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에서 안강읍에 있는 옥산서원에 보물 제525호인 삼국사기와 동국이상국전집 등 고서(古書) 4천여 권을 비롯해 고문서 1천156건 등 모두 6천280여점의 문화유산이 소장돼 있는 어서각이 낡고 협소해 서원 인근에 유물전시관을 새로 짓기로 하고 공사 중에 있다고 합니다. 동국이상국전집(東國李相國全集) 1권 고율시(古律詩) 동명왕편(東明王篇)에 鹿鳴聲甚哀 (사슴의 우는 소리 심히 슬퍼) 上徹天之耳 (위로 하늘(천제)의 귀에 사무쳤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다보면 이해관계가 얽히기기도 하고, 피해를 주고받는 일도 생기게 마련일 겁니다. 피해의 정도가 심하고 풀지 못하면 원수나 원수관계가 생기기도 합니다. 깊은 원한이 남게 되면 원수중에서도 철천지원수가 되죠. 오늘 이야기는 `철천지`입니다. 흔히 이 `철천지` 라는 말이 한 단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之)는 단지 조사일 뿐으로 한 단어가 아닙니다. 철천지원(徹天之怨), 철천지원(徹天之寃), 철천지수(徹天之離), 철천지한(徹天之恨) 등의 꼴로 되거나, 그냥 `철천(徹天)`이어야 한 단어가 됩니다. `철천지원수(徹天之怨飜)`역시 `철천지 원수`가 아니라 한 단어입니다. `徹`이란 글자는 `이르다`, `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철천(徹天)`이란 `하늘에 이르다`라는 뜻입니다. 원한의 감정이 하늘에 이를 정도로 크다는 말이죠. 사전엔 ‘하늘에 사무치다.’라고 써 있네요. 하여간 이런 말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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