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 및 시장 자본 부서의 부책임자인 악셀 바르투치-사무엘스는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회의에서 "2009년 전 세계는 1~1.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조만간 IMF가 올 한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수개월 간 발생한 소비자 심리 위축 및 기업 신뢰지수 하락, 기업 활동 침체 등으로 올 한해 세계 경제는 더욱 악화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IMF가 예상했던 2.2%에서 1~1.5%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또한 추가적인 하향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미 지난 21일과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이 각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7%)'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4%)'을 발표한 이후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1%로 내렸다. 하이투자증권도 중국경제가 연착륙인 아닌 경착륙이 우려된다며 전망치를 당초 2.2%에서 0.2%로 낮췄다. 신영증권은 지난 15일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0.6%로 내렸으며, 대우증권도 전망치를 당초 1.9%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증권은 국내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성장세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마이너스 0.7% 성장률을 전망하기로 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률을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2.5%로 낮췄으며, 모건스탠리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둔화되고 있고 실업률이 경제지표가 함축하는 수준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8%로 큰 폭 하향조정했다. BNP파리바도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4.5%로 낮췄으며, 골드만삭스는 1.8%에서 -1%, 일본 노무라증권은 1.3%에서 -2%로 각각 전망치를 수정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기본적으로 당초 1%성장률이 예상됐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상황이 상당히 어렵다"며 "올 3,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경제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이는 지난해에 성장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이지 본격적인 경제회복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세계경제가 좋지 않아 수출 또한 어려워져 고통이 없으면 다행이다. 정부가 얘기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도 희망사항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가 당초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목표치로 잡은 3% 성장률도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KDI는 지난 21일 '2009년 1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7%로 1%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 3.3%보다 2달 만에 2.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더불어 한은은 지난 22일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고 공식발표 했는데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 1998년 4분기(-6.0%)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3분기) 대비 5.6% 하락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분기 -7.8% 이후 9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록된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전기 대비 감소폭은 1998년(-7.4%)이후 최대 폭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5%로 2007년(5.0%)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는 1998년(-6.9%)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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