다. 오존 농도가 시간당 0.5ppm 이상이 되면 폐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거나, 심하면 패혈증을 일으키기도 할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이다. 오존으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과 생활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우리나라도 1995년 7월 1일부터 오존경보제를 도입하였다. 오존 농도가 시간당 0.12ppm 이상일 때는 오존주의보, 0.3ppm 이상일 때는 오존경보, 0.5ppm 이상일 때는 오존중대경보를 발령한다. 인간의 이기(利己)를 위한 무분별한 활동이 앞으로 얼마나 이 지구를 더 뒤틀어진 모습으로 만들어 놓을지, 지구의 환경이 걱정스럽다. 김영도( 기상청 규제개혁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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