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63)·테너 조영수 교수(58·부산대 음대) 형제가 한 무대에 선다.12월 30,31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송년 제야음악회를 함께 펼친다. 이 음악회를 알리려고 1일 부산에 사는 동생이 서울로 달려왔다. 형이 진행하는 MBC 표준FM ‘조영남·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도 출연했다. 조영남은 동생을 보자마자 반가움에 농담부터 건넸다. “동생은 나와 달리 너무 착하다. 나는 악마인데 동생은 천사다. 사실 나랑 동생은 너무 안 닮아서 친형제가 맞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근데 신기하게도 목소리는 비슷하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이 우리 둘이 친형제인지 아닌지 목소리를 듣고 알아 맞혀보면 재밌을 것이다.” 조영남은 일곱째, 조영수는 막내다. 아홉 형제자매 가운데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은 조영남·영수뿐이다. 조영수 교수는 형의 열혈 팬이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형을 좋아했다. 열렬한 팬이었다. 형은 개그맨보다 웃기고 재미있어서 참 좋아했다. 형은 늘 친구들도 많았는데 놀러 다닐 때 나를 데리고 다니지 않아서 미웠다. 형을 좋아했지만 어릴 때부터 형과 떨어져 살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형은 서울에서 누나랑 살았고 나는 충청도에서 부모랑 살았다. 지금도 1년에 한 번 볼까말까한 사이다. 이렇게 공연을 해야 볼 수 있는 것 같다.” 외모로는 닮은 구석이 없어 보인다. 성격도 다르다. 조영남은 매우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다. 테너 조영수는 반대다. 정적이고 소극적인 편이다. 하지만 예술 가치관은 엇비슷하다. 예술의전당이 가수 인순이(51) 공연을 불허했다. 조영수 교수는 “예술의전당에 대중가수를 서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잣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음악은 다 똑같다. 나이트클럽에서 노래하는 거나 뮤지컬이나 대중가요나 다 같은 음악이다. 음악을 구분하고 차이를 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영남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영남은 대중가수이지만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노래했다. 8월 대중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조영남 독창회-40년 만의 귀향’을 연 바 있다. “내가 (서울대) 성악과 출신이라 클래식 전용공연장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 거 같다. 하지만 대중가수라 해서 차별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조영남은 1968년 번안곡 ‘딜라일라’로 가수활동을 시작했다. 40년이 흐른 아직까지도 ‘화개장터’ 정도를 빼면 이렇다 할 창작 히트곡이 없다. 그래도 가수는 물론 DJ, MC, 화가, 작가로 종횡무진 중이다. 조영수는 “형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형이 아무리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도 항상 새로 듣는 이야기 같고 굉장히 묘하게 사람에게 접근하는 매력이 있다. 히트곡이 없어도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형은 젊은 가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남은 “나는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재미있으니까 책도 쓰고 전시도 하고 방송도 하는 것이다. 집요해서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어 여태껏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가진단했다. 두 차례 이혼을 겪은 조영남은 독신이다. 솔로탈출을 위한 별다른 계획은 없다. 이제껏 살아 온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 작정이다. “앨범을 낼 계획도 없고 앞으로 특별한 계획 같은 건 없다 40주년, 50주년 기념 앨범 같은 건 안내고 내는 것도 싫어한다. 나이 먹었다는 것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MBC 손정은 아나운서가 이쁘더라.” 조영수 교수는 형이 좋으면 자신도 좋다며 미소지었다. “좋은 사람 생겨 같이 사는 것이 형이 좋으면 그렇게 해도 좋고 혼자 사는 것이 좋으면 혼자 살아도 좋다. 나는 형이 좋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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