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우리사회의 대학은 지성인의 산실이었고 양심의 보루였다.
특히 80년대의 대학은 민중지향성, 비판의식, 생산적문화, 공동체적 문화 등으로 사회의 억압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지성인의 역할을 수행했다.
대학의 본래적 기능은 진리의 탐구이고 이에 대한 평가는 장시간에 걸쳐 이루어진다.
90년대의 대학문화는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 아닌 문화로서 역기능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회의 감각적인 소비문화를 모방하는 데서 비롯된다.
현재의 대학 문화는 억압되었던 욕망의 분노와 물질적 풍요의 세계로 인한 소비문화의 확장으로 확정지어지고 있다.
대학의 문화자체가 이렇게 전반적으로 문화를 생산하는 데 있어 저하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서 가장 소비주의 문화에의 편입현상은 대학의 음주문화에서 나타난다.
현재의 대학의 음주문화 현상은 대학이 진리와 탐구보다는 기능적 역할로 진락함으로써 대학생들이 무비판적으로 출세주의와 나약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이데올로기에 매몰됨으로써 감각적이고, 소비적인 것을 탐닉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적으로 대학생들의 술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대학생들의 술소비량의 증가는 대학생들이 마시는 자세이다.
얼마전 모대학에서 한 신입생이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의 강요에 의해 술을 마시다가 죽은 일이 발생했다.
당사자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의 술을 마신 것도 문제이고 신입생환영회에서 반드시 술이 필요할 정도로 대학의 음주화가 자연스럽다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자율성이라는 기반에서 존재하는 대학 교육의 공간에서 나타난 현상이 선배가 후배에게 강요하는 강제적이고 타율적인 문화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대학문화가 주체적으로 다양성을 지닌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획일적이고 무책임한 문화를 양산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결국 음주문화에서 나타난 대학의 문화는 점점 타락한 자본주의에 동화되어 가면서 사회의 저질문화에 무비판적으로 자연스럽게 편성되고 있고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대학생들은 죽은 고목나무에서 새싹을 피우는 것과 같은 새롭고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학은 과감하고 창조적인 정신으로 다양성이 존중되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죽은 대학문화를 살리는 일이고 사회의 저질 문화를 거듭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