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70년대만 해도 요즘보다 훨씬 추웠죠. 모처럼 닥친 맹추위에 강이 얼어 아이들(아이를 데리고 온 어른들도 함께)이 썰매를 타고 노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린 시절 언 논이나 시내에서 스케이트의 일본식발음인 ‘수게또’라 불리던 앉은뱅이 썰매를 타고 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놀다 보면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지기가 일쑤였죠. 모닥불을 지펴 놓고 젖은 신발과 양말을 말리다 보면 열에 약한 나일론 양말이 아차 하는 순간에 구멍이 나곤 하던 기억도 함께 납니다. 오늘 이야기는 `양말`입니다. `양말`은 한자로 `洋襪`이라 씁니다. `襪`이 `버선 말`이기에 `양말`이란 `서양에서 건너온 버선`이라는 말입니다. 옷은 `입는다`라고 하지만 양말은 신발처럼 `신는다`라고 표현 하는데 왜 그러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이렇게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계림유사에 이라 했습니다. `戌`은 `成`의 오기로 보입니다. `성`은 `신`의 옛말입니다. 옷 입는 차림새를 `입성`이라고 하죠? 사전에 ‘먹성’은 먹는 성질이라는 뜻으로 ‘먹성[-性]이라 써 있지만 ‘입성’은 그냥 ‘입성’이라 써 있습니다. 이 말은 옷을 입는 성질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입고 신은 차림새를 말합니다. `背`는 같은 책에 라 써 있습니다. 베라는 뜻이죠. `버선`이란 `베로 만든 신`이란 뜻입니다. 보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이 말도 영 틀린 말은 아닙니다. 버선의 옛말은 `보션`입니다. 훈몽자회에 襪을 이라 써 있고, 두시언해에도 `보션`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춥다고 움츠릴 게 아니라 추위와 맞서 자연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말 두껍게 신으시고 얼음판으로 한번 나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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