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럽의 어른들은 과학에 대해서 요즘 어린애들보다도 더 순진한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과학이 땅을 낙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산업 혁명이 시작된 후 19세기 중엽에 아레니우스라는 유명한 화학자가 앞으로 석탄을 이런 식으로 계속 때면 머지않아 이산화탄소가 두 배로 늘고 지구의 기온이 섭씨 5도 오르게 되어 지구에는 큰 재앙이 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 경고는 철저히 무시당했다. 잔치집에 무슨 재수없는 소리하느냐는 식이었다.
과학기술이 막 발달하고 있는데다 마침 진화론까지 유행하게 되어 사람들이 인류의 장래를 대단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지구는 어떨까? 문명의 혜택으로 온갖 호사스러운 생활을 다 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체르노빌이나 보팔에서는 그 뒷감당을 하느라 이에 대한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과학 기술로 물을 다 다스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제3세계에서는 해마다 수천만의 인구가 가뭄과 홍수로 인하여 극심한 고통 속에 헤매고 있고 그 피해 인구는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간다. 과학의 발달이 수인성 전염병을 크게 격퇴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도 해마다 수천만 명의 인구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어 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그간 부를 크게 축적하게 된 것이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00여 년 간 오히려 궁핍해진 나라들도 상당수 있다. 그래서 국가 간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가난한 나라들의 환경은 극도로 피폐해져서 다시 일어설 가능성마저 보이지 않았다.
식량 증산이 많이 이루어졌다지만 해마다 굶주리는 사람은 늘어만 가며 농경지는 척박해지고 연안의 생산성도 떨어지기만 해서 식량 증산에 한계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연이 아니라 산업화에 따라 환경이 나날이 황폐해져 가는데에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레니우스가 경고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지구의 온실화 현상, 산성비를 비롯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생태계의 변화, 냉매나 전자제품에 쓰이는 염화불화탄소로 인한 오존층의 파괴, 무분별한 벌목과 무리한 농경지 확장으로 인한 육지의 사막화, 오염과 남획과 서식지를 파괴함으로 인하여 빠른 속도로 생물들이 멸종되어 가고 있는 현상 등은 지금 인류가 직접 확인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평화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핵무기는 전 인류를 수십 번 죽이고도 남을 정도이고, 현재의 문명을 지탱하고 있는 에너지와 자원은 유한해서 결국은 고갈되고 말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서 인류의 문명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지구가 멀지 않은 장래에 멸망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에너지뿐만이 아니라, 다른 자원도 다 마찬가지이다. 무한한 자원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한 가지 자원이 모자랄 때마다 과학자들은 대체 자원을 찾곤 하지만 대체 자원이라는 것도 언젠가는 끝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사람들은 물이 무한한 줄 알고 마음대로 쓰면 '물 쓰듯이 쓴다'고 하지만 지금은 물이 없어서 가동도 못하는 공장들이 우리나라에는 수두룩하다. 흙, 모래, 돌, 어느 것 할 것 없이 모두가 유한하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인류의 문명이 지금 같은 양상으로 계속 전개되어 간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가 자멸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위기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경제 개발 정책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탱 가능한 개발 정책 을 펴나가지 않으며 안 된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마땅히 물려주어야 할 자원을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가불해 써서도 안되고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