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시장 전반에 걸쳐 짙게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로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는 이번 설 (26일)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설 휴점 기간을 단축하고 연장영업하는 등 소비진작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20일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등에 따르면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상황과 소비심리가 더 위축돼 올해 설 연휴기간 중 26일 설날 하루만 휴업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설에는 설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간 휴점했지만 올해는 IMF당시 보다 경기상황과 소비심리가 더 위축돼 있다는 판단 하에 설 당일을 제외하고 정상 영업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겨울세일에서 불황으로 매출이 부진했던 의류업체의 의류재고 소진을 위한 영업요청과 짧은 연휴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고객들의 쇼핑 편의 제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경기불황 극복을 위해 백화점 및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임금의 10%를 자진 반납하는 등 불황타개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26일 설 당일만 쉬는 것으로 휴점 기간을 단축했으며 롯데백화점도 설 명절 당일에만 휴점하는 계획을 노조 측과 협의하고 있다. 또한 애경백화점도 과거 이틀 휴점했던것을 줄여 설 당일에만 쉬기로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명품관을 비롯한 모든 점포가 설 당일인 26일에만 쉬는 것으로 확정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측은 “당초 명품관과 콩코스, 천안, 타임월드, 진주점은 26일과 27일 양일간 설 맞이 정기휴무를 실시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대외환경 악화와 영업일수 부족에 따른 기회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점기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갤러리아 백화점은 명품관EAST를 제외하고 22일까지 30분간 연장영업을 실시한다. 명품관WEST·수원·천안·타임월드·동백점은 종전 폐점 시간인 오후 8시에서 30분간 연장한 8시 30분까지, 콩코스·동백점은 기존 폐점시간인 8시30분에서 30분 연장해 9시까지 운영한다.
아이파크백화점도 26일 설 당일에만 휴점하고 나머지 연휴기간은 정상영업 한다. 이는 아이파크백화점이 위치한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의 특성상 이마트, CGV를 비롯해 90여개 식당들이 모두 정상영업해 백화점도 당일에만 휴점하고 나머지 기간을 정상영업키로 했다.
아이파크백화점 패션관 선주현 점장은 “KTX 이용객 등 용산역과 인접한 아이파크백화점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귀성객들이 연휴기간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27일부터 정상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과 같은 대형 할인마트도 예년처럼 설 당일에만 휴점하고 나머지 기간은 정상영업 한다.
한편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17일간 진행한 새해 첫 정기세일기간 매출 신장률은 하루 평균 2.1%, 2.2%, 3.1%로 저조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이 4%였으며 애경백화점은 수원점은 4.4%, 분당 삼성플라자는 3.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