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날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 발사체 중 일부를 전술유도무기라고 밝힌 가운데 이 발사체의 정체가 `북한판 이스칸다르`라는 분석이 나왔다.해당 발사체가 실제로 이스칸다르(ISKANDER)와 같은 탄도미사일이라면 북한이 유엔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방사포, 전술유도무기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북한이 대구경 장거리방사포로 지칭한 300㎜ 방사포와 240㎜ 방사포 외에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로켓 모양의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수직으로 치솟는 장면 등이 담겼다.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가 로켓 모양의 해당 발사체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당 무기가 러시아의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는 `북한판 이스칸다르`로 알려진 단거리 지대지탄도미사일"이라며 "북한이 지난해 2월8일 건군 70주년 열병식 때 공개한 것인데 이게 아마도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지도 했다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김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제원과 성능을 유추해 보면 사거리는 아주 짧은 50∼60㎞에서 500㎞까지 가능해 우리 한반도 전역이 범위에 포함된다"면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도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가 가능해 사드(THAAD)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도 "이번 미사일은 과거 열병식 때 나온 것으로 모양은 이스칸다르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이스칸다르는 일정한 비행 궤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하강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비행궤적을 보이다가 종말단계에서 목표물로 수직 낙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무기가 러시아의 이스칸다르와 같은 고체연로를 사용하는 무기라면 사실상의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다. 신종우 국방안포포럼 사무국장은 "만약 북한이 쏜 것이 발사체가 아닌 미사일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김 교수도 "단거리지만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제재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과 모든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약속한 것까지 깬 것이 아니냐는 확대된 평가까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09년 6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제재결의 1874호를 채택했다. 해당 결의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이날 발사한 것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된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 추가 제재가 뒤따를 수 있어 향후 북미간 비핵화 대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유엔 안보리는 과거에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014년에도 호도반도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300㎜ 방사포를 같이 쏜 적이 있지만 당시 유엔은 추가 제재를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깬 것으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4월20일 새로운 전략노선을 발표하며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약속했다. 결국 북한은 대외적인 비난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유엔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펴기 위해 해당 무기를 전술유도무기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북한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전면전을 선포했다기보다 저강도 군사조치를 통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한다.김 위원장의 카운터파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무력시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합의는 일어날 것"이라고 말해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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